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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하>] "그거 가지고 되겠냐" 李 불호령에…레버리지 ETF 규제 딜레마
입력: 2026.07.26 00:03 / 수정: 2026.07.26 00:03

기본예탁금 3000만원 상향 31일 조기 집행
시장 위축·풍선효과 우려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금융당국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보완책에 대해 실효성이 미흡하다고 가차 없이 호통을 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금융당국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보완책에 대해 실효성이 미흡하다고 가차 없이 호통을 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한림 기자]

◆ 금융위, 집행 속도 늦단 지적에 예탁금 상향 시기 앞당겨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 우량주 단 한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을 두고 우려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고요. 대통령의 호통까지 떨어지면서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는데 무슨 일입니까.

-네. 금융당국이 국내 증시의 블랙홀이 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보완책을 발표했으나, 대통령이 직접 대책의 실효성이 미흡하다며 가차 없이 호통을 친 것으로 알려져 업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금융위가 보고한 대책을 보며 "그것 가지고 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라며 "신속하게 필요한 대응 조치를 과감하게 하라"고 공개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공개적으로 과감한 처방을 주문한 것이군요. 당국이 준비했던 첫 대책이 뭐였기에 이런 불호령이 떨어진 건가요.

-애초 금융위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투자 문턱을 높이기 위해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는 보완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이를 8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보고하자, 대통령이 "대책이 즉시 시행되지 않고 한참 뒤에나 나온다"며 집행 속도가 느리다는 점을 정조준해 강하게 질책한 것인데요. 결국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금융위는 예탁금 3000만원 상향 조치를 이달 31일부터 조기 전격 시행하기로 일정을 대폭 앞당겼습니다.

-당국이 규제 고삐를 바짝 당겼군요. 그런데 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왜 이렇게 규제 도마 위에 오른 건가요.

-상품의 태생적 모순 때문입니다. 원래는 테슬라나 엔비디아 같은 해외 단일종목 고배율 상품으로 떠나는 서학개미의 발길을 '국장(국내 증시)'으로 돌리기 위해 당국이 공들여 허용해 준 혁신 상품이었거든요.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개인 투자자들이 장 막판에 초단타 매매로 몰렸고, ETF 운용사들이 종가 헤지를 위해 장 마감 직전 수천억 원의 현물을 기계적으로 사고팔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우량주뿐만 아니라 코스피 자체를 뒤흔드는 변동성 괴물이 돼버린 탓입니다.

-자본 유출을 막으려다 국장을 흔들게 되는 '셀프 딜레마'에 빠진 셈이군요. 금융위가 추가적인 강경책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입니까.

-일각에서는 레버리지 배율을 2배에서 1.5배로 낮추거나 아예 상장폐지를 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나옵니다. 그러나 금융위 입장에서는 스스로 도입한 혁신 상품을 두 달 만에 폐기할 경우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 돼 부담도 큰 상황이고요. 게다가 국내 단일종목 거래를 무작정 막아버리면 투자자들이 규제가 없는 해외 단일종목이나 지수형 3배 레버리지로 원정을 가버리는 풍선효과만 극대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활성화, 정책 신뢰도까지 걸려 있어 금융위의 고심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대책들이 추가로 논의될 전망인가요.

-당국은 31일 예탁금 상향을 시작으로, 11월 예정이던 20주 단위 매매 최소 수량 확대 조치도 전산 개발을 서둘러 조기 도입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장 막판 쏠림을 막기 위해 괴리율 관리 기준을 종가 하나가 아닌 장 막판 평균가격으로 산정 방식을 바꾸는 등 시장 충격을 줄이는 구조적 보완책을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대통령의 불호령으로 규제 시계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금융위가 시장 자율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투기 과열을 잠재울 정교한 카드를 내놓을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겠습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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