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재봉쇄' 압박에 트럼프 "합의 불발 시 美가 통행료 부과" 맞불
  • 임영무 기자
  • 입력: 2026.06.21 08:14 / 수정: 2026.06.21 08:14
이란 혁명수비대 "호르무즈 봉쇄"… 레바논 교전 빌미로 압박
21일 스위스 ‘운명의 최종 협상’… 시장 "이란의 압박 카드 성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더팩트ㅣ임영무 기자] 미국과 이란이 군사작전 중단과 60일간의 협상을 골자로 한 잠정 합의(MOU)에 서명한 지 불과 나흘 만에 '세계 에너지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란이 레바논에서의 휴전 위반을 이유로 해협 재봉쇄를 선언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결렬 시 미국이 직접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다며 강력한 맞불을 놓았다.

현지시간 20일,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최근 체결된 전투 종결 양해각서(MOU)를 위반했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됐으니 어떠한 선박도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란 측이 문제 삼은 것은 지난 19일 발효된 레바논 휴전 이후에도 이어진 이스라엘군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의 무력 충돌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인 모흐베르는 SNS를 통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휴전이라는 합의 1항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합의가 단순한 종잇조각에 불과하다면 중동 에너지 공급 중단 상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양국이 17일 체결한 MOU에는 미국이 이란 주변 해상 봉쇄를 해제하는 대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의 안전하고 무상인 통항을 ‘60일에 한해’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미국 정부는 이란의 봉쇄 선언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즉각 반박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며 휴전 유지를 확신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 역시 이날 상선 55척이 해협을 통과해 170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정상 수송됐다며 국제 해상교통로의 안전을 계속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휴전 후 통행료 부과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동시에 강도 높은 역압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체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휴전 기간인 60일 동안은 물론 그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 가지 예외를 뒀다. 그는 "최종 합의가 타결되지 않는다면, 미국이 중동 국가들의 수호천사로서 제공한 서비스의 대가(과거·현재·미래 비용)를 보전받기 위해 미국에 의해, 미국을 위해 통행료가 부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이 통행료 카드로 위협하자, 오히려 협상 결렬 시 미국이 비용 보전 차원에서 통행료를 징수하겠다고 맞받아친 것이다.

이처럼 거친 설전이 오가는 와중에도 양국은 예정대로 21일부터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최종 합의를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다.

이번 협상에는 무게감 있는 인사들이 전면 배치된다. 이란 측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과 아바스 아락치 외무장관 등이, 미국 측에서는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란의 이번 재봉쇄 선언이 실제 군사적 차단으로 이어질 경우 국제 유가와 글로벌 해운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당장은 ‘협상력 제고를 위한 벼랑 끝 전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1일 시작되는 스위스 협상 테이블에서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권과 중동 평화 안착을 두고 어떤 타협점을 찾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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