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리뷰] '남편들', 넷플릭스+코미디 조합…또 쉽지 않네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6.06.19 10:00 / 수정: 2026.06.19 10:00
'환상의 라인업, 환장의 개그 코드'…방귀 및 일차원적 말장난의 반복
배우들의 케미는 강점…19일 전 세계 공개
넷플릭스 새 영화 남편들이 오는 19일 오후 5시 전 세계에 공개된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새 영화 '남편들'이 오는 19일 오후 5시 전 세계에 공개된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좋은 배우들이 모였다고 좋은 코미디가 되는 건 아니다. '남편들'은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진선규와 공명의 재회, 박규태 감독의 신작이라는 기대 요소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정작 가장 중요한 웃음을 잡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긴다.

넷플릭스 새 영화 '남편들'(감독 박규태)이 19일 오후 5시 전 세계에 공개됐다. 코미디 액션 장르를 표방한 영화는 범죄 조직에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얼떨결에 힘을 합친 전남편 충식(진선규 분)과 현남편 민석(공명 분)의 예측불허 구출 작전을 그린다.

절대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남편이 공조한다는 신선한 설정, 그리고 신·구세대 마약 조직 두목들의 대결 축을 더했다. 앞서 북으로 날아간 로또, 신 내린 건달, 절에 간 조폭 등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캐릭터들을 내세워 코미디를 보여준 박규태 감독다운 내용이다.

'남편들'은 전작 '육사오'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던 박규태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과 영화 '극한직업'으로 호흡을 맞췄던 진선규와 공명의 재회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윤경호 김지석 강한나 이다희 전소민이 가세했다.

실제로 배우들의 고군분투는 눈물겹다. 윤경호가 창고에서 마치 공포영화 귀신처럼 등장하는 신은 다가오는 모습만으로도 뜻밖의 웃음을 자아내고, 5kg 벌크업을 진행하는 김지석의 액션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진선규와 공명의 티키타카 역시 '극한직업'의 찰떡 호흡을 연상케 하며, 예능 '런닝맨' 등에서 이미 코믹 호흡을 검증받은 강한나 이다희 전소민의 시너지까지. 연기와 코믹을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배우들을 한 작품에 모았으니 박규태 감독이 스스로 "복 받았다"고 말할 만한 캐스팅이다.

넷플릭스 새 영화 남편들이 오는 19일 오후 5시 전 세계에 공개된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새 영화 '남편들'이 오는 19일 오후 5시 전 세계에 공개된다. /넷플릭스

문제는 이 화려한 배우들의 역량으로도 심폐소생하기 힘들 만큼 평면적인 각본에 있다.

영화는 시종일관 일차원적이고 시대착오적인 개그 코드를 반복한다. 생리현상인 방귀를 지속적으로 개그 소재로 삼는가 하면, '용강'과 '영광'을 활용한 유치한 이름 개그와 '살인미소'라며 진선규의 얼굴을 희화화하는 반복 연출은 실소를 자아낸다. 냉동창고에서 두 남편이 나누는 아재개그 역시 지나치게 뻔해 지루하다는 감상만 남긴다. 시청자가 예상하는 지점 그대로 흘러가는 개그는 놀라움도 신선함도 부족하다.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 과잉과 억지 설정이 더해지며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특히 민석이 갑작스럽게 개처럼 행동하며 괴력을 발휘하는 억지스러운 장면에서는 결국 정색하고 화면을 바라보게 만든다. 갈등의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해 단순하고 일차원적 표현으로 점철한 느낌이다. 개연성을 내려놓은 B급 코미디라면 그만큼 강력한 재미라도 있어야 하지만, 작품은 그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다.

극 중 "우리에겐 가족이 있으니까요"라며 던지는 메시지 역시 코미디 장르임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평면적이고 안일하다.

넷플릭스 새 영화 남편들이 오는 19일 오후 5시 전 세계에 공개된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새 영화 '남편들'이 오는 19일 오후 5시 전 세계에 공개된다. /넷플릭스

물론 코미디는 가장 만들기 어려운 장르 중 하나다. 대중의 개그 코드가 제각각인 데다 웃음의 기준 역시 다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영화 '와일드씽',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 등 웰메이드 B급 코미디 작품들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고려한다면 시청자들이 코미디 장르에 결코 박한 것은 아니다. 다만 문제는 얼마나 영리하게 웃음을 설계하느냐다. 다시 말해 코미디 역시 시대에 발맞춰 발전해야 하는데, '남편들'은 시대를 의심케 하는 수준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긴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닭강정' '캐셔로' '원더풀스' 등 오리지널 시리즈부터 '서울대작전' '크로스' '무도실무관' 등 영화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코미디 장르를 선보여왔다. 그러나 대다수가 흥행에 실패하거나 호불호가 갈리는 잔혹사를 겪었다.

직전 작품인 '원더풀스'는 그래도 휴먼 장르에 강한 유인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데다 최대훈 임성재 등 배우들의 역량으로 상대적으로 약했던 코미디를 어느 정도 메웠다. 반면 '남편들'은 배우들의 역량으로도 가리기 힘든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며 '넷플릭스 잔혹사'의 계보를 잇게 됐다.

시청자들은 이미 훨씬 많은 웃음을 경험했다. 방귀와 시대착오적인 말장난이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자만에 가깝다. 결국 '넷플릭스'와 '코미디'의 조합은 이번에도 쉽지 않은 숙제로 남을 듯하다.

'남편들'은 오는 19일 전 세계에 공개된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