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하린 기자]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기자회견 태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홍 감독은 29일(한국 시각) 새벽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해 주시고 언제나 대표팀을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오늘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했던 결과를 끝내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표팀 감독 자리를 내려놓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1분 40초짜리 입장문을 읽은 뒤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자리를 떴다. 성적 부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진정성 있는 사과도 없었다.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쏟아진 이유다. 특히 '일방 사퇴 통보' 후 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기자회견장을 퇴장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홍 감독의 사퇴 기자회견을 본 누리꾼들은 "마지막에 떠나는 모습까지 뻔뻔하네 진짜. 저거 어떻게 좀 해봐라(whdg****)" "전혀 반성하는 표정과 태도가 아니다. 심지어 웃음기를 띄고 있다. 마지막엔 바지에 손 넣고 나간다(rkda****)" "주머니에 손 꽂고 웃으면서 대본 읽고 나가는데 역하다(qwas****)" "저X은 뭐가 저리 당당하나. 입으로 죄송하다면서 전혀 미안한 마음을 느낄 수 없다(21ha****)"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사퇴 기자회견을 본 스포츠 전문가들도 혀를 내둘렀다. 스포츠 캐스터 박종윤은 이날 유튜브 채널 '이스타 TV'에서 "이건 기자회견이 아니라 입장문 발표"라면서 "워딩(표현)과 표정, 전달 형태가 너무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이주헌 축구 해설위원도 "써온 입장문을 그냥 쭉 읽는데 아무렇지 않게 '사임합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도 같은 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홍 감독은 (사퇴) 할 수밖에 없었고, 내용적으로 스스로 물러나는 형식을 취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 혹은 지켜보신 많은 분이 답답해한 것 같다"며 "억지로 사과하는 듯한 느낌, 난 그렇게 큰 잘못 없는데 하라고 하니까 할게. 이런 느낌을 준다"고 평가했다.
앞서 홍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이번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로 조 3위에 그쳤다. 홍 감독은 남아공전에서 0-1로 지고 있었음에도 수비 위주의 전략만을 고집하다 결국 패했다. 자력으로 32강 진출에 실패했고,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다른 조 결과를 기다리다 결국 탈락이 최종 확정됐다. 홍 감독과 대표팀 본진은 오는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조기 귀국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