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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얼마나 오를까…"매년 달라지는 산식, 원칙부터 세워야"
입력: 2026.05.30 00:00 / 수정: 2026.05.30 00:00

노동계 1만3070원 검토…경영계는 동결 기조 유지
공익위원 중재 반복…영·일 등은 전문가 중심 결정


지난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2차 전원회의에서 류기정 사용자 위원과 류기섭 근로자 위원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 뉴시스
지난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2차 전원회의에서 류기정 사용자 위원과 류기섭 근로자 위원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 뉴시스

[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민주노총이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시간당 1만3070원으로 잠정 결정하면서 올해도 노사 간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매년 반복되는 힘겨루기와 공익위원 중재 구조에서 벗어나 최저임금 결정 원칙부터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간당 약 1만3070원 수준을 검토 중이다. 올해 최저임금인 1만320원보다 26.6% 높은 수준으로, 문재인 정부 첫해 적용된 2018년 최저임금 인상률(16.4%)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반면 경영계는 동결 또는 최소 인상 입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노동계 요구안이 역대 최고 인상률보다도 높은 수준인 만큼 노사 간 간극을 좁히는데 진통이 예상된다.

올해 역시 노사 자율 합의보다는 공익위원이 제시하는 심의촉진구간(최종 협상을 위한 인상률 범위)을 중심으로 최종 결론이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일인 지난 3월 31일로부터 90일 이내인 6월 29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법정 심의 기한을 지킨 경우는 9차례에 불과하다. 노사 간 이견이 반복되면서 최종 결정이 공익위원 중재에 의존하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평가다.

문제는 어떤 지표를 얼마나 반영할지에 대한 명확한 원칙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2년간 공익위원들은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 취업자 증가율 등을 활용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해왔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공식 산식은 없어 사실상 해마다 다른 계산법이 적용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최저임금을 매년 다른 기준으로 결정하는 현재 구조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소모적 갈등을 줄이기 위한 결정 원칙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4월 10일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인근 인력시장. / 뉴시스
지난해 4월 10일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인근 인력시장. / 뉴시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은 적정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그때그때 협상과 타협에 의존하기보다 일관된 원칙에 따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권에 따라 사용자 측 또는 노동계에 무게가 실리는 구조가 지난 30년간 반복돼 왔다"며 "최종적으로 공익위원 판단에 의존하는 현재 방식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은 각종 사회보장급여와 고용보험 제도의 기준점 역할을 한다. 자본시장의 기준금리가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듯 최저임금 역시 노동시장과 복지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우리나라 최저임금위원회가 노·사·공익위원 27명으로 구성된 것과 달리 영국과 일본 등 주요국은 10명 안팎의 전문가 중심 위원회를 통해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등 운영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노사 대표 역시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 참여해 결정 과정의 객관성과 전문성에 대한 신뢰도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이미 EU(유럽연합)가 제시한 중위임금 대비 60%, 평균임금 대비 50% 기준을 웃돌고 있다"며 "전문성은 충분하지만 문제는 어떤 지표를 활용할지, 최저임금의 목적을 어디에 둘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외는 전문가들이 객관적 지표를 토대로 결론을 도출하고 노사는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며 "결정 과정 자체를 둘러싼 논란도 상대적으로 적다"고 부연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다음 달 4일 제3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노동계는 적용 확대를, 경영계는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을 주장하고 있어 최저임금 수준뿐 아니라 적용 범위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danjung63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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