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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자동차 빗장 강화하는 미국·EU…국내 완성차는 '골머리'
입력: 2026.08.14 14:42 / 수정: 2026.08.14 14:42

미국·EU 고강도 수입 관세율 부과
한국 최대 교역국 중국…"대응 한계"
생산촉진세제 등 추가 지원 필요성↑


미국과 유럽연합이 중국산 자동차 빗장을 강화하자, 국내에서도 중국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BYD의 씨라이언 6 DM-i / BYD코리아
미국과 유럽연합이 중국산 자동차 빗장을 강화하자, 국내에서도 중국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BYD의 '씨라이언 6 DM-i' / BYD코리아

[더팩트 | 박성호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빗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중국산 자동차의 공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가 생산촉진세제같은 현실적인 지원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딜러업계를 대표하는 양대 단체인 전미자동차딜러협회 (NADA)와 미국국제자동차딜러협회(AIADA)는 이례적으로 중국 자동차 규제 촉구에 나섰다.

미국 내 해외 자동차 브랜드 딜러 대표인 마이크 대로우(Mike Darrow) AIADA 회장은 이달 초 공식 성명을 통해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차량을 생산하거나 판매하기 위해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미국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시장 진입을 영구적으로 제한하는 법안 통과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AIADA는 미국을 대표하는 수입차 대표 딜러 단체로 평가된다. AIADA가 해외 브랜드의 미국 시장 진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은 이례적인 행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중국산 자동차 규제 강화 움직임은 EU에서도 포착된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는 지난 7월께 "유럽 제조업 기반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며 "유럽 내 생산을 지원하는 선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미 여타 국가보다 강력한 관세 장벽을 펼치고 있는 두 지역이 또 한 번 빗장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 수입관세율은 127.5%에 달하며, EU는 최대 45.3%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수입차 관세율은 8.0% 수준이다

게다가 미국은 중국산 자동차의 진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새로운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국가 안보와 공급망 보호를 이유로 중국 및 러시아와 연계된 커넥티드카 기술이 적용된 차량의 미국 내 수입 및 판매를 2027년식 모델부터 전면 금지한다. 사실상 중국차의 대미 수출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미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가안보 위협 가능성을 근거로 중국 자본이 1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생산한 커넥티드 차량도 미국 내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지난 7월 상원 상무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중국산 자동차 빗장을 강화하자, 국내에서도 중국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지리자동차가 CES 2026에 전시한 지커 9X. /더팩트
미국과 유럽연합이 중국산 자동차 빗장을 강화하자, 국내에서도 중국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지리자동차가 CES 2026에 전시한 지커 9X. /더팩트

◆중국산 공습에 한국은 사실상 대응 불가…"현실적 지원책 필요"

미국과 EU가 앞다퉈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는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중국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활용해 전 세계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벨류체인 구축을 마쳐, 전통 자동차 제조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차를 팔아도 마진이 남는 구조를 확보했다.

이 때문에 주요 자동차 제조사의 전기차 사업 마진은 사실상 적자인 반면, 중국 자동차 기업 대다수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 전기차 시장 구조가 유지된다면, 테슬라와 중국을 제외한 전통 완성차 제조사는 괴멸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중국산 자동차의 진입을 제어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며, 그 규모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미국과 EU처럼 자동차 수입 관세율을 높이는 등 대응에 나서는 순간, 우리나라 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관세청의 상반기 수출입 실적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중국의 한국으로부터 수입)은 995억5200만달러로 64.5% 늘었고, 한국의 대중국 수입도 860억5600만달러로 27.7% 증가했다. 한국 경제가 중국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완성차 업계는 우리나라가 관세율 인상 등 견제구를 날리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국내 완성차를 지원하는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한국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인 '생산촉진세제' 제외 결정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지속해 나오는 이유다.

업계는 정부가 최근 생산세액공제 관련 재검토를 진행하는 만큼 전기차 분야도 재고해 달라고 주장한다. 세제 혜택을 지원하면 중국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고강도 조치로 중국차의 시장 진입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강력한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반면, 유럽은 올해 초 뒤늦게 산업가속화법(IAA) 초안을 공개하고 법제정에 나서고 있다"며 "그 사이 중국 자동차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빠른 속도로 확대돼 유럽 자동차 산업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역시 중국차 대응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중국 자동차에 대한 국가 차원의 강력한 대응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지 않는다면 유럽 자동차 산업과 마찬가지로 붕괴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ps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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