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로 코스피 쏠림…코스닥 유동성은 빠르게 위축
동전주 221곳·시총 미달 기업 349곳…상폐 사정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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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원회가 코스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장폐지 기준을 강화한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으로 투자자금이 코스피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코스닥 시장의 유동성이 위축되고 동전주·저시가총액 기업들의 상장폐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팩트DB |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정부가 코스닥 시장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상장폐지 기준을 대폭 강화했지만, 정작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으로 시장 유동성은 코스피 대형주로 집중되면서 코스닥 시장만 이중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닥 활성화를 내세운 정책과 코스피 중심의 수급을 유도하는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결과적으로 동전주와 저시가총액 기업들의 상장폐지 위험만 키웠다는 평가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를 낸 코스닥 상장사는 30곳에 달했다. 상반기 6개월 동안 같은 사유로 공시한 기업이 12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두 배를 훌쩍 웃도는 규모다. 특히 코스닥이 급락한 지난달 22일부터 31일까지 불과 8거래일 동안 19개사가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를 냈다.
동전주도 빠르게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 1000원 미만인 상장사는 221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 말 202곳보다 19곳(9.4%) 증가한 규모다. 이 가운데 코스닥은 156곳에서 171곳으로 15곳 늘어나 증가 폭 대부분을 차지했다.
시가총액 기준 미달 기업도 확대됐다. 지난달 29일 기준 코스닥에서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기업은 6월 말 236곳에서 241곳으로 증가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시가총액 기준 미달 기업도 같은 기간 341곳에서 349곳으로 늘면서 강화된 상장유지 기준의 영향을 받는 기업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배경에는 금융위원회의 상장폐지 제도 강화가 있다. 금융위는 지난 2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시가총액 상장유지 기준 상향 일정을 기존보다 앞당겨 매년에서 매반기 단위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7월부터 코스닥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코스피는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상향됐으며 내년 1월에는 각각 300억원과 500억원으로 다시 높아질 예정이다.
동전주 상장폐지 기준도 새롭게 도입됐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이상 1000원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시가총액 역시 30거래일 연속 기준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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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스닥 30주년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박지웅 기자 |
문제는 금융위가 코스닥 기업들의 퇴출 기준을 높이는 동시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도입해 시장 유동성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대형주로 집중시키는 정책도 함께 추진했다는 점이다. 코스닥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상장유지 문턱은 높였지만, 정작 투자자금은 코스피로 이동하면서 코스닥은 유동성 부족과 상장폐지 기준 강화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코스닥은 7월 한 달 동안 21.4% 급락하며 역대 일곱 번째로 큰 월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거래대금도 올해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기업의 실적이나 재무건전성과 무관하게 시장 전반의 유동성 악화로 시가총액이 상장유지 기준 아래로 떨어지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제도 취지와 달리 정상 기업들까지 상장폐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부실기업 퇴출이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정책 간 정합성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실기업을 정리하는 것과 코스닥 시장의 유동성을 유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상장유지 기준은 높여 놓고, 레버리지 ETF를 통해 시장 자금을 코스피 대형주로 집중시킨 결과 코스닥 유동성은 더 빠르게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자본시장 전문가는 "시장 전체가 급락하는 국면에서는 기업 경쟁력보다 수급이 시가총액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상장유지 기준만 일률적으로 강화하면 우량 중소기업도 일시적인 수급 악화만으로 상장폐지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코스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퇴출 기준 강화뿐 아니라 우량 기업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시장 구조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스닥 승강제가 도입돼 코스닥150 구성 종목이 기존 150개에서 70~100개 수준으로 압축될 경우 개별 종목으로 유입되는 패시브 자금의 밀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며 "기타 연기금의 코스닥150 벤치마크 비중 확대까지 맞물리면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규모도 최대 10조~20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수 개편을 통한 우량 기업 중심의 유동성 확대는 코스닥 시장의 투자 기반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