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20만원에"…'암'적인 영화 암표, 처벌은 못 한다
  • 이다빈 기자
  • 입력: 2026.08.16 00:00 / 수정: 2026.08.16 00:00
예매 '하늘의 별 따기'…정가 4배 넘는 암표까지
신고해도 제재 '불가'…"소비하지 않는 게 중요"
아이맥스(IMAX)와 스크린엑스(SCREENX) 등 인기 상영관의 영화표를 비싼 가격에 되파는 암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 인기 시간대의 경우 정가보다 4배 이상 부풀린 암표가 거래되고 있다. 다만 온라인상 개인 간 거래는 사실상 처벌이 불가능해 규제 강화 및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갈무리
아이맥스(IMAX)와 스크린엑스(SCREENX) 등 인기 상영관의 영화표를 비싼 가격에 되파는 암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 인기 시간대의 경우 정가보다 4배 이상 부풀린 암표가 거래되고 있다. 다만 온라인상 개인 간 거래는 사실상 처벌이 불가능해 규제 강화 및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갈무리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아이맥스(IMAX)와 스크린엑스(SCREENX) 등 인기 상영관의 영화표를 비싼 가격에 되파는 암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 인기 시간대의 경우 정가보다 4배 이상 부풀린 암표가 거래되고 있다. 다만 온라인상 개인 간 거래는 사실상 처벌이 불가능해 규제 강화 및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6일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에는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등 최근 흥행하고 있는 영화 암표 판매글 수십 개가 줄줄이 올라왔다. '용산 아이맥스 오디세이 2연석 20만원에 팝니다', '전석 매진. 용산 스크린엑스 중앙 명당 8만원' 등이었다. 2만원대 영화표를 5만~10만원 올린 뒤 되파는 것이다.

일부 판매글에는 "맨 앞 아니면 연석 잡기 어렵다. 현재 전석 매진에 취소표가 없는 회차다", "황금 시간대 진짜 명당이다. 끝 좌석이 아니다", "정확한 좌석은 구매 후 확인 가능하다. 구매 후 환불은 불가하다" 등 내용도 담겼다. 한 판매자는 '오후 6시 CGV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에서 상영하는 오디세이 2연석을 2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판매자는 다른 날짜의 영화표도 판매했다. 확인된 판매글만 총 17개에 달했다.

관람객들은 원하는 시간대 좌석을 구하지 못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날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상영하는 오디세이는 전체 624석 중 장애인석이나 1~2열 일부 좌석만 남았을 뿐 대부분 매진된 상태였다. 스파이더맨은 전체 38회차 중 11회차가 매진됐다. 나머지 회차의 잔여석도 5석 미만이었다.

관람객들은 원하는 시간대 좌석을 구하지 못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날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상영하는 오디세이는 전체 624석 중 장애인석이나 1~2열 일부 좌석만 남았을 뿐 대부분 매진된 상태였다. 스파이더맨은 전체 38회차 중 11회차가 매진됐다. 나머지 회차의 잔여석도 5석 미만이었다. /CGV 예매 홈페이지 갈무리
관람객들은 원하는 시간대 좌석을 구하지 못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날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상영하는 오디세이는 전체 624석 중 장애인석이나 1~2열 일부 좌석만 남았을 뿐 대부분 매진된 상태였다. 스파이더맨은 전체 38회차 중 11회차가 매진됐다. 나머지 회차의 잔여석도 5석 미만이었다. /CGV 예매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권모(25) 씨는 "용산 아이맥스가 화면이 훨씬 크고 소리가 웅장하다고 해 예매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며 "2만원짜리를 암표로 되파는 행위는 모두 제재해야 한다. 정상적인 관람객들이 피해를 보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이모(30) 씨는 "회차가 전부 매진돼 새벽뿐만 아니라 틈날 때마다 예매창을 확인했지만 원하는 좌석이 없었다"며 "영화뿐 아니라 콘서트 등에서도 되팔이 현상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일부는 중고거래 플랫폼이나 영화관 측에 직접 신고하고 있다. 문제는 실질적 제재가 어렵다는 것이다. CGV 측은 "티켓 대리 구매와 재판매 행위를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도 "불법 티켓 거래 근절을 위한 해결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만 설명했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지는 하지만 어떻게 조치하겠다는 내용이 없다. 티켓을 대량 구매해 판매하는 사람이라도 확인해 제재하면 좋겠다", "CGV에서 조사해 계정을 영구정지할 수 있을 텐데 아쉽다", "영화표를 도저히 잡을 수가 없다. 영화 암표를 파는 사람들은 모두 처벌받아야 한다. 장당 10만원은 너무하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규제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며 결국 소비자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예원 기자
전문가들은 단순히 규제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며 결국 소비자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예원 기자

오프라인 현장에서 정가보다 비싸게 표를 거래할 경우 경범죄처벌법상 암표 매매 행위에 해당해 20만원 이하의 벌금 등 처분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상 개인 간 거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공연과 스포츠 분야의 경우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공연법 및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에 따라 부정판매 행위자에게 판매금액의 최대 50배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부정판매로 얻은 이익을 몰수하거나 추징할 수 있다. 다만 영화표는 법적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규제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며 결국 소비자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영화는 일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가격대와 열망 수준이 높지 않다"며 "특히 영화 암표는 일부 특정 영화와 상영관에서만 나타나는 이례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정책적 규제에 따른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영화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입소문이 많이 났고, 큰 화면으로 거장의 영화를 몸소 느끼고 싶다는 이유에서 수요가 큰 것 같다"며 "수요가 없으면 공급도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소비자가 암표를 사려고 하는 마음을 접는 것이다. 교육이 필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answer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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