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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법카 의혹' 제보자 "음해 말고 이사회가 직접 나서야"
입력: 2026.08.07 16:01 / 수정: 2026.08.07 16:01

제보자 김태호 "신동국 배후설 사실 아냐…회사 자정 기능 해야"
법인카드·의료비·차량·회원권 등 감사 촉구


한미그룹 창업주 일가의 회사 자산 사적 사용 의혹을 제보한 김태호 전 큐어세라퓨틱스 대표가 7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성은 기자
한미그룹 창업주 일가의 회사 자산 사적 사용 의혹을 제보한 김태호 전 큐어세라퓨틱스 대표가 7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성은 기자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일가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혹' 제보자 김태호 전 큐어세라퓨틱스 대표가 "한미그룹이 의혹 자체를 조사하기보다 제보자인 저를 음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한미그룹 이사회와 감사위원회가 자정작용과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신동국 배후설'에 대해서는 "저는 신동국 회장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로, 창업주 일가인 송 회장 등과 갈등을 빚고 있다.

김 전 대표는 7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그룹 홍보실에서는 제가 신 회장 등 특정 세력과 연결되어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에 올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제가 제기한 이슈에 대해 회사가 취해야 할 자세가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약 30년 전인 1996년 한미약품에 입사해 약 3년6개월간 근무한 인물로, 1997년부터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2014년 면역항암제 개발사 큐어세라퓨틱스를 설립했으나 2024년 폐업했으며, 현재 업계에서 기업 대상 자문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최근 송 회장 일가가 법인카드와 법인 차량, 골프·콘도 회원권 등 회사 자산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언론에 제보했다. 한미그룹은 해당 의혹에 대해 "업무 관련 지출을 왜곡한 것"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신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1년 전쯤 처음 만났으며 한미에 대한 걱정을 많이 나눴다. 이후로 두세번 더 만났다"라며 "이번 법인카드 제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 확보 경위에 대해서는 "한미를 걱정하는 전현직 직원들과 여러 경로를 통해 확보한 증거들"이라며 "회사 데이터베이스에서 직접 추출한 원데이터가 아니라 사정당국 조사에 대비해 내부에서 확인용으로 만든 자료를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인카드 사용 내역은 영업비밀이 아니다"라며 "누군가를 강요해 받은 것이 아니고 자발적으로 전달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자료가 아닌 과거 자료부터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최신 자료는 보안이 매우 철저해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가 언론에 공개한 법인카드 사용 내역은 지난 2023~2025년 자료로, 백화점과 병원 등에서 사용된 내역 등이 포함돼 있다.

김 전 대표는 법인카드뿐 아니라 의료비와 해외출장비, 법인 차량, 별장형 부동산, 골프 회원권 등 회사 자산 전반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그는 "한미그룹 홍보실은 정당한 수준의 복지 혜택이라고 주장하는데 송 회장은 한미약품 창업자가 아니라 창업자 임 회장의 배우자"라며 "산재에 해당하지 않는 의료비를 법인카드로 결재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백화점과 명품관에서는 사용 내역에 대해서도 "회사 측은 송 회장이 임직원 등을 위한 선물을 구입했다고 설명했는데, 해당 사용 내역과 구매 목적을 제시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해외출장 비용에 대해서도 "일부 지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와 휴양지"라며 "그룹 감사실은 회사 업무와 무관한 휴가나 관광, 가족 여행에 회사 비용을 사용했는지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인 차량과 각종 부동산 및 회원권에 대해서도 "누가 사용했는지, 매년 발생하는 관리비를 회사가 부담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제가 제기하는 문제점은 경영권을 가진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와 전행 및 불법적인 행위에 관한 것"이라며 "회사와 전체 주주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임직원들은 대주주와 회사 사이의 이해 충돌이 있기 때문에 대주주와 독립하여 이슈를 처리해야 한다.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전문 경영 체제는 무너진 것이고, 준법 경영은 공염불이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4자 연합을 향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4자 연합이 경영권을 확보했을 당시에는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토대로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대주주 간 갈등과 분쟁, 소송전이 이어지면서 경영권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사회도 주주가 아닌 대주주를 위한 이사회로 변질되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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