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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급 키우기 나선 우리투자증권, 연 3.9% 고금리 승부수 통할까
입력: 2026.08.21 16:22 / 수정: 2026.08.21 20:22

전 구간 걸쳐 금리 인상…업계 최고 수준까지 올려
초기 출혈 감수한 고육지책 평가도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개인 고객 대상 발행어음형 정기예금 금리를 전 구간 최대 0.30%포인트 상향했다. 우대금리까지 더하면 최고 연 3.90%의 이자 수령도 가능하다. /더팩트 DB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개인 고객 대상 발행어음형 정기예금 금리를 전 구간 최대 0.30%포인트 상향했다. 우대금리까지 더하면 최고 연 3.90%의 이자 수령도 가능하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을 목표로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이 발행어음 금리를 인상하며 자금 유치와 가입자 확보에 나섰다. 수신상품 경쟁력을 높여 리테일 자금 기반을 확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수신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조달비용을 웃도는 운용수익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향후 수익성의 관건으로 꼽힌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발행어음형 정기예금 금리를 전 구간에 걸쳐 0.05~0.30%포인트(p) 인상했다. 1년 만기 거치식과 270~364일 만기 거치식 정기예금 금리는 개인 고객 기준 세전 연 3.80%로 상향했다. 비대면 채널 가입 시 제공되는 0.10%p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최고 연 3.9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단기 여유자금 운용상품인 'CMA Note'와 '우리WON CMA Note'의 금리도 전 구간 0.10%p 일제히 올렸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2.75%로 인상한 데 맞춰 고객들에게 보다 경쟁력 있는 금리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주요 수신상품 금리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업계 평균을 밑돌았던 발행어음 금리를 시장 수준으로 조정해 수신상품 경쟁력을 높였다는 입장이다.

발행어음 사업을 다루는 미래에셋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도 기준금리 상승 이후 발행어음 금리를 인상해 3.65~3.85%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년 만기 발행어음 금리를 연 3.85% 수준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별도 특판을 통해 연 4%대 후반의 금리를 제시하는 등 수신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우리투자증권도 최고 연 3.90%의 금리를 제시하며 수신상품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투자증권은 신용등급 측면에서 대형 증권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조달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의 A+ 등급 1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연 4.128% 수준인 반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AA0 등급 회사채 금리는 연 3.949% 수준이다. 신용등급 차이로 회사채 등 시장성 조달수단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연 3.8% 수준의 발행어음은 우리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용 효율적인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체급 키우기가 직결 과제로 떠오른 영향도 감지된다. 당장 이자 부채가 늘어나더라도 자금의 절대 규모를 확보해야만 향후 기업금융(IB)이나 대형 딜에 참여할 수 있는 기초 실탄을 다질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4월 1조원대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모기업인 우리금융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대형 증권사들과 IB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주의 증자는 자기자본을 키우는 주춧돌 역할을 하나 실질적인 IB 비즈니스를 수행하려면 고객들이 직접 맡긴 대규모 예수금이 결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확대와 함께 안정적인 자금 조달 기반을 확보해야 향후 기업금융이나 대형 딜 참여 등 종투사 사업 확장에도 힘을 실을 수 있다.

기존 대형 증권사들이 리테일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출범 2년째를 맞은 우리투자증권이 고객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수신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종합금융 라이선스를 보유해 발행어음형 정기예금이나 CMA 상품에서 1인당 최대 1억원까지 예금자보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리 경쟁력과 예금자보호를 앞세워 리테일 자금 유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은 갖춘 셈이다.

이에 예금자 보호 혜택을 노린 리테일 자금이 단기간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으나, 문제는 유입된 자금을 얼마나 수익성 있는 자산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가이다. 증권사의 발행어음 사업은 고객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IB)이나 대출, 채권 등 수익자산으로 운용해 조달금리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것이 핵심이다. 조달금리가 높아질수록 운용 과정에서 요구되는 수익률도 함께 높아지는 구조다. 수신 규모가 확대될수록 외형 확대에는 도움이 되지만 그만큼 이자비용도 늘어난다. 발행어음 조달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얼마나 수익성 있는 자산으로 운용해 조달비용 이상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안착을 위해 초기 비용 지출을 감수하는 것은 흔한 전략이지만 지금처럼 리테일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봐야 할 문제"라며 "확보한 고금리 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이고 안전한 고수익 자산으로 굴려내느냐가 향후 생존을 가를 열쇠"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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