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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 상가를 수익 공간으로"…아이엠박스가 본 셀프스토리지의 미래[TF인터뷰]
입력: 2026.08.04 00:00 / 수정: 2026.08.04 00:00

남성훈 대표 '공실 상가 셀프스토리지로 전환해 빠른 성장"
올해 매출 150억원·320개 지점 운영 목표…자산 매입 계획


남성훈 아이엠박스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더팩트>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엠박스
남성훈 아이엠박스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더팩트>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엠박스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셀프스토리지는 임대인에게는 공실 문제를 해결하고, 이용자에게는 부족한 보관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두 고객의 불편을 함께 해결한 것이 아이엠박스가 성장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셀프스토리지 업체 아이엠박스의 남성훈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회사의 성장 비결을 이같이 설명했다. 단순히 짐을 맡아주는 데 그치지 않고 비어 있는 상업용 부동산을 수익형 공간으로 전환한 사업구조가 빠른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2015년 설립된 아이엠박스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270개가 넘는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회원 수는 약 8만명이다. 매출은 2024년 약 30억원에서 지난해 약 7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셀프스토리지는 개인이나 기업이 일정한 공간을 빌려 물건을 보관하는 서비스다. 대규모 물류창고와 달리 주거지와 가까운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높고 필요한 면적만 월 단위로 계약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예약·결제와 24시간 무인 출입, 온·습도 관리 기술 등이 결합되면서 생활형 보관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아이엠박스는 지난달 전국 270호점 계약 소식을 알리며 빠르게 지점 수를 늘려가고 있다. /아이엠박스
아이엠박스는 지난달 전국 270호점 계약 소식을 알리며 빠르게 지점 수를 늘려가고 있다. /아이엠박스

아이엠박스의 성장 과정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창업 초기 2~3년간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됐지만 이후 5~6년간 정체기를 겪었다. 남 대표는 "방향이 잘못되면 열심히 할수록 회사가 더 빨리 망해간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 과정에서 셀프스토리지가 단순한 보관업이 아니라 부동산업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전환점은 2022년 말이었다. 이전까지는 경기 외곽 물류창고를 임차한 뒤 고객의 짐을 수거해 보관하고 다시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지점 수가 13개에 머물렀고 운송비와 도심 접근성에서도 한계가 나타났다.

이에 아이엠박스는 상가 공실을 보유한 임대인과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사업모델을 바꿨다. 임대인이 빈 공간에 셀프스토리지 시설을 설치하면 아이엠박스가 운영을 맡고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지급하는 구조다. 아이엠박스는 보증금과 초기 시설비 부담을 줄이고, 임대인은 장기 공실을 수익형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다.

남 대표는 "비전형 임대차 방식으로 전환한 뒤 사업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며 "임대인에게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면서도 이용자 요금은 낮출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설계한 것이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엠박스는 2022년 12월 첫 계약을 체결한 뒤 이듬해부터 지점과 매출을 빠르게 늘렸다. 남 대표는 "과거에는 건물주들을 만나면 '짐을 왜 돈을 내고 맡기느냐'고 물었지만 최근에는 셀프스토리지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됐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셀프스토리지가 상업용 부동산 공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아이엠박스
남 대표는 셀프스토리지가 상업용 부동산 공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아이엠박스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과거 셀프스토리지는 별도의 건축물 용도 분류가 없어 일반 창고시설로 취급되면서 도심 상가에서 운영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이후 규제샌드박스를 거쳐 건축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바닥면적 합계 1000㎡ 미만의 공유보관시설은 제2종 근린생활시설에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남 대표는 이를 셀프스토리지가 도심 공실과 주거공간 부족을 완화할 수 있는 업종으로 제도권에 편입된 신호로 해석했다. 그는 "건축법에 공유보관시설이 별도로 포함된 것은 정부도 셀프스토리지의 도심 내 활용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상가 공실이 빠르게 늘어나는 점도 시장 확대 요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24년 3분기 12.7%에서 올해 1분기 14.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8.7%에서 9.3%, 경기는 9.9%에서 11.6%로 올랐다. 상가 공급은 이어지는 반면 자영업자 감소 등으로 임차 수요가 줄면서 수도권에서도 공실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남 대표는 셀프스토리지가 이러한 상업용 부동산 공실을 흡수할 수 있는 대안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음식점이나 소매점과 달리 유동인구와 상권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 지하층과 이면도로, 30~40년 된 노후 건물에도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하층이나 오래된 건물을 채울 수 있는 업종은 갈수록 줄고 있다"며 "상가 공실과 주거공간 부족이 함께 심화할수록 셀프스토리지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객층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이사 날짜가 맞지 않아 일시적으로 짐을 맡기는 수요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개인 보관공간을 확보하려는 장기 이용자가 늘었다. 가장 큰 고객층은 1인 가구다. 넓은 집으로 옮기는 데 필요한 보증금과 임대료, 중개비, 이사비보다 셀프스토리지를 이용하는 편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자녀의 성장용품이나 계절용품, 부모의 유품 등을 보관하려는 가정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남 대표는 아이엠박스의 올해 매출은 150억원, 영업이익은 45억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이엠박스
남 대표는 아이엠박스의 올해 매출은 150억원, 영업이익은 45억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이엠박스

아이엠박스는 올해 매출 150억원과 영업이익 45억원, 연말 기준 320개 지점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에는 지점 운영을 넘어 부동산을 직접 매입해 자산운용도 병행할 계획이다. 시장 상황을 살펴 부동산 펀드를 3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2029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남 대표는 "예전에는 건물을 개발하고 분양해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기술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역량이 중요하다"며 "노후 건물을 기술이 결합된 도시 인프라로 바꿔 주거 문제와 공실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mnm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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