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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하>] 한국 증시 MSCI 지수 편입 '좌절'…남은 과제는
입력: 2026.06.28 00:03 / 수정: 2026.06.28 00:03

원화 역외 결제·외환 유동성 여전히 관건
공매도·영문공시·결제 인프라 개선 숙제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또다시 불발됐다. /더팩트 DB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또다시 불발됐다. /더팩트 DB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김정산 기자]

◆ MSCI 선진지수 편입, 왜 또 불발됐나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또 불발됐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결정이 나온 건가요?

-네, 정확히는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 이른바 워치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MSCI는 최근 발표한 연례 시장분류 리뷰에서 한국을 기존과 같이 신흥국 지수에 남겨뒀습니다. 한국은 경제 규모나 증시 덩치만 놓고 보면 이미 선진국 지수 후보로 거론될 만한 시장입니다. 하지만 MSCI가 보는 핵심은 시장 접근성입니다. 글로벌 기관투자가가 한국 주식을 사고팔고, 환전하고, 결제하는 과정에서 불편이 남아 있다는 판단이 이번에도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러면 주가나 시가총액 문제가 아니라 제도 문제에 가깝다고 봐야겠네요.

-맞습니다. MSCI는 단순히 한 나라 증시가 얼마나 올랐는지, 대형주가 얼마나 많은지만 보지 않습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현장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지, 외환을 얼마나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는지, 공매도나 주식대차, 결제 인프라가 글로벌 기준에 맞는지를 봅니다. 한국 증시가 올해 들어 강한 상승세를 보였더라도, 외국계 장기 자금 입장에서는 제도와 인프라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MSCI는 한국을 기존과 같이 신흥국 지수에 남겨뒀다. /더팩트 DB
MSCI는 한국을 기존과 같이 신흥국 지수에 남겨뒀다. /더팩트 DB

◆ 외환시장 문턱 낮췄는데…원화·결제 인프라가 관건

-정부가 외환시장 개방을 계속 추진해왔는데도 가장 큰 쟁점은 여전히 원화였죠?

-네, MSCI가 가장 분명하게 지적한 부분도 원화입니다. 한국은 외환시장 마감 시간을 연장했고,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도 허용했습니다. 24시간 거래 체계 도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MSCI는 아직 원화가 역외에서 실물 결제되는 통화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쉽게 말해 해외에서 원화를 자유롭게 주고받으며 결제하는 구조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거래 시간이 길어졌는데도 부족하다고 본 이유는 뭘까요?

-거래 시간이 늘어난 것과 실제 유동성이 충분한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MSCI는 연장된 거래 시간대의 원화 유동성이 선진시장 수준의 촘촘한 체결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글로벌 인덱스펀드는 지수 변경이나 리밸런싱 때 대규모로 주식과 외환을 동시에 처리해야 합니다. 이때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가격으로 환전이 어렵다면 운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제나 투자자 등록 문제도 함께 거론됐죠?

-그렇습니다. 한국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고 법인식별기호, LEI 체계로 전환했습니다. 다만 기존 제도와 새 제도가 함께 작동하는 과정에서 실무상 마찰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결제도 여전히 투자자별 ID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옴니버스 계좌나 일시 대월 같은 글로벌 관행의 실제 활용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제도는 바뀌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편의성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 공매도 재개됐지만…내년 재도전 가능성은

-공매도는 재개됐는데도 평가가 박했나요?

-재개 자체는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MSCI는 공매도가 허용됐더라도 새로 도입된 감시·규제 체계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이 상당한 운영 부담과 준법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봤습니다.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공매도를 열어두는 것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가 예측 가능한 규칙 안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도가 존재하는 단계와 제도가 안정적으로 쓰이는 단계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다음 기회는 언제인가요?

-MSCI 시장분류 리뷰는 매년 6월 진행됩니다. 한국이 내년 6월 리뷰에서 관찰대상국에 오르면 선진국 지수 편입 논의가 다시 본격화될 수 있습니다. 다만 관찰대상국에 오른다고 곧바로 지수에 편입되는 것은 아닙니다. 통상 일정 기간 시장 참가자 평가를 거쳐야 하고, 실제 지수 반영까지는 추가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장에서는 가장 빠른 경우에도 실제 선진국 지수 반영 시점이 2029년 안팎으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정부 입장은 어떤가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MSCI도 한국의 외환·자본시장 선진화 노력과 성과를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일부 과제는 제도 개선이 진행 중이고, 이미 완료된 과제도 시장에서 효과를 체감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당국은 해외 주요 투자자와의 정례 소통 채널을 가동해 개선 과제의 실제 활용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핵심은 제도 발표보다 실행력이겠군요.

-그렇습니다. 이번 불발은 한국 증시의 체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라기보다, 글로벌 투자자가 불편 없이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시장인지에 대한 검증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원화 역외 결제, 24시간 외환시장 유동성, 영문공시 확대, 결제 관행 정착, 공매도 제도 안정성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입니다. 한국 증시가 신흥국 꼬리표를 떼려면 제도 개선을 넘어 실제 거래 현장에서 불편이 줄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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