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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개방 임박…정유·석화 수급 정상화 기대감 ↑
입력: 2026.06.15 10:46 / 수정: 2026.06.15 10:46

트럼프 "이란과 합의 완료"…19일 서명 예고
셧다운 위기 넘겨도 수익 회복은 장기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평화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하면서 100여일간 막혔던 호르무즈 해협 빗장이 풀릴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니버설 위너호 모습.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평화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하면서 100여일간 막혔던 호르무즈 해협 빗장이 풀릴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니버설 위너호 모습. /뉴시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평화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하면서 100여일간 막혔던 호르무즈 해협 빗장이 풀릴 전망이다. 이에 원유와 나프타 조달난에 시달려온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수급 정상화 기대를 키우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합의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통행료 부과 없이 재개방되고 미국이 해상 봉쇄를 즉시 종료할 것이라며 전 세계 선박을 향해 다시 석유를 실어 나르라고 적었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평화협정에 공식 서명할 예정이다.

선언 직후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미 동부시간 14일 오후 6시 1분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80.80달러로 4.8% 내렸고 브렌트유 선물도 배럴당 83.89달러로 3.9%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해협 재개방이 현실화하면 중동산 원유 공급이 정상화되고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걷힐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말 중동 전쟁으로 해협이 막히자 정유업계는 원유 조달난을, 석화업계는 나프타 조달난을 겪었다. 나프타 가격은 2월 말 톤당 633달러에서 3월 말 1089달러로 한 달 새 72% 뛰었고 LG화학은 여수 2공장 가동을 멈췄다. 롯데케미칼은 감산에 들어갔고 여천NCC는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을 한때 55%까지 낮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이란과의 평화협정에 공식 서명할 예정이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이란과의 평화협정에 공식 서명할 예정이다. /AP·뉴시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는 사이 정부와 업계는 조달처를 넓혔다. 정부는 지난 5월 기준 평시 87% 수준의 대체 원유를 확보했고 나프타도 전쟁 이전 공급의 85~90%까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통령 중동 특사단은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과 협력해 연말까지 도입할 원유 2억7300만배럴과 나프타 210만톤을 따로 확보했다.

비중동산 도입이 늘면서 나프타 수입에서 미국산 비중은 전쟁 전 7위에서 24.7%로 1위에 올랐고 여천NCC 가동률도 65%까지 회복됐다. 해협이 열려도 당장 쏟아져 들어올 물량보다 항행 거리와 통항 복구에 걸리는 시간이 더 큰 변수라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봉쇄가 더 길어졌다면 정유·석화업계가 우려하던 공장 연쇄 셧다운과 공급망 영구 훼손으로 번질 수 있었던 만큼 일단 최악의 고비는 넘긴 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합의 자체가 아직 출발선이라는 점도 변수다. 미국과 이란은 서명 이후 60일간 제재 해제와 후속 조치를 놓고 추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만일 후속 협상이 틀어질 경우 가까스로 풀린 호르무즈 빗장이 다시 조여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합의가 가른 손익은 업종에 따라 갈린다. 정유업계는 셈법이 복잡하다. 상반기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에 국내 정유 4사는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6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상당 부분이 싸게 들여온 원유의 재고가치가 오른 데 따른 재고평가이익이다. 이번 유가 급락으로 해당 재고이익이 2분기에는 평가손실로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석화업계는 원유·나프타 가격 하락으로 원가 부담을 덜 수 있다. 호르무즈 통항이 풀리면 거래처 재고 확보 수요가 살아나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전쟁 변수가 걷히면 그동안 가려졌던 중국발 공급과잉이 다시 드러난다는 점은 부담이다. 한 석화업계 관계자는 "원료값 하락이 곧바로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석유화학 제품 수요 회복세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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