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서 6000억원으로…급감한 제재 수위
은행권 안도, 피해자들 '솜방망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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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은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책임으로 금융당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지만, 당초 1조4000억원 규모였던 과징금은 재심사를 거쳐 6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감경됐다. /더팩트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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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정리=공미나 기자]
◆ 수조원 손실 부른 홍콩 ELS 사태
-홍콩 ELS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있는데요. 어떤 사건인지부터 설명해 주시죠.
-홍콩H지수 ELS 사태는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파생결합상품이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시작됐습니다. ELS는 특정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인데요. 문제는 홍콩H지수가 급락하면서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 상품이 속출했다는 점입니다. 손실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도 폭발적으로 커졌습니다.
-단순히 투자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면 시장 위험으로 볼 수도 있을 텐데, 왜 이렇게 큰 사회적 문제가 된 건가요?
-핵심은 판매 과정입니다. 금융당국 조사 결과 일부 은행에서 고령층 투자자에게 상품 구조와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가입했다는 민원이 쏟아졌고요. 결국 금융당국은 상당수 사례에서 불완전판매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 규모도 상당했다고요?
-그렇습니다. 홍콩 증시가 장기간 부진을 겪으면서 손실이 현실화됐고, 투자자들의 피해액도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났습니다. 특히 은행 창구를 통해 가입한 고령 투자자 비중이 높아 사회적 파장이 더욱 컸습니다.
◆ 4조원에서 6000억원으로…반토막 난 과징금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제재에 착수한 건가요?
-맞습니다. 금융감독원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 등 주요 판매 은행들에 대해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금융권에서는 역대급 제재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얼마나 큰 규모가 예상됐습니까?
-초기에는 4조원 안팎의 과징금 가능성까지 거론됐습니다. 이후 내부 검토 과정에서 2조원 수준으로 줄었고, 올해 초 금융위원회에 넘어간 안건은 약 1조4000억원 규모였습니다. 이 금액만으로도 금융권에서는 '사상 최대급 과징금'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어들었죠?
-네. 최근 열린 임시 제재심에서 금감원은 과징금 규모를 6000억원 수준으로 조정했습니다. 금융위에 보고됐던 1조4000억원과 비교해도 절반 이하이고, 최초 거론됐던 금액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감경입니다.
-갑자기 분위기가 바뀐 이유는 무엇입니까?
-결정적인 계기는 금융위원회의 재검토 요구였습니다. 금융위는 지난달 금감원이 제출한 제재안에 대해 사실관계와 법 적용 부분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라는 주문이 내려온 셈입니다.
-금감원은 어떤 방식으로 과징금을 낮춘 건가요?
-과징금 산정 기준 자체를 조정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위반 행위의 동기와 방법 등을 평가해 점수를 매기는데요. 기존에는 중간 수준으로 평가했던 항목들을 한 단계 낮은 수준으로 재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적용되는 부과 기준율도 내려가면서 최종 과징금 규모가 크게 줄었습니다.
-금감원이 이렇게 대폭 감경한 사례가 흔한 일인가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특히 금융권 전체에 부과되는 과징금 규모가 수천억원 단위로 줄어든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그만큼 당국 내부에서도 법적 부담과 정책적 파급효과를 상당히 고려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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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은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대한 제재를 추진했다. /더팩트DB |
◆ 은행은 안도, 소비자단체는 반발…논란은 현재진행형
-만약 원안대로 제재가 확정됐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대규모 행정소송 가능성이 거론됐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조 단위 과징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만큼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금융당국도 이런 부분을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권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일단은 안도하는 모습입니다. 물론 6000억원도 적은 금액은 아닙니다. 다만 당초 예상됐던 1조원대 이상의 부담과 비교하면 재무적 충격이 크게 줄었습니다. 실제로 일부 금융지주 주가도 과징금 감경 소식이 전해진 이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논란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겠네요?- 맞습니다.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수조원대 손실이 발생한 사안인데 과징금이 계속 줄어드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입니다. 반면 금융권에서는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종 결론은 언제 나옵니까?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이 남아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감경된 안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만, 추가 조정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회사 제재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 것인지는 앞으로도 계속 논란이 될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