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90조원대까지 선반영
AI 투자 과잉 우려·차익실현 부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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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89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더팩트 DB |
[더팩트|윤정원 기자] 삼성전자가 2분기 89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주가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실적 자체보다 이미 높아진 눈높이와 단기 급등 부담, 인공지능(AI) 투자 과잉 우려가 주가를 누른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9.3%, 영업이익은 1810.3%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27.7%, 영업이익은 56.2% 늘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이견 없는 호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쓴 데 이어 2분기에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3조60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이익을 한 분기 만에 벌어들인 셈이다.
하지만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약세를 나타냈다. 장중 30만원선을 내주며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7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31만8000원) 대비 7.23%(2만3000원) 하락한 29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중에는 29만3000원까지도 빠졌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실적이 부진해서라기보다 실적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증권가의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4조~85조원대였지만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일부 하우스의 눈높이는 이미 90조원 안팎까지 올라와 있었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90조1000억원으로 전망했고, 하나증권과 KB증권도 90조원 안팎의 실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공식 컨센서스 기준으로는 어닝 서프라이즈지만, 주가가 반응한 기준은 이른바 '위스퍼 넘버'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성과급 충당금 반영도 실적 눈높이를 가른 변수로 보고 있다. 앞서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00조원에서 89조원으로 낮춰 잡았다. DS부문 특별성과급 충당금이 10조원 이상 반영될 가능성을 고려한 조정이었다.
박 연구원은 "2분기 범용 D램과 낸드 가격 상승률은 전 분기 대비 각각 58%, 78%로 당초 기대치를 소폭 웃돌았을 것"이라면서도 "성과급 충당금 반영 시점에 따른 것으로 주가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황 자체보다 일회성 비용 반영 여부가 실적 전망치 차이를 키웠다는 의미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도 실적 발표 전 보고서에서 "실적 추정에 상여금 관련 충당금을 어떻게 반영했느냐로 증권사별로 변동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실적 발표 이후 시장의 전망치가 어떻게 상향되는지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불거진 AI 투자 과잉 우려도 부담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과도한 수준에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반도체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흔들렸다. 지난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급락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적 발표 이후 주가 흐름을 두고는 단기 수급을 확인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셀온 물량이 출회할지, 업황 개선 기대에 따른 추격 매수가 유입될지 여부가 단기 관전 포인트"라고 언급했다. 시장이 이번 실적을 추가 상승 재료로 볼지, 재료 소멸로 받아들일지가 주가 흐름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