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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 이어 신영도 각자대표 회귀…권한 줄어드는 증권사 CEO들
입력: 2026.06.22 13:00 / 수정: 2026.06.22 13:00

'한 지붕 두 사장' 체제…전문성·책임 경영 목적
CEO 권한 분산에 리더십 약화 비판도


신영증권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김대일(오른쪽부터)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앞서 6개월간 단독대표를 맡고 있던 금정호 대표와 함께 각자대를 맡는다. /신영증권
신영증권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김대일(오른쪽부터)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앞서 6개월간 단독대표를 맡고 있던 금정호 대표와 함께 각자대를 맡는다. /신영증권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 증권가에서 단독대표 체제를 포기하고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하는 사례가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내부통제 강화와 신속한 의사결정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류로 자리 잡았던 '원톱' 체제를 잇달아 포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권한이 축소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김대일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황성엽 전 사장이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이동한 후 유지하던 금정호 사장 단독대표 체제를 6개월 만에 종식했다. 기존 금 대표는 기업금융(IB) 부문을, 김 대표는 자산관리(WM)와 고객 솔루션 부문을 총괄할 예정이다.

신영증권 측은 각자대표 체제 전환 배경에 대해 부문별 전문성을 극대화하고 책임경영 체계를 강화해 성장 기반을 확대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각자대표 체제는 두 대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높이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 아래 WM과 IB 부문의 균형 성장을 통해 고객 가치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출범 후 단독대표 체제를 고수하던 NH투자증권 역시 최근 임원추천후보위원회(임추위)에서 신재욱, 배광수 대표를 각각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하면서 사업 부문을 쪼개는 사상 첫 각자대표 체제 도입을 공식화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증권사들이 잇따라 '투톱' 체제로 전환하는 배경으로 단순한 책임 회피를 넘어, 그간 선제적으로 체제를 바꾼 증권사들이 거둔 실질적인 학습 효과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은 각자대표 체제를 오랜 기간 이어온 대표적인 증권사로 꼽힌다. /더팩트 DB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은 각자대표 체제를 오랜 기간 이어온 대표적인 증권사로 꼽힌다. /더팩트 DB

대표적인 곳이 KB증권이다. KB증권은 지난 2016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통합 이후부터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해 왔다. 현재까지 이홍구, 강진두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등 영역별 전문 경영을 통해 자본시장 불황에도 균형 잡힌 실적을 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1분기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증권사 실적 1위에 오른 미래에셋증권 역시 이미 오랫동안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한 대표적인 하우스로 꼽힌다. 현 각자대표인 김미섭, 허선호 대표는 글로벌 비즈니스와 국내 자산관리 영역을 철저하게 독립시켜 성장은 물론 경영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런 성공 선례 이면에는 CEO의 전권 축소와 독박 책임 회피 등 복잡한 내부사정이 얽혀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겉으로는 부문별 전문성 강화를 표방하지만, 내막은 금융당국의 책무구조도 도입 등 한층 엄격해진 내부통제 압박 기조에서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수뇌부들의 생존 싸움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과거 원톱 체제에서 휘두르던 무소불위의 경영 전권이 반 토막 나면서 증권사 CEO들의 권한 분산이 불가피해졌다는 견해도 있다.

또한 증권사 내부에서는 '한 지붕 두 사장' 형태의 구조가 오히려 부문 간 장벽을 높이고 단독대표보다 CEO들의 장기적 리더십을 약화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사안마다 두 대표의 승인을 교차로 거쳐야 하거나 한쪽 사업 부문의 실적이 전체의 발목을 잡을 경우, 신속한 의사결정 체제가 흔들려 조직 내 주도권 싸움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책임 분산과 리스크 관련 방화벽을 두 겹으로 세워 경영 안정성을 높일 수 있으나, 역으로 CEO의 과감한 베팅 능력과 추진력은 위축될 수 있다"며 "권한 분산이 조직 안정으로 이어질지, 부서 간 소통 장벽과 주도권 갈등을 키우는 꼴이 될지 두 권한을 얼마나 매끄럽게 조율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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