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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레버리지 ETF' 전면전, 첫 주 성적표 까보니
입력: 2026.06.02 14:48 / 수정: 2026.06.02 14:48

반도체 '투톱' 국한된 단일종목 격돌
'변동률 2배' 장 마감 리밸런싱에 종가 왜곡 리스크도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 8곳은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만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2배 상장지수펀드 상품을 출시하고 시장 평가를 받고 있다. /더팩트 DB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 8곳은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만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2배 상장지수펀드 상품을 출시하고 시장 평가를 받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단일종목을 추종하는 신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동시다발적으로 출시한 가운데 일주일 만에 초반 기세를 잡은 승자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만 국한된 상품들만 출시돼 주가 흐름에 따라 운용사 간 판세는 물론 상품군별 희비가 시시각각 교차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27일 상장한 8개 자산운용사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인버스 포함) 16종의 출시 첫 주(5월 27일~6월 1일 종가 기준) 성적표를 분석한 결과,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동반 강세로 정방향 레버리지 상품들이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특히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인 SK하이닉스 추종 2배 레버리지 상품군은 상장 4일 만에 3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며 초반 흥행을 주도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혜 기대감에 주가가 최고 240만7000원까지 오르는 등 폭발적인 랠리를 이어간 결과다.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정방향 ETF 상품으로는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RIS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SOL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KIWOOM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1Q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등 7종목이 출시됐으며 이중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과 삼성자산운용(KODEX)의 상품이 30%가량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대형사 중심의 승자독식 판세를 보였다.

여기에 전날(1일) 삼성전자가 하루 만에 5.84% 급등하며 반격에 나서자 분위기는 또 다시 요동쳤다. 첫 주 한 자릿수 수익률에 그쳐 SK하이닉스 대비 고전하던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ETF 상품들은 전날 급등세에 일제히 두 자릿수 누적 수익률로 올라서면서 SK하이닉스 관련 상품군을 바짝 추격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추종 상품으로는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AC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RIS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SOL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PLUS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KIWOOM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1Q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등 8종목이 출시됐다. 이중 KB자산운용(RISE)과 삼성자산운용(KODEX)의 상품이 20% 안팎의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하락에 베팅하며 인버스 2배 상품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연이은 반도체 랠리 속에 고배를 마시며 손실을 떠안고 있다. 지난 1일 신한자산운용의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가 상장일(2만5원) 대비 28.19% 하락한 1만4365원까지 떨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인버스 상품을 출시한 한화자산운용의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도 전날 삼성전자의 폭등으로 20%대의 손실을 안게 됐다.

2일 장에서는 코스피가 이틀 연속 3%대 급등세를 마치고 장 초반 숨 고르기에 돌입하면서 정방향 종목들은 약세를, 인버스 종목들이 다시 강세를 띠고 있으나 상장일 주가 대비 벌어진 간극은 아직 좁히지 못하고 있다.

거래량만 놓고 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의 초반 열기는 증명된 모습이다. 같은 날 상장한 16개 종목의 순자산 총액은 상장 단 4거래일 만에 5조원을 돌파했으며 하루 거래대금만 수조원에 달할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어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자산운용사들이 판을 깐 레버리지 ETF 시장이 급증한 거래량만큼 실속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출시된 상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단 두 종목만을 추종하는 상품들로만 구성돼 다양성이 모자라고, 시장 초기 선점을 겨냥해 너도나도 총보수 연 0.09% 안팎으로 낮추는 치킨게임을 벌인 탓이다.

운용업계 내부에서도 마케팅 비용이나 TV, 인터넷, 유튜브 등 광고 비용 등을 빼고 나면 운용사 손에 쥐어지는 마진도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견해도 있다. 거래대금은 높지만, 운용보수가 기존 ETF들보다 낮게 출시됐기 때문에 출혈 경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지닌 구조적인 한계가 기초자산의 변동성을 오히려 키울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도 잇따른다. 레버리지 ETF는 매일 기초자산 변동률의 2배를 맞추기 위해 장 마감 직전 주식을 추가로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리밸런싱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코스피 내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고 해도 마감 직전 수천억원 규모의 레버리지 추종 자금이 한꺼번에 몰린다면 시장 전체의 불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위험과 고수익을 동반하는 단일종목 투자 수요를 국내 자본시장으로 흡수해 코스피 지수 전체를 급등시키는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면서도 "주가가 뚜렷한 방향성 없이 오르내리는 박스권 장세로 전환한다면 자산 가치가 복리로 깎여 나갈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단기 차익만을 노린 투기성 접근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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