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 편에 서라"…군인 딸 키운 아버지, 3명에 새 삶
  • 이다빈 기자
  • 입력: 2026.06.16 18:12 / 수정: 2026.06.16 18:12
강직하고 따뜻한 인품…간·신장 3명에게 기증
"자랑스런 아버지…가슴 속에 가르침 품고 살 것"
약자 편에 서야 한다고 가르치며 딸을 군인으로 키워낸 5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약자 편에 서야 한다"고 가르치며 딸을 군인으로 키워낸 5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약자 편에 서야 한다"고 가르치며 딸을 군인으로 키워낸 5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1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용섭(53) 씨는 강원 영월 출신으로, 건설업에 종사하며 성실하게 살아왔다. 옳지 않은 일에 소신 있게 목소리를 내는 강직함이 있었고, 힘이 없는 이들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마음을 베풀었다고 한다.

김 씨는 젊은 시절 경찰을 꿈꿨으나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외동딸 재경 씨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자라며 자연스레 제복을 입고 나라를 지키는 일을 선택했고, 현재 육군 제2군단 군사경찰단에서 9년 차 직업군인(중사)으로 복무 중이다.

생전에 김 씨는 딸을 '내 분신'이라고 부르며 자랑스러워 했다. 제복을 입은 딸에게 "약한 사람과 힘이 없는 사람의 편에 서야 한다. 군복은 아무나 입을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행동도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씨는 지난 2월20일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갑자기 흉통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후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면서 끝내 뇌사 상태에 빠졌다. 재경 씨는 김 씨가 평소 어려운 사람을 보며 도와주며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싶어 했기에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결국 김 씨는 지난 2월26일 고려대학교안암병원에서 간과 양측 신장을 기증해 3명에게 새 생명을 나누고 떠났다.

재경 씨는 "아버지는 늘 저를 자랑스러워하셨지만, 제게도 아버지는 가장 자랑스러운 분이었다"며 "제게 남겨주신 말씀과 가르침을 가슴에 품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겠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충성"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answeer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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