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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후 의존도 낮추는 LG생건 이선주…닥터그루트로 美 탈모시장 잡을까
입력: 2026.07.31 00:00 / 수정: 2026.07.31 00:00

더후 비중 낮아지자 해외도 북미가 중국 매출 역전
상반기 누계 매출은 5년 역성장…기능성 뷰티로 승부


LG생활건강 2분기 실적에서는 이선주 사장의 선택과 집중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더후와 중국 매출 비중이 줄어든 반면, 닥터그루트와 북미 비중이 올랐다. 사진은 이선주 LG생활건강 대표.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2분기 실적에서는 이선주 사장의 선택과 집중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더후와 중국 매출 비중이 줄어든 반면, 닥터그루트와 북미 비중이 올랐다. 사진은 이선주 LG생활건강 대표. /LG생활건강

[더팩트 | 손원태 기자] LG생활건강 이선주 사장이 취임 반년 만에 뷰티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더후 의존도를 낮추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초 뷰티 부문 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탈모·미백 라인의 HDB(홈케어&데일리뷰티) 사업부를 기능성 뷰티로 이관해 육성하는 한편, 미국과 일본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글로벌 다변화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LG생활건강 2분기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고르게 성장하는 등 뚜렷한 반등세를 나타냈다. 다만 상반기 누계 매출은 5년 연속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이번 브랜드 재편이 실질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 2분기 매출은 전년 동 기간 대비 3.3% 증가한 1조6574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수익성도 영업이익은 87.5% 오른 1028억원, 순이익은 101.2% 뛴 776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두 배 안팎의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 매출(-6.7%)과 영업이익(-62.8%)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던 점과 비교하면,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당해 뷰티 부문은 연간 976억원의 영업손실을 쓰면서 본업이 회사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뷰티 기업 로레알 출신의 이선주 사장을 영입하며, 실적 개선에 주력했다. 이 사장은 키엘과 입생로랑, 메디힐, AHC 등의 뷰티 브랜드들을 성공시킨 마케팅 전문가다. 취임과 동시에 뷰티 포트폴리오 재편을 예고한 그는 LG생활건강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을 더후의 높은 의존도로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LG생활건강 뷰티 부문에서 더후의 매출 비중은 48%였다. 산삼 등을 주원료로 하는 더후는 피부 노화 방지에 특화된 고기능성 한방화장품으로, 회사를 대표하는 럭셔리 뷰티 라인이다. 과거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직전까지 면세점 호황에 힘입어 전성기를 누렸으나, 가성비 중심의 K-뷰티 인디 브랜드들이 쏟아지며 점차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이는 LG생활건강 사업 구조를 더후와 중국에 가둬놓는 부메랑이 됐다.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다윈의 진화론을 인용해 '변화에 잘 반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는 지론을 꺼냈다. 이를 토대로 전면적 뷰티 포트폴리오 쇄신을 단행했다. 기존 뷰티와 HDB로 이원화된 사업부를 특성에 따라 5개 전문 조직으로 세분화한 것이다.

그중 HDB 사업부에 속하던 닥터그루트와 유시몰을 신설 조직인 '네오뷰티'로 이관하며, 기능성 뷰티에 한층 힘을 실었다. 두피케어 브랜드인 닥터그루트는 미국 뷰티 편십숍인 세포라의 400여개 매장에 입점하며 현지 탈모 시장을 공략했다. 오랄뷰티 브랜드 유시몰 역시 일본 도쿄에서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치아 미백 라인을 선보였다.

탈모 샴푸와 미백 치약이라는 두 기능성 뷰티로 중국이 아닌,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점이 이번 포트폴리오 재편의 가장 큰 특징이자 상징으로 여겨진다.

이선주 사장은 "브랜드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고성장 브랜드에 대한 집중 투자로 소비자 중심 기업이 돼야 한다"며 "해외 지역별 집중 전략을 통해 각 나라의 커머스 채널을 파고들고 디지털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 이선주 사장이 취임 반년 만에 뷰티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더후 의존도를 낮추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만 상반기 누계 실적에서는 매출이 5년 연속 역성장을 걷고 있다.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이선주 사장이 취임 반년 만에 뷰티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더후 의존도를 낮추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만 상반기 누계 실적에서는 매출이 5년 연속 역성장을 걷고 있다. /LG생활건강

◆ 상반기 실적은 5년째 역성장…기능성 뷰티 성과 낼까

LG생활건강 2분기 실적에서는 이러한 선택과 집중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이 기간 뷰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8184억원을 기록했는데, 그중 더후와 중국 사업 매출 비중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뷰티 매출에서 더후는 전년 48%에서 32%로, 전체 매출에서 중국은 12%에서 11%로 각각 비중이 빠진 것이다. 그 사이 북미 사업(2058억원)은 12%의 비중으로 올라서며, 처음으로 중국 사업(1760억원)을 넘어섰다.

아울러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부터 IR자료 내 뷰티 브랜드별 매출 비중에서 닥터그루트와 유시몰을 별도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2분기 기준 닥터그루트는 8%, 유시몰은 3%의 비중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1년간 더후 매출 비중이 감소한 공백(16%p)의 상당 부분을 메운듯한 모습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닥터그루트와 유시몰 모두 중장기적 전략하에 글로벌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중요 브랜드다"라며 "올해 1분기부터 그 중요도를 반영해 매출 비중을 별도로 표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LG생활건강 상반기 누계 매출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3조2340억원에 그쳤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21년 상반기 누계 매출 4조581억원을 달성한 후 5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는데, 이 기간 회사 외형은 20.3%나 축소됐다. 올해도 역성장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 결정적 요인은 뷰티다.

LG생활건강의 상반기 누계 뷰티 매출은 전년 대비 4.7% 감소한 1조5895억원에 머물렀다. 이는 성장세를 보인 HDB 부문(+2.1%)이나 선방한 음료 부문(-0.8%)에 비해 실적 하락 폭이 가장 두드러진다. 더구나 올해 네오뷰티 조직을 신설하고, 닥터그루트와 유시몰을 뷰티 부문으로 이관했는데도 역성장을 멈추지 못한 점은 뼈아프다.

이와 관련 LG생활건강은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두피 및 탈모케어로 확대되면서 미국 코스트코와 세포라 매장에 닥터그루트를 입점했다"며 "유시몰은 현지 고객들의 선호에 맞춘 특화된 프로모션과 다채로운 신제품으로 오랄뷰티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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