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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시계 더 빨라진다…'구본준 장남' 구형모, LX 최대주주로
입력: 2026.08.10 11:35 / 수정: 2026.08.10 11:35

구형모 사장, 구본준 회장 지분 7.85% 증여받아
증여세 마련 방안 관심…추후 경영 행보도 주목


구형모 LX MDI 사장은 10일 구본준 회장 보유 LX홀딩스 보통주 610만주(7.85%)를 증여받는다. /LX그룹
구형모 LX MDI 사장은 10일 구본준 회장 보유 LX홀딩스 보통주 610만주(7.85%)를 증여받는다. /LX그룹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구형모 LX MDI 사장이 부친 구본준 LX그룹 회장으로부터 대규모 지분을 증여받아 지주사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를 통해 LX그룹을 둘러싼 승계 시계가 더 빨라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구형모 사장은 이날 LX홀딩스 보통주 610만주(7.85%)를 증여받는 절차를 마무리한다. 앞서 LX홀딩스는 지난달 10일 구본준 회장이 이날 구 사장에게 보유 주식 일부를 증여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1987년생인 구 사장은 구 회장의 1남 1녀 중 장남이다. LG전자에서 일하다 2021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LX그룹에 합류해 주요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구 사장이 대규모 지분을 증여받는 것은 LX그룹 출범 직후에 이어 2번째다. 당시 구 회장은 지분 12.15%를 증여하며 일찌감치 승계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지분 증여는 구 사장이 지주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날 구 사장의 LX홀딩스 지분율은 기존 11.92%에서 19.77%로 높아져 구 회장(12.14%)을 제치게 된다.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며 사실상 LX그룹의 2세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확약서를 발급하는 셈이다.

그간 구 사장은 LX그룹 내에서 승진 가도를 달렸다. 2년 만에 경영기획담당 전무, 부사장 등으로 승진하며 그룹의 성장 전략과 기획 관리를 총괄했다. 신사업 발굴 및 인수합병(M&A) 검토 등이 구 사장의 주요 업무로 알려졌다. 2022년 말 그룹 컨트롤타워이자 미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LX MDI 초대 대표로 선임됐고, 2024년 말에는 사장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재계 관계자는 "만 74세의 구 회장 나이, 내부 승진 속도, LX MDI 대표 선임을 통한 전진 배치 등이 구 사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는 근거로 거론돼 왔다"며 "이번에 최대주주가 된 것은 이를 더욱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준 LX그룹 회장(당시 LG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5년 5월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접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더팩트 DB
구본준 LX그룹 회장(당시 LG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5년 5월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접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더팩트 DB

재계는 대규모 증여로 생겨날 증여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주목하고 있다. 구 사장이 부담해야 할 증여세는 25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배당으로만 이 금액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LG 지분 매각 가능성이 언급된다. 구 사장은 ㈜LG 주식 252만2744주를 보유 중이다.

구 사장이 풀어내야 할 또 다른 과제로는 경영 역량 입증이 제시되고 있다. 승계 명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LX MDI 매출 대부분은 내부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구 사장이 직접 LX인터내셔널, LX판토스, LX하우시스, LX세미콘 등 주요 사업 자회사를 통해 성과를 낸 적이 없다. 구 사장의 경영 성적표를 대표할 신사업 성과도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구 사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을 계기로 대내외 보폭을 넓힐지도 관심사다. 구 사장은 내부 행사와 외부 재계 리더십 일정을 공개적으로 소화하지 않았고, 지금까진 '은둔형 경영자'의 이미지를 쌓고 있다. 달라진 위상을 고려했을 때, 구 사장이 경영 철학과 중장기 비전을 담은 경영 메시지를 내놓을 시기가 그리 멀지 않았다는 게 재계 평가다.

현재 LX그룹 측은 경영 승계와 구 사장의 행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한편, 최근 구 사장을 비롯해 1980년대생 오너들의 지분 확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다음 달 부친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보유 HD현대 주식 280만주를 증여받아 2대주주(9.67%)가 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승진하며 오너 3세 시대를 본격적으로 알린 데 이어 지분상 경영권 승계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승진한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은 최근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2만3153주를 취득하는 등 책임경영 의지를 나타냈다. ㈜한화 지분은 지난해 김승연 회장으로부터 4.86%를 증여받아 현재 10.38% 수준이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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