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남편들' 진선규, 아쉬움도 품은 긍정…"사람이 남았다"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6.06.27 10:00 / 수정: 2026.06.27 10:00
'극한직업' 공명과 9년 만의 코미디로 재회
전남편 충식 役…액션도 소화
배우 진선규가 <더팩트>와 만나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남편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진선규가 <더팩트>와 만나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남편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코미디는 어렵다. 누군가에게는 웃음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진선규 역시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남편들'을 향한 엇갈린 반응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대신 그는 작품이 남긴 사람들과 추억을 더 소중하게 기억했다.

진선규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새 영화 '남편들'(감독 박규태) 공개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전남편이자 마약반의 에이스 형사 충식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9일 공개된 '남편들'은 범죄 조직에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얼떨결에 힘을 합친 전남편과 현남편의 예측불허 구출 작전을 그린 코미디 액션 영화다.

작품은 영화 '육사오'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던 박규태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과 영화 '극한직업'으로 호흡을 맞췄던 진선규와 공명의 재회라는 점에서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다수의 코미디 장르가 그렇듯 대중의 평가는 언제나 냉정하고 다양하기 마련이다. '남편들' 역시 배우들의 호연은 호평을 받았지만, 재미에 있어 호불호가 나뉘며 혹평도 적지 않았다.

이에 진선규는 "사실 코미디라는 게 모두에게 공유되기 어려운 작업이지 않나. 일반적인 장르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힘이 있지만, 코미디는 각자의 취향이 너무 극명하다 보니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물론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촬영할 때 저희끼리는 너무 웃으면서 재밌게 찍었었다. 그래도 주변 분들이 재밌게 잘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려와 부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전작 '아마존 활명수'에 이어 대중에게 각인된 '검증된 조합'으로 다시 묶이는 것에 대한 시선도 잘 알고 있었다. 한국 코미디 영화의 한 획을 그은 '극한직업'이라는 거대한 기준선도 늘 그를 따라다닌다.

진선규는 "당연히 비교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내게 기준점이라는 게 생기니까 불호가 있을 수 있다는 것도 감안했다. 다만 '그 작품보다 더 잘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이 이야기에 맞는 스타일과 그림을 잘 공유하자는 마음이 컸다"며 "대신 '극한직업'처럼 모두에게 통하는 코미디를 했다는 게 새삼 자랑스럽고 어마어마한 일이었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고 전했다.

"비록 아쉬운 평가가 있더라도 안 되는 걸 억지로 하지 않고 좋은 배우들과 매 장면을 진심으로 행복하게 만들었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배우 진선규가 <더팩트>와 만나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남편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진선규가 <더팩트>와 만나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남편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진선규가 맡은 충식은 여러 명을 한 번에 제압하는 수갑체포술을 가진 촉 좋은 형사지만, 일상에서는 고소공포증에 피도 무서워하는 허당이다. 무엇보다 딸 앞에서는 꼼짝 못 하는 '딸바보'다. 진선규는 이러한 외강내유 캐릭터에서 자신의 실제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전문적인 모습과 사생활 속 모습이 상충하는 부분이 참 비슷했다. 나 또한 아이를 대할 때는 내 실제 모습을 많이 빗대서 표현했다"며 "캐릭터가 주는 사람 냄새와 유쾌함에 끌려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쉽게 상상이 됐고 대사도 입에 달라붙었다"고 돌이켰다.

다만 캐릭터를 표헌하는 '수갑체포술'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는 반응도 있었다. 배우로서는 공을 들여 연습했지만 제대로 담기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진선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느리게 하면 그 맛이 잘 안 살더라. 우리는 드라마적이 상상력을 가미해서 속도감을 붙여야 했고 빠르게 지나가다 보니 두드러지게 담기진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탄생한 깜짝 애드리브 비하인드도 전했다. 극 중 전소민과의 묘한 기류를 풍기는 키스신 실루엣 장면에 대해 그는 "현장 애드리브였다"고 고백했다.

"장면을 조금 더 살리기 위해 대사를 바꾸다가 '아직도 좋아하냐?'라고 툭 스타트를 걸었는데 감독님이 너무 재밌어하셨어요. 소민 씨에게 슬쩍 제안했더니 단번에 좋다고 해서 만들어진 장면이죠. 소민 씨는 예능에서의 독특한 모습만 보다가 연기 호흡은 처음 맞췄는데 진짜 '새삼 원래 멋진 배우였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은 분량도 완벽하게 준비해 와서 감동했습니다."

배우 진선규가 <더팩트>와 만나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남편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진선규가 <더팩트>와 만나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남편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전소민뿐만 아니다. 인터뷰 내내 진선규는 자신보다 함께 호흡을 맞춘 동료 배우들의 공을 치하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가 털어놓은 현장 비하인드에서는 배우들을 향한 깊은 애정과 신뢰가 묻어났다.

먼저 '극한직업' 이후 다시 코미디로 만난 공명에 대해서는 "마냥 막내가 아니구나, 자기 입지를 탄탄히 다진 듬직한 배우가 됐다는 걸 느꼈다"며 "평소에 내게 엄청 깐족거리는데 그럴 때면 나 또한 진짜 욱해서 편하게 말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친동생 같은 존재"라며 각별함을 드러냈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낸 윤경호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진선규는 "난 말주변이 없어서 이야기하다 보면 기독교 방송처럼 진지해진다. 반면 경호는 말을 너무 재밌게 해서 부러울 정도였다"며 "밤샘 촬영일 때도 다들 경호 쪽으로만 모이더라. 배우들이 다 모여서 촬영하는 창고 장면이었는데 일부는 촬영하고 일부는 경호 곁에 모여 있었다. 그러다 조용할 때는 경호가 촬영 갔을 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자신을 수동적인 편이라 정의한 진선규는 스마트한 김지석 덕분에 현장에서 큰 의지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랑 공명은 쫄랑거리고 있으면 지석이는 저희를 웃으며 쳐다보다 중심을 잡아줬다. 나중에는 밥집에 가서도 '지석아 뭐 시킬까?' 물어볼 정도로 의지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주연 배우로서 극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아직 누구를 이끈다는 게 부족한데 그런 말을 들으니 '그런가?' 싶고 묘하다"는 그다. 여전히 겸손한 진선규는 "주연배우로서 극을 이끈다는 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저 작품을 너무 애정했기에 잘 만들어내고 싶었던 마음뿐이었다"고 밝혔다.

배우 진선규가 <더팩트>와 만나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남편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진선규가 <더팩트>와 만나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남편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연기 외적인 일상으로 화제를 돌리자 진선규는 소탈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총동문회장이라는 무거운 감투를 쓰게 된 그는 "정말 저와 어울리지 않는 감투라 빨리 넘겨주고 싶다"면서도 "흩어져 있는 예술인 동문들을 한곳으로 모으는 스타트 단계라 열심히 조율 중"이라는 근황을 전했다.

최근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아내 박보경을 향한 애정 어린 면모도 빼놓지 않았다. 진선규는 "보경이가 다시 자기 일을 하면서 너무 행복해하니까 보는 나도 기분이 좋다"며 "전날 연습할 때 대사 맞춰주는 시간도 뿌듯하다. 아내가 촬영 갈 때 제가 아이들 라이딩 다 해주면 되니까 앞으로도 더 많이 자신의 활동을 해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유쾌한 코미디로 대중을 찾았던 진선규는 오는 10월, 전혀 다른 얼굴로 안방극장을 찾아올 예정이다. 차기작인 tvN '100일의 거짓말'에서 일제강점기 속 강렬한 악인을 맡아 또 한 번의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오랜만에 좋은 쪽이 아니라 나쁜 선에 서 있는 인물을 연기하게 됐어요. 일본어 대사도 열심히 준비하며 촬영 중입니다. 이렇게 밝은 작품을 하다가도 거친 작품을 하고 또 아이들도 볼 수 있는 TV 방송을 하며 끊임없이 변화를 주는 것 자체가 제 연기 인생의 가장 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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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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