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전국 67개 매장 일제히 오픈
납품 재개되며 매대 곳곳 본모습 찾아
정치권 '홈플러스 장보기 캠페인'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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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금 고갈로 영업을 중단했던 홈플러스가 한 달 만인 13일 재오픈한 가운데,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점(강서점)이 매장을 찾은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손원태 기자 |
[더팩트 | 손원태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극적으로 연장한 홈플러스가 한 달 만에 전국 67개 매장의 영업을 재개했다. 납품 차질로 텅 비었던 매대를 식품과 생필품으로 다시 채우고, 대표 상품인 당당치킨을 전면에 내걸었다.
다만 홈플러스에 허락된 시간이 3주 남짓에 불과해,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장보기 캠페인'이 본격화되는 등 재기의 불씨를 살리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등촌동 홈플러스 본점. 개장을 한 시간 앞둔 이곳 정문 테라스는 주민들로 북적였다. 대부분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로, 언론 보도를 통해 영업 재개 소식을 접하고 한달음에 달려온 길이었다.
같은 시각 굳게 닫힌 셔터 너머로는 한 달 만에 문을 열기 위한 직원들의 막바지 개장 준비 소리가 분주하게 들려왔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 A씨는 "NC백화점(강서점)이 집에서 더 가깝지만, 홈플러스에만 있는 제품이 많아 이른 아침부터 30분을 걸어왔다"며 "이곳이 본점인 만큼 꼭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오전 10시 셔터가 올라가자 기다리던 인파가 매장 안으로 물밀듯이 들어갔다. 개인용 장바구니 카트를 끌거나 보행기에 몸을 의지한 채 발걸음을 재촉하는 등 '어르신들의 오픈런'이 펼쳐졌다. 밀려드는 사람들로 대기 줄은 매장 밖 12번 계산대 끝자락까지 길게 늘어서며 인간 띠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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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영업 재개를 앞둔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점(강서점) 정문 테라스가 개장 1시간 전부터 몰려든 인파로 가득 차 있다. /손원태 기자 |
매대 풍경도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부엌 집기류로 채워졌던 과일·채소 매대는 무화과와 바나나, 대파, 무 등 신선식품으로 본모습을 되찾았다. 빈 접시만 놓여 있던 델리 코너 역시 당당치킨과 닭강정으로 채워졌다. 자체 브랜드(PB) 제품이 대부분이던 간편식 냉장고에는 CJ제일제당, 오뚜기, 풀무원 등 대형 제조업체 브랜드가 대거 입점했다.
홈플러스는 재오픈에 맞춰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자사 앱 회원에게 한우 전 품목과 당당치킨을 반값에 판매하며, 주요 먹거리에 대해 기간별 '1+1' 행사를 제공한다.
홈플러스 측은 "국민 생활 기반 시설인 홈플러스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많이 이용해달라"며 "좋은 품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제공해 고객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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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 재개와 함께 납품이 정상화되면서 홈플러스 강서점 간편식 매대에 CJ제일제당, 오뚜기, 풀무원 등 대형 제조업체 주요 제품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다. /손원태 기자 |
◆ 정치권도 나선 '홈플러스 장보기 캠페인'…남은 시간은 3주
이날 매장 앞에서는 노동조합과 경영진, 정치권, 시민단체가 모여 '우리동네 홈플러스 우리가 살려요' 기자회견을 열고 '장보기 캠페인'을 알렸다. 현장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참석했다.
민병덕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은 "홈플러스에는 직원과 입점업체, 납품업체 등 30만명의 민생이 걸려있다"며 "마트가 잘 돼야 채권단 집회를 넘어 인수합병(M&A)도 매끄럽게 진행된다. 국민께서 이번 장보기 캠페인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유동수 민주당 홈플러스 태스크포스(TF) 단장도 "법원의 9월 4일 회생절차 승인 시점까지 20일 정도 남았다"며 "국민이 모두 함께라면 홈플러스를 살릴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경영 악화로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후 1년 넘게 M&A에 난항을 겪어왔다. 최근에는 납품 대금과 공과금조차 제때 내지 못해 매장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3일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렸다.
이후 홈플러스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지원을 요청했고, 최대 주주 MBK파트너스의 보증을 거쳐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자금을 확보한 홈플러스가 즉시항고를 제출하면서 재판부는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했다. 그러나 자금 투입 시기가 지연되면서 결국 지난달 13일 전국 67개 매장의 문을 일제히 닫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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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오른쪽)와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왼쪽)이 13일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노사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손원태 기자 |
영업을 중단한 한 달 동안 홈플러스는 미국 유통기업 '트레이더조'를 벤치마킹해 매장 구조를 개편했다. 운영 면적을 1000평 규모로 단층화하고 식품과 PB, 생필품 위주로 매대를 재구성했다. 이달 5일 2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중단됐던 물량 공급이 재개됐고, 7일 가오픈을 거쳐 이날 온라인몰과 전 매장의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다만 홈플러스에 허락된 시간은 3주 남짓이다. 법원은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의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 기일을 내달 2일 오후 3시로 지정했다. 관계인집회에서는 회생담보권자와 회생채권자, 주주(지분권자)가 각각 조별 표결에 나선다.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려면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이상(정산형은 5분의 4 이상),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이상, 주주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 가결 시 법원의 최종 인가로 이어지지만, 부결되면 회생절차 폐지 수순을 다시 밟게 된다.
홈플러스는 전날 법원에 회생계획안 2차 수정안을 제출했다. 재판부가 이를 관계인집회 심리·결의에 부치기로 결정하면서 인가 여부를 가를 채권자 표결 절차가 공식 개시됐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국민 성원으로 홈플러스가 다시 일어 섰고, 완전한 정상화와 새로운 도약으로 보답하겠다"며 "9월 회생계획안 통과라는 중대한 과제가 있고 정상적으로 M&A가 이뤄져야 마무리된다"고 했다.
이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이 절실하다"며 "정부와 국회도 적극적인 행정적·입법적 지원 등 국가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tellme@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