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단속한다며 손부터 제압…인권위 "신체 자유 침해"
  • 김태연 기자
  • 입력: 2026.07.27 12:00 / 수정: 2026.07.27 12:00
"미등록 외국인 단속 시 인권보호 준칙 준수해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불법체류자 단속 과정에서 사전 고지나 신원 확인도 없이 강제력을 행사하는 것은 신체의 자유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남용희 기자
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불법체류자 단속 과정에서 사전 고지나 신원 확인도 없이 강제력을 행사하는 것은 신체의 자유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김태연 기자] 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불법체류자 단속 과정에서 사전 고지나 신원 확인도 없이 강제력을 행사하는 것은 신체의 자유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27일 인권위에 따르면 재외동포이자 국내 체류 자격을 가진 A 씨는 지난해 6월 경기도의 한 식료품점에서 커터칼로 상자를 개봉해 물품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다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직원들이 단속 고지나 신분 확인 요구 없이 수갑을 꺼내 들고 양손을 제압하는 등 부당하게 강제력을 행사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해당 지역이 불법체류 외국인이 다수 거주하는 곳이라 신원 확인이 필요했다"며 "A 씨가 오른손에 커터칼을 쥐고 있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양 손목을 잡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돌발상황에 대비해 수갑을 손에 쥐고 있었을 뿐 A 씨에게 수갑을 채우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현행 출입국관리법과 출입국사범 단속 과정의 적법절차 및 인권보호 준칙 등에 따르면 출입국관리공무원은 피보호자의 도주, 자해, 타인에 대한 위해 우려 등의 사유가 있을 때만 최소한의 범위에서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 수갑 등 보호장비 역시 미리 경고를 발한 뒤 다른 억제 수단이 없을 때 보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인권위는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조사한 결과 A 씨의 적법한 체류 자격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커터칼을 들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갑을 소지한 채 두 손을 제압하는 등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적법한 체류 자격을 보유한 A 씨를 임의로 미등록 외국인으로 간주해 대응했고 어떤 대응 행동도 하지 않은 A 씨에 대해 신분 확인 절차도 없이 물리력을 행사했다"며 "안전거리 유지 등 신체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신분을 확인할 다른 합리적 방안을 강구하지 않은 과잉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해당 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에게 출입국관리법 및 인권보호 준칙상의 직무수행 기본원칙, 보호장비 사용 규정, 현장 채증 원칙 등을 명확히 준수하며 단속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자체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pad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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