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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루다 시밀러 경쟁…치고 나가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입력: 2026.08.12 16:30 / 수정: 2026.08.12 16:31

삼성바이오에피스, 2028년 특허 만료 앞두고 퍼스트무버 전략
셀트리온 추격…타 국내사, 해외 제품 도입·병용임상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암제 키트루다의 국내 특허 만료가 다가오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암제 '키트루다'의 국내 특허 만료가 다가오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도 선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내 개발사 중 가장 먼저 품목허가 신청에 나서며 퍼스트무버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셀트리온도 임상 3상을 진행하며 추격하고 있다. 키트루다의 국내 특허 만료가 미국과 유럽보다 이른 2028년으로 예정된 가운데 국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SB27'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국내 개발사 중 첫 사례다. SB27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키트루다는 미국 MSD가 개발한 면역항암제로, 지난해 글로벌 매출 약 317억달러(약 46조원)를 기록하며 전 세계 의약품 매출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급여 적응증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55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키트루다는 암세포가 면역체계를 회피하는 것을 막는 면역관문억제제 계열의 대표적인 치료제다.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시장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처방 규모가 빠르게 커졌다. 국내에서도 2021년 매출 약 2000억원에서 4년 만에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시장 규모가 큰 데다가 키트루다의 국내 특허 만료 시점이 2028년 6월로 예정돼 있어 국내 개발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특허 만료일인 2029년 11월, 유럽 2031년 1월보다 빨라, 국내 시장에서는 글로벌 주요 시장보다 먼저 경쟁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직접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다. 대규모 글로벌 임상과 복잡한 공정 개발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는 탓이다. 이중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처음으로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하면서 개발 속도에 앞서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비소세포폐암, 흑색종, 두경부암 등 오리지널 의약품이 보유한 주요 16개 적응증 전체를 대상으로 허가를 신청했다. 허가 승인이 완료되면 면역항암제 시장 전반으로 즉각적인 처방 확대가 가능해진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4개국 163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한 데 이어 14개국 555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실시했다. 지난 6월에는 글로벌 개발사 가운데 최초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하며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을 확인한 바 있다.

셀트리온도 추격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CT-P51)은 현재 비소세포폐암 1개 적응증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식약처의 규제 완화에 따라 임상 환자 수를 축소(600여 명→220명)해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했으나, 적응증 범위와 허가 신청 시점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한발 앞선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퍼스트무버'를 노리는 반면 셀트리온은 임상 규모를 효율화해 주요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기존 항암 바이오시밀러 제품군과의 시너지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이밖에 국내 기업 중 종근당은 싱가포르 파보렉스 제품의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HLB 등은 자사 항암 신약과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내 시장에서 속도전에 나선 것은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시장에 최대한 빠르게 진입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통상적인 품목 허가 심사 기간 등을 고려하면 SB27은 내년 하반기에서 2028년 초 사이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특허 만료에 앞서 허가를 확보한 뒤 특허 만료 직후 상업화에 나설 수 있다.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국내 건강보험 재정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키트루다는 올해부터 13개 암종, 18개 적응증으로 급여가 넓어져 환자 부담은 대폭 줄었으나, 건강보험공단의 약제비 지출은 급격히 늘어났다. 바이오시밀러가 등재되면 오리지널 약가 인하 유도와 함께 상대적으로 저렴한 복제약 처방을 통해 국가 건보 재정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다만 오리지널사인 MSD의 방어 전략은 주요 변수로 꼽힌다. MSD는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을 투여 편의성을 높인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며 특허 장벽을 다시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약 편의성을 높인 새로운 제형으로 환자가 이동할 경우, 바이오시밀러가 공략해야 할 기존 IV 시장의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약가 경쟁력이 뛰어난 IV 제형 바이오시밀러의 초기 시장 침투력은 여전히 강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키트루다는 국내에서도 수천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데다 다양한 암종에 사용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가 진입하면 경쟁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허가 절차에서 앞서고 있지만 셀트리온도 임상 기간을 단축하면서 실제 출시 시점에서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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