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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 눈앞서 미끄러진 코스피…롤러코스터 장세 뚫고 고지 밟을까
입력: 2026.06.03 00:00 / 수정: 2026.06.03 00:00

2일 장중 8933.62 찍고 8503선까지 급락
외국인 6조6000억원 매도에도 8800선 사상 최고 마감


2일 코스피는 장중 8933.62까지 치솟으며 9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더팩트 DB
2일 코스피는 장중 8933.62까지 치솟으며 9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코스피가 장중 9000선에 바짝 다가섰지만 고지 점령에는 실패했다.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수급 여건과 주도주 흐름이 9000선 돌파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15%(13.11포인트) 오른 8801.49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8800선을 넘어섰다. 지수는 8883.19로 출발한 뒤 장 초반 8933.62까지 치솟으며 9000선까지 불과 66포인트가량만 남겼지만, 곧장 8503선까지 밀렸다. 이후 오후 들어 낙폭을 대부분 만회하며 강보합권으로 마감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9000선은 멀지 않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는 198.51포인트, 약 2.3%만 오르면 9000선에 닿는다. 장중 고점 기준으로는 0.8% 안팎의 추가 상승만으로도 '9000피'를 찍을 수 있는 거리였다. 다만 이날 장세는 지수 레벨보다 수급의 질이 관건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6조3000억원 넘게 순매수했고 기관도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외국인은 6조6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9000선 돌파 자체보다 안착 여부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장중 고점 경신은 인공지능(AI)·반도체 모멘텀과 개인 수급만으로도 가능하지만, 종가 기준 안착을 위해서는 외국인 매도 강도가 약해져야 한다는 해석이다. 이날 코스닥이 2.29% 하락한 1026.03에 그친 점도 지수 상승의 온기가 시장 전체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장세에 대해 "지금 시장은 실적, 매크로가 아닌 내러티브가 만들어 내는 멀티플 주도 국면"이라며 "멀티플 주도 장세에서는 실적 주도 장세보다 변동성이 큰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AI라는 성장 서사가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적 확인보다 기대가 먼저 반영되는 구간에서는 하루 안에서도 매수와 차익실현이 강하게 충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수급 쏠림을 단기 변수로 짚었다. 서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한국 시장 펀더멘털 문제라기보다 자산배분에 따른 한국 비중 증가와 반도체주의 기술적 과열권 진입 때문"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상품 쏠림은 장중 변동성 확대 요인"이라고 말했다. 장 초반 8900선 돌파 직후 8500선까지 밀린 흐름도 이 같은 레버리지 수급과 차익실현 매물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iM증권은 반도체 중심의 쏠림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할 경우 차익실현 매물 출회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장중에는 최근 폭등 업종에서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될 수 있겠으나 여타 업종으로 순환매가 확산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변동성 확대에도 상승 추세 자체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쪽에 무게를 뒀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과 반도체 쏠림 심화로 한국 주식시장의 일일 변동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전히 반도체 중심의 실적 모멘텀이 강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기 변동성을 기회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관건은 4일 장이다. 국내 증시는 3일 휴장한 뒤 4일 거래를 재개한다. 9000선까지 남은 거리가 크지 않은 만큼, 미국 기술주 강세와 엔비디아발 AI 모멘텀이 이어지면 장중 돌파 가능성은 열려 있다. 다만 종가 기준 안착은 별개의 문제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거나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다시 부담으로 작용하면 9000선은 또 한 번 저항선으로 남을 수 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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