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분 2년 새 매출 4.6% 감소 '역성장'
주가마저 부진한데 오너 연봉은 2년 새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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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제분이 역성장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주가마저 지지부진해 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최근에는 밀가루 공급 가격 담합 혐의로 수천억 원대 과징금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 2월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대한제분의 곰표 밀가루를 정리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 | 손원태 기자] 대한제분이 역성장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주가마저 지지부진해 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최근에는 6년간 밀가루 공급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수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아 재무 부담도 우려된다. 이처럼 회사가 실적이 정체되고 과징금 리스크에 놓였지만, 오너인 이건영 회장의 연봉은 2년 새 2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제분은 올해 1분기 매출(연결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3343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역시 절반 이상 급감한 70억원에 머물러 회사 매출과 수익 모두 뒷걸음질했다.
대한제분은 지난 2023년 연 매출 1조4415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한 후 성장세가 꺾인 모습이다. 2025년에는 매출이 1조3752억원으로, 2년 새 4.6% 감소했다.
대한제분은 1953년 11월 설립된 회사로, 제분 및 소맥분 생산과 판매를 주력으로 영위한다. 대표 브랜드 '곰표'로 밀가루와 튀김·부침가루를 중심으로 B2B(기업 간 거래)는 물론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영역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그러나 대한제분은 올해 1분기 수출액이 31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매출의 99% 이상을 국내 시장에 의존한다. 사업 구조상 내수 경기 변동에 취약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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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제분은 오너 3세인 이건영 회장이 2010년부터 17년째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오너 경영 15년간 회사 매출은 두 배 가까이 뛰었으나, 수익성은 후퇴했다. /더팩트DB |
◆ 오너 경영 16년…매출 뛰었으나 수익성은 후퇴
대한제분은 선대 회장인 고(故) 이종각 명예회장에 이어 장남이자 오너 3세인 이건영 회장이 2010년부터 16년째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1967년생 이건영 회장은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MBA를 밟았다. 이후 1996년 대한제분 상무이사로 입사했고, 2009년 부친이 경영에서 물러나 이듬해 대표이사직에 취임했다.
이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2010년 반려동물 사료업을 영위하는 '우리와'를 설립했고, 2012년에는 호텔신라의 베이커리 브랜드 '아티제'를 운영하는 '보나비'를 인수했다. 그러나 두 자회사 모두 현재는 극심한 재무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와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291%에 달했고, 보나비는 자본총계가 -100억원까지 떨어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본업인 대한제분도 이 회장 취임과 비교해 매출은 크게 뛰었으나, 수익성이 후퇴했다. 대한제분 연 매출은 이 회장 취임 직후인 2010년 7269억원에서 2025년 1조3752억원으로, 15년간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그러나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2010년 8.4%(608억원)에서 2025년 4.5%(623억원)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대한제분 지배구조는 올해 1분기 기준 디앤비컴퍼니가 지분 27.82%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개인 주주로는 이건영 회장이 7.01%의 지분율로 가장 많은 주식을 확보했다. 디앤비컴퍼니는 이 회장의 누나인 이혜영 하림장학재단 이사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 84.01%를 거느린 회사다.
디앤비컴퍼니는 지난 1970년 4월 설립됐다. 파스타나 와인 냉장고를 수입해 판매하거나 밀가루 조제품을 수출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디앤비컴퍼니를 포함한 대한제분의 오너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1.86% 정도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대한제분 소액주주 4573명의 지분율은 42.67%로 집계됐다. 양측의 지분율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회사 정관이나 주요 의사결정에 반영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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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제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4배로, 대표적인 저PBR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밀가루 공급 가격 담합 혐의로 179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아 재무 부담이 예상된다. /뉴시스 |
◆ 실적·주가 정체 속 오너·경영진 연봉은 올라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한제분은 주가마저 낮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한제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4배로, 대표적인 저PBR 기업에 해당한다. PBR은 회사가 가진 순자산 대비 주가가 얼마나 높게 형성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수치가 1배보다 낮다는 것은 현재 주가가 회사를 당장 청산했을 때의 장부상 가치보다 턱없이 낮게 평가돼 있음을 의미한다.
대한제분 최근 3년간 배당 성향도 10% 안팎에 그치면서 '짠물 배당'을 이어왔다. 배당금 총액은 △2023년 41억원(1주당 2500원) △2024년 58억원(1주당 3500원) △2025년 66억원(1주당 4000원)으로, 국내 상장사 평균 배당 성향인 20~30%와 비교해 낮게 형성됐다. 2024년 들어 배당 규모를 확대하기 시작했으나,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밀가루 가격 담합 조사로 수천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아 재무적 부담이 가중됐다.
공정위는 지난달 제분업체 7곳에 2019년 11월부터 6년간 밀가루 공급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혐의로 총 67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여파로 대한제분은 1793억원의 과징금 폭탄을 맞았고, 지난해 25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대한제분은 지난해 과징금을 대비해 944억원의 기타충당부채를 선반영했으나, 실제 부과된 과징금이 이를 크게 웃돌면서 추가적인 재무 부담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 같은 위기와 무관하게, 오너인 이건영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연봉은 10% 넘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한제분 이사회는 이 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됐다. 그중 사내이사 3명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약 22억1600만원으로, 전년(약 19억3000만원) 대비 약 14.8% 증가했다. 이 기간 이 회장 연봉도 전년 11억6300만원에서 13억1700만원으로, 13.2% 상승했다. 이 회장의 연봉은 회사가 역성장을 걷기 시작한 2년 전 11억500만원 대비 19.2% 올랐다.
주주들은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한제분 측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액면분할'과 '자사주 취득'을 제안했다. 대한제분도 유통 주식 수 확대를 위한 액면분할을 받아들였다. 보통주 1주를 10주로 나누는 것으로, 대한제분의 발행주식총수도 기존 169만 주에서 1690만 주로 늘게 됐다. 다만 자사주 취득 안건은 주총에서 부결됐다.
이와 관련, 본지는 대한제분 측에 주주가치 제고와 자사주 매입 여부 등을 질의했으나 별도 답변을 듣지 못했다.
tellme@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