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SK시그넷 상장폐지·매각 절차
공개매수, 소액주주 보호 의지 반영
그룹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연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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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가 자회사 SK시그넷에 대한 소액주주 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등 상장폐지 후 매각 절차를 밟는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SK㈜가 전기차 충전기 자회사 SK시그넷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서며 완전 자회사 편입을 통한 상장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그룹 리밸런싱의 일환이자, 소액주주 권익을 보호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는 코넥스 상장사 SK시그넷 보통주를 주당 8200원에 공개매수하기로 결정했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 달 24일까지로, 최대 약 1000만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공개매수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이번 공개매수 가격은 최근 1개월 거래량 가중 평균 주가보다 20% 이상 높은 수준이다. SK㈜는 공개매수 이후 잔여 지분에 대해서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고, 이후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주주들에게는 주식교환 방식으로 지분을 취득하되, 그에 상응하는 현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거래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으로는 '절차의 순서'가 꼽힌다. SK㈜는 이미 SK시그넷 지분 74.9%를 보유하고 있어 특별결의를 통한 포괄적 주식교환 추진이 가능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제도적으로만 보면 공개매수 없이도 완전 자회사 편입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SK㈜가 공개매수를 먼저 실시한 것은 소액주주에게 시장가 대비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으로 현금화할 기회를 제공하는 '소액주주 보호'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SK시그넷이 상장된 코넥스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번 공개매수의 의미는 더욱 크다는 해석이다. 코넥스는 거래량이 제한적이고 호가 간격이 상대적으로 넓어,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원하는 시점에 보유 주식을 충분한 가격에 처분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일정한 프리미엄이 붙은 공개매수는 단순한 가격 메리트를 넘어 사실상 안정적인 현금 회수 기회로 기능할 수 있다.
SK시그넷은 1998년 설립된 전기차 충전기 전문기업으로, 2021년 SK㈜에 편입됐다. 완속부터 초급속까지 다양한 충전 솔루션을 공급해 왔지만, 최근 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 흐름 속에서 매각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SK㈜는 이번 공개매수와 상장폐지 절차가 마무리되면 SK시그넷 매각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 결정은 SK㈜가 추진하고 있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SK㈜는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중복 사업을 재편하는 방식으로 사업 효율성을 높여 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반주주 이익이 뒷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SK시그넷 사례를 놓고 대주주가 일정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먼저 공개매수를 실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상장사 경영권 변동 과정에서 최대주주뿐 아니라 소액주주에게도 동일한 가격과 조건을 보장하는 의무 공개 매수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아직 입법 전 단계지만, SK㈜의 이번 공개매수는 일반주주 보호 취지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재계는 SK시그넷 사례가 향후 상장사 비상장화 또는 구조 재편 과정에서 하나의 선례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에는 법적 요건 충족 여부가 절차의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일반주주에 실질적으로 어떠한 선택권과 보상 기회를 제공했는지가 기업 책임경영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rocky@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