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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반도체 팹 가동 앞당긴다…'속도전' 본격화
입력: 2026.07.13 10:36 / 수정: 2026.07.13 10:36

삼성전자, 용인클러스터 조기 가동 추진
SK하이닉스, 美 상장 40조원 국내 투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 일정을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더팩트 DB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 일정을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 일정을 앞당긴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산으로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양사가 생산능력 확보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 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설 반도체 공장(팹) 6기 가운데 1기 팹의 가동 목표를 오는 2029년으로 재설정했다. 그동안 거론돼 온 2030~2031년 가동보다 최대 2년가량 단축한 계획이다.

배경에는 정부의 산단 조기 조성 방침이 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3대 메가프로젝트' 보고회에서 용인 클러스터의 마지막 팹 완공 시점을 삼성전자는 2047년에서 2040년으로, SK하이닉스는 2045년에서 2033년으로 각각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조기 가동 일정은 지난 6일 열린 대통령 주재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1기 반도체 팹이 2029년 문을 열기 위해서는 올해 하반기 부지 조성에 들어가고 2027년에는 착공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계산이다. 첨단 팹 건설에 통상 2년이 걸리는 만큼 토지·지장물 보상, 수용 재결, 시공사 선정 등 후속 절차도 일정에 맞춰 진행돼야 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달 중 보상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조성공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 구축도 가동 시점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정부는 △3기가와트(GW)급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조기 착공 △2·3단계 전력 공급 일정 단축 △단계별 용수 공급 조기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서도 P4 가동 시점을 내년 1분기에서 연내로 당기고 P5 팹1·2도 조기 준공을 추진한다. 앞서 메가프로젝트 발표에서는 평택·용인 클러스터에 2030조원, 호남권에 4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SK하이닉스는 해외에서 증설 재원을 마련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해 265억달러(약 40조원)를 확보했다. 공모가는 주당 149달러, 조달액 기준 외국 기업의 미국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규모다.

조달 자금은 국내 생산라인에 대부분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4기 팹 완공 시점을 2045년에서 2033년으로 12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내년 1분기 첫 클린룸 가동을 앞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에 31조원, 충북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에 19조원 투자가 예정돼 있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에도 12조원가량이 쓰인다. SK하이닉스는 용인·청주·서남권 생산거점에 총 1100조원을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상장 직후 미국 CNBC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수요 증가 속도가 우리가 공장을 짓고 공급을 늘리는 속도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도 "공급 측면에서 내년은 업계 역사상 최악의 (공급 부족) 해가 될 것"이라며 메모리 공급능력이 2030년대까지 수요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경쟁사들의 증설 계획도 양사가 일정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마이크론은 2035년까지 미국 내 투자를 2500억달러(약 375조원) 이상으로 늘리고 자사 D램의 40%를 미국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는 이달 상장으로 295억위안(약 6조5000억원)을 조달해 D램 생산라인을 확장한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AI 수요를 따라잡으려면 팹을 한 기라도 먼저 올리는 게 시급한 상황"이라며 "다만 발전소와 송전선로, 용수 공급 일정까지 함께 조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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