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O·AI 신약·플랫폼 기술 앞세워 빅파마와 연쇄 미팅
중국 대체 공급망 수혜 기대 속 계약 성사까지는 추가 검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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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왼쪽)과 KOTRA 김락곤 뉴욕무역관장이 BIO USA 2026 한국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언론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산업 행사인 '202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이 25일(현지시간) 성황리에 폐막했다. 이번 행사에서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는 단순한 기술 홍보 수준을 넘어 글로벌 빅파마와의 공동 연구, 사업 모델 고도화,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전략을 다각도로 펼치며 높아진 위상을 증명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바이오 USA는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에서 '사명이 이끄는 혁신(Driven by Purpose)'을 주제로 열렸으며,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2만 명 이상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국은 주최국인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약 1200명의 전문 인력을 파견했으며, 참가 기업 수만 약 350개사에 달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행사 사상 최초로 한국 바이오산업을 단독 조명하는 공식 세션인 '코리아 라이징(Korea Rising)'이 신설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단순한 제조·생산 중심 국가가 아니라 혁신 신약과 플랫폼 기술을 창출하는 바이오 허브로 집중 조명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의 생물보안법 추진으로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진 가운데, 안전한 대체 파트너를 찾는 글로벌 바이어들이 한국 기업 부스로 대거 몰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연구(CRO)부터 생산(CMO)까지 아우르는 'CRDMO' 역량을 강조하며 행사 기간에만 90건이 넘는 사전 예약 미팅을 소화했다. 존 림 대표는 간담회를 통해 미국 록빌 공장과 인천 송도 6공장 증설, 그리고 오는 3분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세일즈 오피스 신설로 이어지는 글로벌 3대 축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고객사 개발 초기 단계부터 자체 플랫폼 기술을 제공해 장기 고객으로 확보하는 '얼리 락인(Early Lock-in)' 전략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후발 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 제1공장의 의약품 생산시스템 구축 완료 시점을 올해 말로 당초 계획보다 6개월가량 앞당기며 상업생산 레퍼런스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미국 시러큐스 공장과의 '듀얼 사이트' 전략 및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 역량을 집중 홍보해 연내 대형 상업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전문 기업을 넘어 차세대 신약 개발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AI 기반 신규 타깃 발굴과 차세대 다중항체 설계 기술을 선보인 셀트리온 부스에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2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가며 역대 최대 규모의 파트너링 실적을 올렸다. SK바이오팜 역시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 인실리코 메디슨과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최대 4조원 규모의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중소 바이오텍과 벤처 기업들의 성과도 이어졌다. 알테오젠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과 관련해 단일 품목 계약을 넘어 복수 파이프라인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추가 기술수출 계약 가능성을 시사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사노피 기술이전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중심으로 글로벌 빅파마들과 추가 협력을 논의했다.
이외에도 아리바이오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추가 파트너십 확대를 타진했으며, 뉴로핏(영상 바이오마커 기술), 이노크라스(유전체 분석 기술) 등 진단 및 데이터 분석 기반 기업들도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연쇄 미팅을 통해 외연을 넓혔다.
K-바이오가 글로벌 주류로 안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비즈니스 미팅 건수가 실제 기술수출이나 최종 계약 금액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엄격한 후속 검증 관문을 넘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국내 다수 기업이 전임상이나 임상 1상 단계의 파이프라인에 편중되어 있어, 글로벌 빅파마들이 선호하는 임상 2·3상 단계의 후기 파이프라인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기 임상 데이터와 상업화 가능성을 입증해야 투자를 끌어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K-바이오의 가능성을 확인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우리 기술이 실제 공동 연구과 상업 수주 등의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 정부의 정책적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