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이 직접 지정·해제 추진에 반대 청원 등장
국토부·서울시도 "행정 혼선" 우려
'장관이 토허구역 지정' 개정안도 본회의 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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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도지사 등 광역지방자치단체장으로 제한된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도 부여하는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자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서울 한남동 재개발 구역. /황준익 기자 |
[더팩트|황준익 기자] 시장, 도지사 등 광역지방자치단체장으로 제한된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도 부여하는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자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토부 조차 "행정 혼선이 우려된다"며 신중한 모습이다.
11일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9일 올라온 '도정법 개정안 재건축·재개발 권한을 중앙정부에 넘기지 마세요'에 관한 청원에 현재 100명이 찬성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30일 내 100명의 찬성을 받으면 검토 기간을 거처 공개된다. 이후 30일 이내 5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해 심사를 거치게 된다.
청원의 골자는 국토부 직권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강화하는 도정법 개정안에 반대 및 폐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명은 지난 1월 '정비구역 지정이 지체돼 정비사업의 시행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국토부 장관이 정비구역을 지정·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도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지난 4월 국토교통위원회에 상정돼 한 차례 논의를 거쳤다.
현행법상 정비구역의 지정 권한은 특별시장·광역시장 등 광역지방자치단체장에게 있다. 개정안은 정비구역 지정 권한이 광역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집중돼 있어 병목현상으로 인해 정비사업 추진이 지체되고 있다고 본다. 이에 국토부 장관이 정비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또 국토부 장관이 정비구역을 지정하는 경우 지방도시계획위원회 대신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청원자는 지방자치단체, 특히 서울시·구청의 권한을 크게 약화한다고 지적한다. 청원자는 "국토부가 서울의 수백 개 사업을 일률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행정 혼란과 오히려 사업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가 강제 지정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사업이 추진될 위험이 크다"며 "공급속도를 높이려면 구청으로 권한 이양과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같은 유연한 지역 주도 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도 개정안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개정안에 대한 국토교통위원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특별시·광역시장이 중첩적으로 정비구역 지정권한을 행사하면 행정 혼선으로 오히려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비구역 지정 이후에도 현행 정비구역 지정권자가 후속 인·허가를 다시 관리하는 인허가 체계를 고려할 때 권한 행사가 중첩돼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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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여권은 정부의 주택 정책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다만 국토부는 정비구역 지정권자가 지방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지체하는 경우 구청장 등이 국토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국토부 장관은 정비구역 지정권자에게 지방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서울시 역시 "정비구역의 지정 권한이 시·도지사에 집중돼 병목이 발생한다는 잘못된 지적에 근거하고 있어 입법의 실익이 없고 국토부 장관이 정비구역을 지정할 경우 오히려 정비사업이 지연되고 사업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반대했다.
조합원들도 사업 속도 지연을 우려한다.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장은 "정비구역 지정이 늦어지는 건 소유주 동의 절차에 긴 시간이 소요되는 게 가장 큰 이유"라며 "권한이 충돌하면 오히려 행정 절차가 복잡해져 조합원 간 갈등만 키우고 사업 추진 속도는 늦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현재 여권은 정부의 주택 정책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명은 지난해 9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시·도 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국가 개발사업이나 그 밖의 사유로 투기 우려가 있다고 국토부 장관이 인정하는 지역의 경우 예외적으로 국토부 장관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국토부도 "투기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 해 국토부 장관의 권한을 확대해 시도지사의 지정 권한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개정안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서울시는 주택공급 대책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며 "정부는 공공 주도, 서울시는 민간 주도 입장인데 정부의 권한이 확대되면 정비사업 조합에서는 결재권자가 더 늘어나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