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10개 관계사 2200여명 순차 이전…통합데이터센터·글로벌캠퍼스·HQ 연결
함영주 "공간 재배치 아닌 일하는 방식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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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그룹이 인천 청라국제도시 그룹 헤드쿼터(HQ) 이전을 계기로 데이터·정보기술(IT) 운영과 임직원 교육, 지주 및 계열사의 경영·사업 기능을 한 권역에 묶는다. 사진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하나금융그룹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인천 청라국제도시 그룹 헤드쿼터(HQ) 이전을 계기로 데이터·정보기술(IT) 운영과 임직원 교육, 지주 및 계열사의 경영·사업 기능을 한 권역에 묶는다. 단순히 서울 본사를 인천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사업 기획과 IT·보안 검토, 직원 교육, 현장 적용의 연결 속도를 높이는 '그룹 공동 업무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청라 그룹 HQ는 지난 5월 21일 준공됐다. 하나금융은 오는 9월부터 연말까지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하나에프앤아이, 하나생명보험, 하나펀드서비스, 하나금융티아이 등 10개 관계사 임직원 2200여명을 청라 HQ로 순차 이전할 계획이다.
기존 청라 통합데이터센터에 근무하는 하나금융티아이와 관계사 상주 인력까지 합치면 하나드림타운에는 약 4000명의 금융·IT 전문 인력이 모이게 된다. 하나금융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서 인천 청라로 이전하는 정관 변경안도 의결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가 본사 기능을 서울 밖으로 옮기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청라를 택한 배경은 새 건물만이 아니다. 하나금융은 2012년 인천시·인천경제자유구역청·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청라 금융타운 조성을 위한 협약을 맺은 뒤 2017년 통합데이터센터, 2018년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차례로 구축했다. 이번 HQ 준공으로 데이터와 IT 인프라, 인재 육성, 지주 및 주요 관계사의 경영·사업 기능을 연결하는 하나드림타운 3단계 조성이 마무리됐다.
통합데이터센터는 그룹 관계사의 IT 시스템과 데이터 운영, 보안·클라우드 등 디지털 인프라를 뒷받침한다. 하나글로벌캠퍼스는 임직원 교육과 인재개발을 맡는다. 여기에 HQ로 지주와 은행·증권·카드·캐피털·보험 등 관계사의 사업·경영 조직이 입주하면서 그룹 차원의 디지털 과제와 고객 서비스 개선안을 보다 긴밀하게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하나금융이 제시한 청라 HQ의 첫 번째 전략 목표는 '그룹 콜라보'다. 여러 계열사가 함께 입주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을 바탕으로 관계사 간 연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은행이나 카드, 증권에서 고객 편의 개선이나 새 디지털 서비스 과제가 나오면 현업 부서가 수요를 제시하고, IT 조직이 시스템 구축 가능성과 데이터 활용·정보보호 문제를 검토한 뒤, 교육 조직이 직원의 업무 전환을 지원하는 흐름을 만들 수 있다.
두 번째는 '디지털 DNA 내재화'다. 금융의 디지털 전환은 기술 개발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업 부서의 기획과 리스크·보안 검토, 시스템 개발, 영업 현장 교육과 고객 서비스 적용이 맞물려야 한다. 하나금융은 데이터센터와 금융IT 인력, 계열사 현업 조직, 교육 기능을 청라에 집적함으로써 디지털 과제를 개별 회사의 전산 업무가 아닌 그룹 차원의 사업 전략으로 풀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청라의 새 사옥을 "경계와 장벽이 사라진 열린 공간"이라고 규정했다. 함 회장은 그룹의 디지털 인프라와 인력이 집중돼 디지털 접근성과 시너지 창출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며 부서 간 자유로운 의견 교환과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수평적 협업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이 청라 이전에서 특히 강조한 것은 이전 과정의 안정성과 이후의 실행력이다. 그는 하반기 본격 이주 과정에서 영업력 공백을 막고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동시에 첨단 디지털 업무환경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전 비용을 상쇄하고, 낡은 관행을 벗어나 일하는 방식과 기업문화를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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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국제도시에 준공한 하나금융그룹 본사 '그룹 헤드쿼터'. /인천경제청 |
글로벌 성장 모델도 청라 HQ의 또 다른 축이다. 청라는 인천국제공항과 가깝고 주요 교통 인프라 접근성이 높은 지역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하나금융 이전을 계기로 청라를 핀테크와 블록체인 등 첨단 금융산업이 집적된 글로벌 디지털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하나금융의 글로벌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HQ 이전 이후 해외 파트너 협업과 글로벌 사업 과제가 구체화돼야 한다.
새 HQ는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3만8872평 규모다. 하나금융은 건물 자체에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이라는 그룹 비전을 담았다고 설명한다. 여러 관계사가 자유롭게 협업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과 창의적 업무 공간을 마련했고, 1층부터 15층까지 이어지는 약 1.1㎞ 길이의 보행자 램프는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넓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새로운 그룹 헤드쿼터는 그룹 2.0 시대를 여는 본격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기업문화와 업무방식 등 그룹 전반에서 조직혁신을 추진하고, 변화된 환경에 맞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라 이전의 성패는 건물 규모나 이전 인원보다 실제 협업 방식이 얼마나 달라지는지에 달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데이터센터의 IT 인프라, 글로벌캠퍼스의 교육 기능, HQ의 경영·사업 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계열사 공동 프로젝트와 고객 서비스 개선의 속도를 높일 수 있을지가 하나금융 '청라 시대'의 핵심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계열사 협업은 조직을 한곳에 모으는 것만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며 "사업부서와 IT·보안 조직, 교육 기능이 실제 공동 과제를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와 성과관리 체계를 갖추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