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사 통해 지배력 강화…CEO 승계 정책은 공백
적자에도 고배당…김동한, 신사업 성과로 정당성 입증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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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독이 3세 승계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명문화된 경영권 승계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한독 사옥. /한독 |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케토톱'과 '훼스탈'로 알려진 중견 제약사 한독이 오너 3세로의 경영권 승계 및 지배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지배구조 최정점에 선 오너 3세의 정당성을 뒷받침할 내부 경영권 승계 규정은 여전히 명문화하지 않은 상태다. 이사회 독립성 등 지배구조 개선 과제 역시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독의 지배구조는 '김동한 전무 →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 한독'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한독의 최대주주는 올해 6월 기준 지분 18.11%를 보유한 비상장 무역회사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이며,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바로 김영진 한독 회장의 장남인 김동한 기획조정실 전무(지분율 31.65%)다.
김 전무의 한독 직접 지분은 0.02%에 불과하지만,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을 지주회사처럼 활용해 그룹 전체를 간접 지배하는 구조다. 특히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은 최근 블록딜(시간외매매) 등을 통해 한독 지분을 18.11%까지 끌어올렸다. 와이앤에서인터내셔날이 한독 지분을 매입한 건 7년 만으로, 3세 지배력 다지기가 막바지에 접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독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과 당기순손실(2023년 -289억원, 2024년 -528억원, 2025년 -22억원) 속에서도 매년 수십억원 규모의 고액 배당(2023년 55억원, 2024년 41억원, 2025년 28억원)을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이 적자 배당이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을 거쳐 김 전무의 향후 승계 자금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세 승계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업의 제도적 투명성 체계는 수년째 정체 상태란 지적이 나온다.
올해 한독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73.3%(15개 항목 중 11개 준수)를 기록했다. 전자투표제 도입, 배당 예측가능성 제공 등 주주 권익 보호 항목은 모두 충족해 겉보기엔 양호하지만, 15개 지표의 준수 여부가 전년 보고서와 완전히 동일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실질적 노력이 멈췄다는 평가다.
특히 지켜지지 않은 미준수 항목 중 '최고경영자(CEO)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이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이 항목에 '준수' 인정을 받으려면 △CEO 후보군 선정 및 관리 규정 △단계별 후보자 교육 및 역량 개발 프로그램 △승계 절차의 타임라인 명시 △비상 승계 계획 등 4가지가 있어야 한다. 한독은 오너 3세인 김 전무가 2022년 사내이사 진입 후 이사회까지 장악하며 유력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굳혔으나 이와 관련한 명문화된 규정이 없는 상태다.
한독은 현재 CEO 선임 및 직무대행 등은 정관과 오너가가 주도하는 이사회 결의에만 의존하고 있다. 이외에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여부,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 등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감시할 장치 역시 미충족 상태다. 주주권익 보호와 관련한 핵심지표는 대부분 충족했으나 '집중투표제'는 충족하지 못했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소수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해 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 사외이사 선출이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김 전무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경영 능력 입증'이다. 한독은 주력 전문의약품의 판권 종료 등으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자 건강기능식품과 의료기기를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김 전무를 전면에 배치했다.
김 전무는 지난해 5월 출범한 건기식 자회사 '한독헬스케어'의 각자대표이사를 맡으며 독자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프리미엄 원료 '테라큐민'과 숙취해소제 '레디큐'를 필두로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후발주자인 대원제약이나 휴온스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매출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평가다. 한독헬스케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원제약의 건기식 사업은 128억원을, 휴온스의 건기식 계열사 휴온스엔은 180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체외진단시약 및 혈당측정기 등을 포함한 시약·의료기기 사업 매출도 성장세가 둔화됐다. 2022년 832억원에서 2023년 809억원, 2024년 729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 763억원을 기록했다.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 투자한 관계기업 제넥신, 레졸루트는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독이 출자한 27개 회사 중 5곳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들 규모는 87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독의 3세 경영권 승계 자체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지만, 적자 속 고배당을 유치하면서 정작 승계 프로세스의 객관성을 증명할 명문화된 내부 규정 도입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며 "김 전무가 지배구조 리스크를 털어내고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한독헬스케어 등 신사업에서 가시적인 턴어라운드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한독 관계자는 최근 3년간의 고배당 이유와 경영권 승계 정책에 관한 질문에 "답변이 어렵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