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결재에 담긴 4년 청사진…구청장들이 선택한 '1호 사업'은
  • 문화영 기자
  • 입력: 2026.07.02 00:00 / 수정: 2026.07.02 00:00
정비사업 '재개발·재건축' 중심
교육·일자리·복지 등도 반영
7월 1일부터 민선9기가 시작된 가운데 서울 자치구청장들이 1호 결재로 재건축·재개발을 선택했다. /더팩트DB
7월 1일부터 민선9기가 시작된 가운데 서울 자치구청장들이 '1호 결재'로 재건축·재개발을 선택했다. /더팩트DB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민선9기 서울 자치구청장들이 1일 공식 취임하며 저마다의 '1호 결재'를 내놨다. 첫 결재는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향후 4년간 구정 운영 방향과 핵심 정책 우선순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행위다.

2일 각 자치구에 따르면 6·3지방선거에서 서울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였던 재건축·재개발은 예상대로 여러 자치구의 첫 결재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교육과 주민 자치, 복지, 안전 등 각 구의 정체성과 철학을 담은 결재도 찾아볼 수 있다.

◆광진·성동·송파·서초·노원구…'재개발·재건축' 낙점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단연 정비사업이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첫 결재로 '속도감 있는 명품주거단지 완성을 위한 주거정비사업 추진계획'에 서명했다. 재개발·재건축·모아타운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오는 2030년까지 23개 사업장 약 1만9000세대 착공과 11개 사업장 3000세대 준공을 목표로 제시했다.

민선8기 첫 결재였던 '광진발전 소통위원회'가 주민과 협력 체계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면 민선9기 첫 결재는 도시 경쟁력과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속도전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유보화 성동구청장 역시 '재개발·재건축 신속관리추진단 신설 계획'을 1호 결재로 택했다. 외부 전문가 자문과 사업장별 맞춤형 컨설팅, 주민 갈등 조정 등을 통해 정비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기존 주거정비과를 '정비사업신속추진과'로 확대 개편하고 갈등 조정 기능까지 맡기면서 정비사업을 민선9기 핵심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의 첫 결재 안건은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였다. 지난 2003년 시작된 잠실5단지 재건축 사업은 각종 규제와 절차 지연으로 20년 넘게 답보 상태를 이어왔지만 민선8기 들어서 급물살을 탔다. 이번 결재에는 규제 행정이 아닌 지원 행정을 통해 정비사업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찾아가는 재건축 신속 지원단' 운영 계획에 첫 서명을 했다. 구청장이 직접 사업 현장을 찾아 조합과 시공사, 주민 간 갈등을 중재하고 지연 원인을 해결한다는 방식이다. 전 구청장이 민선9기 목표로 "재건축은 신속을 넘어 쾌속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서초구는 재건축 속도전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서준오 노원구청장 역시 '재건축·재개발 신속 추진 TF 구성'을 1호 결재로 승인했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노후 공동주택 비율이 가장 높은 노원의 지역 여건과 다수의 정비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재건축·재개발 신속추진 TF'는 사업장별 추진 현황과 애로사항을 집중 점검하고 인허가 절차 지원과 관계기관 협의, 제도 개선 등을 총괄하는 전담기구로 운영된다. 구는 오는 9월 이를 확대·개편한 재건축·재개발 신속추진단을 설치할 예정이다.

성북구가 저소득 어르신의 생활 불편을 해결하는 성북해드림센터를 민선9기 첫 결재로 선택했다. /성북구
성북구가 저소득 어르신의 생활 불편을 해결하는 '성북해드림센터'를 민선9기 첫 결재로 선택했다. /성북구

◆교육부터 일자리·복지까지…구정 철학 반영

많은 자치구들이 재건축과 재개발에 힘을 주고 있지만 교육·복지에도 적지않은 비중을 둔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서울 자치구 최초의 'IB 교육국제화특구' 지정을 첫 결재로 선택했다.

IB(국제 바칼로레아)는 주입식 암기 교육에서 벗어나 탐구와 비판적·창의적 사고력을 기르는 교육프로그램으로 토론·서술형 평가 중심으로 이뤄진다. 해당 정책은 이 구청장의 '교육환경이 곧 강동구의 미래'라는 구정 철학에서 나왔다. 아울러 민선8기 핵심 사업인 '더 베스트 강동 교육벨트'를 한 단계 확장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연속성도 보인다.

유찬종 종로구청장은 '종로형 일자리·상권 상생 추진계획'을 1호로 결재하며 핵심 공약인 '일자리와 민생 활력'에 시동 걸었다. 정부와 서울시·구·민간이 함께 재원 630억원을 마련해 올해 8000명을 고용하는 것이 목표다.

조유진 영등포구청장은 '영등포 헌법도시 선언'을 추진하며 인간의 존엄과 자유, 평등, 민주주의 등 헌법 가치를 구정 운영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김경대 용산구청장은 '용산개발 신속추진단'과 '안전재난관리단' 신설을 첫 결재로 선택했다. 개발사업을 직접 챙기는 동시에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개발과 안전이라는 두 축을 민선9기 핵심 과제로 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저소득 어르신의 생활 불편을 해결하는 '성북해드림센터' 운영을 민선9기 첫 사업으로 택한 이승로 성북구청장도 있다. 태풍과 호우 대응 현장 점검으로 임기를 시작했던 민선7·8기와 달리 민선9기에는 생활밀착형 복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구청장은 "어르신의 일상이 더 안전하고 편안해질 수 있도록 현장에서 답을 찾는 복지 추진을 민선9기 결재1호로 했다"며 "성북해드림센터가 생활 속 불편을 신속히 덜어드리는 든든한 창구가 돼 어르신이 살기 좋은 성북의 상징이 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운기 서대문구청장은 주민자치회 활성화 추진 계획을 첫 결재로 선택했다. 주민이 직접 정책과 예산 과정에 참여하는 주민 중심 행정을 구현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당선인 시절 도입한 AI 주민 의견 접수 시스템과도 맞닿아 있다. 박 구청장은 "주민이 지역의 문제를 직접 논의하고 해결하는 풀뿌리 자치의 핵심 기반"이라며 "주민자치회 완전 복원과 정상화를 통해 주민이 주인이 되는 서대문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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