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젠슨 황 만나 동맹 강화
정의선·구광모도 협력 확대 논의
![]() |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재계 총수들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기 위한 협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생태계가 아닌 독자적인 기술과 자본만으로는 미래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컴퓨텍스 2026에 참석할 예정이다. 컴퓨텍스는 대만무역발전협회와 타이베이컴퓨터연합이 주관하는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이며, 올해는 '인공지능(AI) 투게더'를 주제로 진행된다.
최 회장은 전 세계 IT·반도체 기업이 모이는 이번 행사에서 다양한 협력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 CEO는 행사 기간 중 열리는 엔비디아의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며 AI 인프라 전략과 차세대 AI 칩 등을 공개할 전망이다.
최 회장의 이번 일정은 단순한 행사 참석 이상의 의미라는 분석이 나온다.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가 더욱 심화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들어가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생산하고 있으며, 차세대 제품에서도 혁신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의 한 치킨집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
최 회장은 황 CEO와 지속해서 만나며 엔비디아와의 협력 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라의 한 한국식 호프집에서 이른바 '치맥 회동'을 갖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최 회장 외 다른 재계 총수들도 황 CEO와 만남을 이어가며 엔비디아 주도 AI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멤버라는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의 한 치킨집에서 이뤄진 두 사람과 황 CEO의 '깐부 회동'은 재계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정 회장은 조만간 황 CEO와 재회할 것으로 보인다. 컴퓨텍스·GTC 타이베이 일정을 마친 후 오는 5일쯤 한국을 찾는 황 CEO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두 사람은 미래 모빌리티·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사업 구상과 엔비디아의 AI 플랫폼을 결합하는 내용으로 동맹 확대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해외 출장 일정 탓에 이번 만남에서 함께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 회장의 최근 행보 역시 '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후 해외 출장을 통해 다른 글로벌 기업과의 접촉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달 21일 반도체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주요 고객사인 대만의 미디어텍 본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 |
|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4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피지컬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아비나브 굽타 스킬드AI 공동 창업자와 함께 휴머노이드 시연을 살펴보고 있다. /LG그룹 |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미래 성장의 기회를 다른 기업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찾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4월 말 방한한 '알파고 아버지'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겸 CEO를 비롯해 다양한 빅테크 수장들과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4월 초에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직접 찾아 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CEO와 로봇 지능 개발 기업 스킬드AI의 디팍 파탁, 아비나브 굽타 공동 창업자를 차례로 만났다. 이번 만남을 통해 구 회장은 LG의 AX 실행력을 높일 벤치마킹 요소, 협업 가능성 등을 모색했고 피지컬 AI 생태계가 산업 현장에 미칠 파급력도 점검했다.
구 회장은 이번 황 CEO 방한 때 엔비디아 측이 만남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계 총수 중 한 명으로도 거론된다. LG는 로봇과 전장, 스마트홈, 제조 AI 등 여러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접점이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황 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마케팅 수석이사는 지난 4월 말 LG트윈타워를 찾아 류재철 LG전자 사장 등 LG 경영진과 기술 협력 로드맵을 논의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홀로 대응하기 어려운 미래 산업 구조에서 동맹 확대는 생존의 필수 전략"이라며 "생태계 안에 들어가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 공급망을 관리하는 등 많은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rocky@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