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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배우겠다"…정의선 회장이 바이브 코딩 교육 청한 이유[TF현장]
입력: 2026.08.12 16:03 / 수정: 2026.08.12 16:03

"경영진이 기술 변화 먼저 이해해야"
AI 학습 토대 '데이터' 등 표준화 추진
"새로운 기술 습득하는 게 현대차그룹 DNA"


현대차그룹이 AX 성과 발표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현대차 제네시스고객경험팀 장영석 책임매니저, 현대차·기아 ICT담당 진은숙 사장, 정보보안2실 이상홍 상무, 웹프론트엔드개발팀 서창윤 책임매니저가 발표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이 AX 성과 발표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현대차 제네시스고객경험팀 장영석 책임매니저, 현대차·기아 ICT담당 진은숙 사장, 정보보안2실 이상홍 상무, 웹프론트엔드개발팀 서창윤 책임매니저가 발표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더팩트 | 박성호 기자] "경영진을 대상으로 바이브코딩(AI가 대화를 토대로 스스로 코드를 만드는 프로그램) 교육을 진행한 것은 정의선 회장의 의지였습니다. 경영진이 기술 변화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해야 조직 전체의 변화를 이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은숙 현대자동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12일 열린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빨리빨리'와 '안 되면 되게 하라'는 DNA 때문이라는 것이 정의선 회장의 생각이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DNA를 살려 AI 전환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고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는 그룹으로 성장한다는 포부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미디어 대상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를 열고 단계적으로 추진한 전사 디지털 전환(DX) 및 AI 전환(AX) 과정과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IT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회사가 되겠다는 정의선 회장의 비전 아래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9년부터 DX 전략을 추진했다. 전통 자동차 제조사의 한계를 넘어 유연하고 빠른 조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정 회장의 승부수였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부서, 회사별로 다른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를 변화하는 데 집중했다. 전사에 마이크로소프트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SaaS)'를 도입해 전 세계 사업장과 조직 간 협업 방식을 표준화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소통 방식도 메일이나 메신저 등 각양각색으로 이뤄졌고, 이에 데이터도 각자의 메일에 쌓여 사라지기 일쑤였다. 이에 공통의 규칙을 만들어 방식을 표준화하고, 직원들의 협업 효율성을 직접 느끼도록 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여기저기 흩어진 데이터를 하나의 흐름으로 모으는 '글로벌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조직별로 운영하던 시스템과 데이터를 표준화했다.

수십 년간 흩어져 있던 데이터가 모이자, 숙련 엔지니어 등 개인에 의존하던 업무 구조가 해소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가 어디서 생성됐고 어디로 넘어갔는지 추적 가능한 구조까지 갖춰지면서,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도 프로젝트를 수월하게 수행하기 시작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업 관계자와 얘기하면 조직 내 데이터는 충분하다고 말했다"면서 "표준화된 데이터 하나의 흐름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한곳에 모으는 것을 넘어 전 과정의 데이터를 모았다"고 말했다.

DX 프로젝트는 의도치 않게 현대차그룹이 AI를 빠르게 적응하고,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AI를 학습하려면 방대하게 축적된 데이터가 필수다. 현대차그룹은 데이터를 표준화하면서 AI를 활용할 양분을 확보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전사 차원의 AX 육성에 나섰다. 직원들이 챗GPT와 같은 외부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Chat Pro'를 도입했다.

H Chat Pro는 사내 데이터와 연결해 활용할 수 있도록 구축한 '보안 포털'이다. 이전까지는 보안 문제로 사내 데이터를 생성형AI 적용하기 어려웠다.

현대차그룹은 임직원들의 AI 활용도를 높이고자 이같은 플랫폼을 연구개발했다. 이에 현대차·기아 임직원 중 일반·연구직의 약 80%가 H Chat Pro를 활용해 업무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바이브코딩을 배우게 된 배경이다. 정 회장은 개발자가 아닌 직원들도 다양한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유연한 사고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직원들이 H Chat Pro를 활용하기 시작하자 연구개발, 제조 서비스, 고객 온라인 채널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활용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 정비 지원 AI 서비스, 고객 리뷰 대응 자동화 솔루션 등이 대표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AI 혁신이 제조 현장으로도 이어지도록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제조사 대비 단점으로 꼽히는 신차 개발 사이클 등을 앞당겨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데이터 개방 및 활용의 걸림돌인 보안 연구개발 역량을 지속해 강화한다. AI를 가장 빠르게 적용하고 성과로 연결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진은숙 사장은 "다른 회사가 DX, AX를 선언하는 시점인 반면, 현대차그룹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어 영광"이라며 "핵심은 기술 하나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조직 문화를 바꾸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의 목표는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을 가장 빠르게 배우고 현장에 적용해 고객 가치와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ps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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