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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통행료' 변수 부상…셈법 복잡해진 해운업계
입력: 2026.06.23 10:53 / 수정: 2026.06.23 10:53

美·이란, 종전 협상 중 나란히 통행료 카드 만지작
운임·보험료 부담 확대 우려…중동 항로 불확실성 여전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협정에 들어섰으나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가능성을 내비치며 해운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협정에 들어섰으나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가능성을 내비치며 해운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AP·뉴시스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합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은 여전하다. 양국이 나란히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해운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운임 상승도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최근 스위스에서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후속 협상에 돌입했다. 협정에는 이란이 60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의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실제 협정 체결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대기하던 한국 선박 일부도 항행을 재개했다. 지난 22일 외신과 정부에 따르면 한국 선박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며 현재 해당 해협에 고립된 한국 선박은 22척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협정에 포함된 '60일 무상 통항' 조항이 향후 새로운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휴전 기간인 60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60일 이후에도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이 중동 국가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공한 서비스 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란이 통행료 부과 가능성을 시사해왔던 것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까지 비용 징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해운업계에서는 '자유항행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 역시 통행료 부과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은 최근 해운업계에 "모든 선박은 PGSA가 승인한 보험증권을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전달했다. 현재 해당 보험은 무료로 제공되지만 향후 보험 수수료를 부과할 권리를 보유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통행료 대신 보험료 또는 서비스 수수료 형태로 비용을 징수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해운업계는 향후 통행료 납부로 인한 연쇄적인 비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핵심 해상교통로다. 통행료가 현실화될 경우 운항 비용 증가뿐 아니라 선박보험료, 용선료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해운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납부로 인한 연쇄 비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HMM
해운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납부로 인한 연쇄 비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HMM

특히 중동 노선 비중이 높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석유제품 운반선, LNG 운반선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선사들이 늘어난 비용을 운임에 반영할 경우 화주 부담 확대와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미 호르무즈 해협(긴장 사태 이후) 해외 업계에서는 다른 루트를 살펴보고 있다고 알려졌다. 만일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한다면 해당 루트의 이용량이 기존 대비 20%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라며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 부과) 상황이 발생하면 화주와 해운사 간 추가 협의 또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에 현재 발이 묶인 한국 선박은 22척이다. 당초 호르무즈 해협 내 체류 중이던 한국 선박은 원유선 8척, 석유제품선 6척, 케미컬선 2척, 기타 화물선 8척 등 총 24척에 달했으나, 이 중 2척은 지난 22일 종전 합의 후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해당 선박은 한국 선사가 운용하지만, 한국인 선원이 승선하지는 않았고 목적지도 한국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해협 이탈을 추진 중인 HMM, 현대글로비스, 팬오션 등 선사들은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에 통항 승인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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