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울산·부산 공장 통합…배전 전초기지 가동
배전사업 부문 매출 비중, 2030년 30%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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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일렉트릭이 지난 25일 청북도 청주시에 조성한 배전기기 생산 거점 '청주 배전캠퍼스'를 공개했다. /HD현대일렉트릭 |
[더팩트|우지수 기자] HD현대일렉트릭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등 고품질 전력 수요처 확대에 대응해 충청북도 청주시에 조성한 배전기기 생산 거점 '청주 배전캠퍼스'를 공개했다.
지난 25일 이창호 배전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청주 배전캠퍼스 기자간담회에서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면서 배전기기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AI 경쟁이 격화하며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 등 빅테크 4사의 올해 설비투자는 7250억달러(약 10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30년 2024년의 약 2배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팹 투자에 나서며 전력 확보가 가동에 필요한 조건이 됐다.
전력 인프라의 무게중심은 발전·송전 등 상위 계통을 넘어 전기를 실제 사용하는 곳과 가까운 배전으로 옮겨가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팹은 전력을 대량으로 쓰면서 순간 전압 변동이나 정전을 견디지 못해 마지막 단계에서 전기를 안전하게 나눠주는 배전기기가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한 동에는 배전변압기와 배전반·차단기가 층층이 들어가 증설이 곧 배전기기 물량 확대로 이어진다. 이 부사장은 "전력 수요는 초고압에서 시작해 배전까지 내려온다"며 "다음 파도는 배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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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호 부사장이 회사 배전사업의 비전에 대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청주=우지수 기자 |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는 글로벌 배전기기 시장이 지난 2025년 1202억9000만달러에서 2034년 2032억3000만달러로 연평균 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데이터센터 비중은 지난해 10% 미만에서 올해 15~20%까지 확대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이 부사장은 데이터센터 시장을 '서부 개척 시대 골드러시'에 빗댔다. 그는 "해외에서는 데이터센터를 빨리 지어 빨리 돌리는 사업자가 시장을 선점하는 분위기"라며 "전기 산업은 보수적이지만 검증을 거친 새 공급자에게 기회가 열리는 공급망 재편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청주 배전캠퍼스 생산 라인에서는 작업자 대신 자율주행 물류로봇(AMR)이 부품을 실어 나르고, 로봇 팔이 진공차단기를 조립한 뒤 비전 카메라가 외관을 검사하고 있었다. 8만볼트를 1분간 흘려보내 절연 성능을 확인하는 시험도 자동으로 진행됐다. 한 라인에서 사양이 다른 제품이 잇따라 흘러가며 다품종 소량 생산에 대응했다.
청주 캠퍼스는 이 수요를 겨냥한 전초기지다. 8만5420㎡(약 2만5000평) 규모로 1단계 중저압차단기 신공장에 1161억원이 투입됐다. 이곳에서 만드는 중저압차단기는 전기에 이상이 생기면 회로를 끊어 설비를 보호하는 장치다. 대형 건물·플랜트용 기중차단기(ACB)와 진공차단기(VCB)부터 주택·빌딩용 배선용차단기(MCCB)까지 5만여종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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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 내에서 자율주행 물류로봇(AMR)이 생산라인 사이로 자재를 옮기는 자동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
이 공장은 지난해 12월 본격 가동에 들어갔으며 안성·울산·부산에 흩어져 있던 생산·설계·물류 시스템을 통합했다. 자동화율은 기존 70%에서 94%로 높아졌고 생산능력은 연 500만대에서 850만대로 늘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이를 1300만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 부사장은 납기와 패키지 공급을 청주 배전캠퍼스의 경쟁력으로 들었다. 그는 "글로벌 톱티어 경쟁사가 1년 넘게 걸리는 38kV급 진공차단기를 절반 이하 납기로 제시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데이터센터형 계약을 3건 정도 했다"고 말했다. 초고압 전력기기와 배전기기를 묶어 공급하는 원스톱 역량도 강점으로 꼽았다.
데이터센터의 차세대 AI 칩은 전력 소모가 커 전력을 효율적으로 쓰는 직류(DC) 배전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류를 직류로 바꿀 때 생기는 손실을 줄일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HBM을 탑재한 AI 가속기가 이런 고전력 칩의 대표 사례다. 이 부사장은 "기중차단기부터 배선용차단기까지 DC 라인업과 인증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15% 내외인 배전 매출 비중은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AI 관련 매출은 내년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청주에서 만든 배전기기는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생산라인에도 공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전력기기 못지않게 포트폴리오를 굳건히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index@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