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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그룹 차남 임종훈, 모녀에 힘 실어…경영권 분쟁 새 국면
입력: 2026.07.03 19:19 / 수정: 2026.07.03 19:25

'모녀 대 형제' 갈등 사실상 마무리…오너가 우호지분 40%대 확보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새 대립 구도


한미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보유 지분 일부를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측에 넘기며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사진은 한미그룹 본사 전경. /한미약품
한미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보유 지분 일부를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측에 넘기며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사진은 한미그룹 본사 전경. /한미약품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한미그룹 창업주 일가의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일부를 모녀 측 우호 투자자에게 매각하고 가족 연합에 전격 복귀했다.

이로써 고(故) 임성기 회장 별세 이후 지속되던 '모녀(송영숙·임주현) 대 형제(임종윤·임종훈)'의 갈등 구도는 사실상 종결됐다. 대신 경영권 분쟁 구도에서 핵심 인물로 떠오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창업주 일가 간의 새로운 대립 전선이 형성되며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이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전날 임종훈 대표가 보유 지분 5.09% 중 2.5%(170만9788주)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나우IB캐피탈의 '나우아이비22호 펀드'에 장외 매각하기로 계약했다고 공시했다. 총 거래대금은 약 821억원 규모다. 주당 매각가격은 공시 당일 종가(3만1250원)보다 53.6% 높은 4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앞서 업계에서는 신동국 회장이 임 대표에게 지분 전량 매입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 대표는 신 회장의 제안을 거절하고, 모녀 측 우호 세력으로 분류되는 펀드를 매각 상대로 선택했다.

임 대표는 별도 입장문을 통해 "아버님(임성기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과 뜻을 가장 진정성 있게 이어가기 위해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불필요한 논란이 사라지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송영숙 회장), 누님(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제약보국'이라는 아버님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회사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분 매각을 넘어 오너가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협력하겠다는 뜻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임 대표의 이번 결단으로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앞서 장남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이 자신이 보유했던 한미사이언스 개인 지분을 전량 신 회장에게 넘기며 지분 경쟁에서 빠진 상태다. 신 회장은 임 회장의 지분을 사들이며 개인 및 법인 지분율을 29.83%까지 끌어올렸다.

신 회장은 창업주 임성기 선대회장의 고향 후배로, 2020년 임성기 회장 별세 이후 오너 일가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2024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당초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편에 섰다가 송영숙·임주현 모녀로 돌아섰다. 여기에 모녀 측을 자문하던 사모펀드 라데팡스가 합류하며 '4자 연합'이 결성됐다. 4자 연합은 지난해 초 이사회와 대표이사직을 확보하며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4자 연합은 신 회장의 경영개입 논란과 지분 추가 확보 등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임 대표의 결정으로 창업주 일가 중심의 지분율은 신 회장 측을 크게 앞서게 됐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임종훈 대표 및 친인척·재단의 지분을 합산한 오너 일가 지분은 31.05%다. 여기에 분쟁 기간 내내 모녀 측을 지지해 온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9.81%)의 지분을 더하면 오너가 우호 지분은 40.86%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의결권 행사를 예고한 나우IB 펀드의 지분(2.5%)과 국민연금(약 10%)의 성향까지 고려하면 오너 일가가 사실상 과반에 가까운 의결권을 확보하며 경영권 방어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송 회장·임 부회장·라데팡스·신 회장이 맺었던 '4자 연합'의 신뢰가 깨졌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당초 의결권 공동 행사 등을 담은 주주간 계약을 맺었으나, 신 회장이 지분 확대에 나서자 모녀와 라데팡스 측은 이를 계약 위반으로 규정하고 600억 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 반포 부지를 활용한 '시니어케어 사업' 무산을 둘러싼 감정의 골도 깊다. 모녀 측은 신 회장이 기존 합의를 번복해 사업이 중단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신 회장 측은 사업성 검토 결과에 따른 철회라고 맞서고 있다. 해당 소송은 이미 변론을 마치고 오는 10월 1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으며, 재판 결과가 향후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미 관계자는 이번 지분 거래와 관련해 "회사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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