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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피' 축포 쏠 때 박스권 갇힌 코스닥…하반기 훈풍부나
입력: 2026.06.23 00:00 / 수정: 2026.06.23 00:00

올들어 코스피 앞자리 4번 바꾸는 동안 코스닥 부진
거래소, 하반기 코스닥 승강제 발표 예정


코스피가 꿈의 9000피 시대를 열며 질주하고 있지만 코스닥은 1000스닥이 무너지며 박스권에 갇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선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코스피가 꿈의 '9000피' 시대를 열며 질주하고 있지만 코스닥은 '1000스닥'이 무너지며 박스권에 갇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선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코스피가 꿈의 '9000피' 시대를 열며 축포를 쏘고 있지만 코스닥은 '1000스닥'이 무너지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이탈과 금리 인상 국면에서 코스피 대비 취약한 구조가 원인으로 제시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하반기 구체적 윤곽을 드러낼 '승강제'(세그먼트 분리) 정책과 국민성장펀드가 코스닥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9%(1.81포인트) 오른 968.40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코스피가 62.13포인트 급등한 것과 대조적으로 코스닥은 약세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앞자리를 네 차례 바꾸며 111.49% 상승했지만, 코스닥 상승률은 2.41%에 그쳤다.

코스피가 유례없는 활황을 기록하면서 코스닥 시장 소외가 심화하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장기 순매수 주체였던 개인 투자자금이 코스피 대형주에 쏠리면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부진을 두고 "단순히 낙폭과대 문제가 아니"라며 "개인은 연초 이후 코스피를 100조원 순매수했으나 코스닥은 4조원 순매도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빼앗긴 수급 복귀를 위해서는 현재의 대형주 랠리가 끝나야 한다는 것"이라며 "호수출과 호실적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코스닥의 순환매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이익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코스피의 올해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727조원, 코스닥은 10조원으로 코스닥 대비 코스피의 이익추정치 격차가 73배까지 벌어졌다. 시가총액은 코스피가 7200조원, 코스닥은 562조원으로 12.8배에 달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코스피를 놔두고 코스닥에 투자할 만한 유인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도 코스닥에는 부담이다. 신현송 총재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적절한 시기 인상 필요성을 공식화했다. 고PER,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금리 인상에 취약하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정부 정책 기대감으로 분위기가 반전될 거라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먼저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대규모 자금 유입이 기대 요소로 꼽힌다. 시장은 국민성장펀드가 코스닥 시장에서 비중이 높은 12개 첨단 전략 산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자금의 상당 부분을 비상장기업과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신규 자금 형태로 공급하도록 설계된 특성상 코스닥 상장사로의 자금 유입 통로가 될 거란 기대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9%(1.81포인트) 오른 968.40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9%(1.81포인트) 오른 968.40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은 그동안 코스피 대비 변동성과 유동성, 정보 비대칭 리스크는 높은 반면 연기금 비중은 낮은 시장으로 평가받았다. 정부는 현재 5조~6조원 수준인 코스닥 투자 규모를 중장기적으로 10조~20조원 이상으로 확대 유도해 연기금 비중을 구조적으로 늘리려 하고 있다. 정책 펀드 자금이 유입되면 코스닥 시장의 우량 성장 기업을 육성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코스닥 시장 개편 방안도 하반기 윤곽을 드러낸다. 한국거래소는 승강제(세그먼트 분리)의 구체적 방안을 9월 말 공개한다. 승강제는 코스닥 상장사를 프리미엄과 스탠다드 등 단계로 나누는 방안이다. 기존 코스닥 소속부 제도를 폐지하고 우량 혁신기업은 프리미엄 세그먼트로 올리며 부실위험 기업은 관리군으로 분리하는 사실상의 승강제 방식이다.

프리미엄이 우량기업을 끌어올리는 장치라면 관리군은 시장 신뢰를 떨어뜨리는 부실위험 기업을 떼어내는 장치다. 우량기업에 투자자금이 더 유입되도록 하고, 기업들의 가치 제고를 독려해 코스닥 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취지다. 동전주도 상장폐지 요건에 새롭게 포함시켰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자금 유입과 부실기업 퇴출에 속도를 내는 정책이 코스닥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란 의견이 나온다.

김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정책의 핵심은 수급과 성장, 신뢰를 개선하는 구조적 접근"이라며 "국민성장펀드는 상장 후보군을 육성해 상장 전후 성장에 필요한 장기 자금을 연결하는 사다리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정부는 연기금 투자 기준 개편과 코스닥 구조 개혁을 병행해 수급과 성장, 신뢰를 동시에 개선하려는 구조적 접근을 하고 있다"며 "구조개혁을 통해 코스닥의 고질적 문제였던 부실기업 퇴출 등을 강화해 기관이 들어올 수 있는 시장으로 바꾸는 정책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중심으로 한 이익 개선 기대가 코스닥 지수의 하방을 지지하는 가운데 7월 이후 세그먼트 분리 정책의 구체화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코스닥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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