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4E 샘플 공급 알리며 "리더십 각인 성공"
SK하이닉스도 뒤이어 고객사 공급…시장 선도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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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HBM4E 12단 제품이 지난달 29일 세계 최초로 글로벌 고객사에 출하되고 있다. /삼성전자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7세대 HBM4E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 왕좌 탈환에 시동을 걸자, SK하이닉스가 곧바로 HBM4E 샘플 공급 소식을 알리며 앞으로도 시장을 지속해서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진행된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주재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고객사별 HBM 공급 방안과 장기 계약 전략을 논의했다. HBM 리더십 회복에 속도를 내는 차원의 전략 논의다. 여기에서는 경쟁사를 밀어내고 시장 주도권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6·7세대 차세대 HBM 관련 논의 역시 중점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시장의 큰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지 못한 대가로 33년 만에 D램 시장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시장 초기 대응의 실패를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HBM 공급량을 전년 대비 크게 늘려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했고, 선행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전 부회장은 연신 "'삼성이 돌아왔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리더십 회복에 방점을 찍은 사건은 HBM4E 샘플을 가장 먼저 공급한 일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세계 최초로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의 핵심이 될 HBM4E 12단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전격 공급했다고 발표했다. 고객사는 엔비디아로 추정된다. 당시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개발 담당 부사장은 "HBM4 양산 성공(2월)에 이어 차세대 HBM4E 샘플 공급까지 차질 없이 완수하며 삼성전자의 독보적인 기술 리더십을 시장에 확실히 각인시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전자는 한발 앞선 샘플 공급뿐만 아니라 고객 일정에 맞춘 양산 공급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HBM4 양산 공급도 더욱 확대한다. 목표는 기술 초격차와 선제적인 생산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한 확실한 왕좌 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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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는 지난 18일 차세대 AI용 초고성능 D램 신제품인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했다고 18일 밝혔다. /SK하이닉스 |
이에 질세라 SK하이닉스도 지난 18일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했다고 알렸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축적해 온 HBM 선행 개발 역량과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HBM4E 12단 샘플을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며 "핵심 고객사들과 긴밀히 협업해 적기 양산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고객사들'이라는 표현이다. 엔비디아 외 복수의 고객에도 HBM4E 12단 샘플을 공급했다는 것이다. 이는 HBM 영역에서 더 검증된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읽힌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 총괄 사장은 "그동안 쌓아온 업계 최고의 기술 경쟁력과 양산 역량을 HBM4E 제품에서도 이어가, AI 혁신을 지속적으로 리드해 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 시장에서도 선두 자리를 쉽게 내주진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뛰어난 기술력과 함께, 높은 신뢰도를 기반으로 AI 빅테크들과의 협력망을 튼튼히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3박 4일의 방한 일정 동안, 재계 총수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과 황 CEO의 만남 이후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는 등 장기 협력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AI 산업 성장세를 고려한다면 차세대 HBM을 둘러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HBM5 목업(실물 모형)을 최초로 공개하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7세대 이후 계획이 있을 것"이라며 "차세대라고 말하고 있지만,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 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58%로 삼성전자(21%)를 크게 앞섰다. 다만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다. 전년 동기 점유율의 경우 SK하이닉스 69%, 삼성전자 13% 수준이었다.
rocky@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