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파워·현대건설과 원자로 상용화 논의…공급망 구축 속도
ITER 핵심 기자재 제작 경험 바탕으로 핵융합 사업 확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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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14일 테라파워 빌 게이츠 창업자 겸 회장과 만나 ‘육상 원자로의 상용화를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HD현대 |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을 만나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HD현대는 회동 이후 테라파워와 SMR 상용화를 위한 협력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HD현대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게이츠 회장과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와 만나 육상 원자로 상용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해당 만남은 지난 5월 HD현대와 테라파워, 현대건설이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사업 협력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각 사 최고경영진이 만난 첫 자리다.
이번 회동에서는 그동안 진행된 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각 사의 역할과 공급망 구축 등 원자로 상용화를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정 회장은 "기술, 제조, EPC를 아우르는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차세대 원자로의 상용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자체적인 기술 개발과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SMR 발전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D현대는 테라파워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원자로 공급망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추후 원자로 용기를 연간 2~3기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상용화에 앞서 선제적으로 생산 설비 투자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앞서 3사는 지난 5월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차세대 SMR인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를 위한 역할을 나눴다. 테라파워는 원자로 기술을 제공하고 HD현대는 주기기 제조, 현대건설은 EPC(설계·조달·시공)를 담당한다.
HD현대는 2022년 테라파워 투자를 시작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왔다. 2024년 12월에는 테라파워로부터 나트륨 원자로에 탑재되는 원통형 원자로 용기를 수주해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테라파워와 제조 타당성, 가격 경쟁력, 인도 일정 등을 검토하는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5월에는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 주기기 핵심 설비를 제작·공급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지정됐다.
SMR에 이어 핵융합 분야에서도 HD현대와 게이츠 회장의 협력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 회장은 이번 회동을 앞둔 지난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HD현대중공업의 핵융합 핵심 기자재 사업을 언급했다. 게이츠 회장이 핵융합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관련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HD현대가 보유한 기자재 제작 역량과 게이츠 회장의 차세대 에너지 투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관련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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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중공업은 이미 세계 최대 규모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에 참여해 심장 격인 마지막 진공용기 섹터 모듈 조립을 완료하며 핵융합 관련 기술력을 확보했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이 제작한 진공용기 섹터가 토카막 피트에 설치된 모습. /HD현대중공업 |
HD현대중공업은 이미 세계 최대 규모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에 참여해 심장 격인 마지막 진공용기 섹터 모듈 조립을 완료하며 핵융합 관련 기술력을 확보했다. 현대중공업은 ITER 진공용기를 구성하는 9개 섹터 가운데 4개를 제작해 2024년 전량 인도했다. 진공용기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공간을 둘러싸는 핵심 기자재다.
업계에서는 HD현대가 SMR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며 핵융합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로의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SMR은 테라파워와의 협력을 통해 이미 제조·공급망 구축 단계로 진입한 만큼, 향후에는 핵융합 분야에서도 구체적인 사업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미국은 약 95GW 규모의 세계 최대 원전 시장으로 전 세계의 약 25%를 차지한다. 미국 내 원전 설비 상당수가 1970년대 가동을 시작해 노후화된 만큼 추후 노후 원전 교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최근엔 미국 내 데이터센터 증가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해 원자력 발전에 대한 수요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SMR을 차세대 성장 기술로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에서 SMR과 핵융합, 재생에너지 등 첨단기술을 차세대 성장 엔진이자 국가전략자산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