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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표 '은행·비은행 균형' 현실로…KB금융 이익구조 바뀌었다
입력: 2026.07.24 10:26 / 수정: 2026.07.24 10:26

비은행 이익 기여도 44%·증권 21%까지 확대
KB증권 순익 135% 급증…보험 부진·시장 변동성은 과제


지난 10일 경남 사천 KB 인재니움 연수원에서 진행된 2026년 하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CEO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KB금융그룹
지난 10일 경남 사천 KB 인재니움 연수원에서 진행된 '2026년 하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CEO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KB금융그룹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KB금융그룹의 이익구조가 은행 중심에서 증권과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로 넓어지고 있다. 은행이 안정적인 이자이익 기반을 지킨 가운데 KB증권이 그룹의 이익 증가를 이끌면서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기여도가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라섰다. 양종희 KB금융 회장 체제에서 추진한 은행·비은행 간 균형 성장과 비은행 부문 자본 재배분이 실적 수치로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상반기 지배기업지분 순이익은 3조8846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4357억원보다 4489억원, 13.1% 증가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2분기 순이익도 1조992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6%, 전분기보다 5.3%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09%로 전년 동기 대비 1.06%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 가운데 비은행 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44%까지 확대됐다. 특히 KB증권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21% 수준으로 높아졌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2254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876억원) 대비 378억원, 1.7% 증가했다. 순이자이익이 5조5119억원으로 5.9% 늘었고 순수수료이익은 7808억원으로 36.5% 증가했다. 다만 2분기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1.74%로 전분기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은행은 생산적 금융 확대에 맞춰 대기업과 우량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신규 대출 스프레드가 일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KB증권의 성장세는 가팔랐다. KB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7963억원으로 전년 동기 3389억원보다 135.0% 증가했다. 국내외 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익이 확대됐고 자산관리와 트레이딩 부문 실적도 개선됐다. KB증권의 순이익 증가액은 4574억원으로, 같은 기간 KB금융 전체 순이익 증가액 4489억원을 웃돌았다. 보험 계열사의 이익 감소 등을 증권이 사실상 상쇄한 구조다.

그룹 수익 항목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6조47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늘어난 데 그쳤지만 비이자이익은 3조6292억원으로 33.3% 증가했다. 비이자이익 가운데 순수수료이익은 2조961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952억원, 50.6% 급증했다. 2분기 순수수료이익만 1조6019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7.8% 증가해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 대출과 예대마진뿐 아니라 증권·신탁·자산관리 등 자본시장 수익이 그룹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이다.

KB금융은 올해 들어 KB증권에 총 1조7000억원의 자본 확충을 추진했다. /이선영 기자
KB금융은 올해 들어 KB증권에 총 1조7000억원의 자본 확충을 추진했다. /이선영 기자

이 같은 변화는 양 회장 체제의 자본 배분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KB금융은 올해 들어 KB증권에 총 1조7000억원의 자본 확충을 추진했다. 지난 2월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조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추가 증자 이후 KB증권은 별도 기준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을 확보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위한 기본적인 자본 요건을 갖추게 된다. 확보한 자본은 모험자본 공급과 발행어음 사업 확대, 자본시장 사업의 수익성 제고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실적발표 당시에도 그룹 수수료이익의 약 72%를 비은행 계열사가 담당하고 있다며 수익성과 자본효율성을 고려해 비은행 부문에 자원을 배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국민은행의 고객 기반과 자금력을 토대로 증권의 투자금융·자산관리 역량을 키워 은행과 비은행 간 시너지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다만 비은행 계열사 전체가 고르게 성장한 것은 아니다. KB국민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218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7% 증가했지만 KB손해보험은 4788억원으로 14.2% 감소했다. KB라이프생명 순이익도 1506억원으로 20.4% 줄었다. 비은행 기여도가 44%로 확대됐지만 성장분이 KB증권에 집중됐다는 점은 향후 풀어야 할 과제다.

자본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나상록 KB금융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주식시장 거래 규모 확대가 증권 실적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현재의 이익 체력을 유지하려면 브로커리지 의존도를 낮추고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기관·해외주식 고객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 부문의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B금융은 높아진 비은행 이익 기여도를 바탕으로 중장기 그룹 ROE 목표를 13% 수준으로 제시했다. 계열사별로는 은행 11% 이상, 증권 14%, 손해보험 13~14%, 카드 10% 수준의 ROE를 목표로 언급했다.

KB금융의 6월 말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3.74%, BIS자기자본비율은 15.91%를 기록했다. 안정적인 자본비율을 토대로 증권 등 성장성이 높은 비은행 부문에 자본을 배분하면서도 하반기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등 올해 약 3조7000억원의 주주환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은행의 안정성과 비은행의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양 회장의 전략이 증시 환경 변화에도 지속 가능한 이익구조로 자리 잡을지가 향후 관건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계열사에 자본을 집중하는 역동적인 자원 재배분을 이어갈 것"이라며 "지난 2월 KB증권에 70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이달 1조원을 추가 배치해 자본시장 경쟁력과 비이자이익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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