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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온스글로벌, 합병 일정 미루고 간담회 카드…주주들은 '불신'
입력: 2026.05.29 11:03 / 수정: 2026.05.29 11:03

모회사 의견수렴 절차 뒤늦게 반영
액트 "합병비율 재산정은 미봉책…전면 철회해야"


휴온스글로벌은 지난 28일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 관련 주요사항보고서를 대거 정정 공시했다. /휴온스그룹
휴온스글로벌은 지난 28일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 관련 주요사항보고서를 대거 정정 공시했다. /휴온스그룹

[더팩트|윤정원 기자] 휴온스글로벌이 휴온스랩 합병을 둘러싼 주주 반발에 주주간담회와 임시주주총회 카드를 꺼내 들었다. 휴온스의 증권신고서 제출 일정까지 '추후'로 밀리면서, 소액주주들이 요구하는 합병 전면 철회와 회사 측 주주 설득 절차가 정면으로 맞붙는 모양새다.

◆ 주주 반발 커지자 일정 손질…신고서 제출도 '추후'로

이번 합병은 휴온스가 휴온스글로벌 자회사인 휴온스랩을 흡수하는 구조다. 존속회사는 휴온스, 소멸회사는 휴온스랩이다. 합병비율은 휴온스와 휴온스랩이 1대 0.4256893으로 정해졌다. 휴온스는 휴온스랩 주주들에게 현금 대신 휴온스 신주 382만5327주를 교부할 예정이다.

휴온스는 합병 목적을 바이오의약품 사업 확대와 연구개발 역량 강화로 설명하고 있다. 회사는 공시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견인할 신약 파이프라인의 부족"과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에 따른 매출 및 수익성 하방 압력 심화"를 구조적 한계로 언급했다. 이어 바이오의약품 밸류체인 구축과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공시 이후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합병 일정도 조정됐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 28일 정정 주요사항보고서를 내고 정정 사유로 "합병일정, 모회사 주주 의견 수렴 절차를 위한 일정 연기"를 명시했다. 기존 합병 일정에 없던 휴온스글로벌 주주 의견수렴 절차가 추가되면서 정정 계약서와 이사회의사록, 외부평가기관 평가의견서, 이사회의견서 등 첨부서류도 함께 수정됐다.

휴온스의 증권신고서 제출 일정도 함께 밀렸다. 휴온스는 당초 합병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2026년 5월 27일 공시 예정인 증권신고서를 참조하라고 안내했지만, 정정공시에서 이를 "추후" 공시 예정으로 바꿨다. 모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은 주주 의견수렴 절차를 새로 넣었고, 합병 당사자인 휴온스는 합병 관련 세부 자료 제출 시점을 늦춘 셈이다.

◆ 액트 "합병비율 재산정도 미봉책"…쟁점은 '전면 철회'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은 이번 합병을 단순한 사업 재편으로 보지 않고 있다. 휴온스랩이 비상장 바이오 연구개발 회사인 만큼 기술가치와 파이프라인 잠재력이 합병가액에 충분히 반영됐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휴온스글로벌 주주는 합병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직접적인 표결권이나 주식매수청구권도 행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의 이상목 대표는 "합병비율 재산정이나 외부평가 재실시 등의 조치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닌 미봉책에 불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소액주주들 입장에서는 합병 절차 자체를 전면 철회해야만 지주사 주주들에게 발생한 가치 훼손이 온전히 회복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주주연대 측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합병비율 논란이 아니라 제도 사각지대 문제로 보고 있다. 이상목 대표는 "자회사의 독자적인 중복상장에 대한 시장의 비판이 커지자 핵심 비상장 자회사를 이미 상장된 타 계열사에 흡수합병시키는 신종 우회 방식을 선택했다는 점이 핵심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주사 주주의 가치가 유출되는 행위임에도 현행 제도의 사각지대로 인해 거래소가 이를 합법이라며 우회상장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자본시장 제도의 큰 모순"이라고 짚었다.

◆ 간담회·임시주총 카드…의결 방식이 변수

휴온스글로벌은 오는 6월 4일 경기 성남시 판교아이스퀘어에서 주주간담회를 연다. 휴온스·휴온스랩 합병 결정 이후 검토한 내용을 설명하고 주주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다. 회사는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자회사 간 합병의 사업적 타당성과 추진 시점의 적절성 등을 검토해 왔다.

다만 특별위원회 구성과 판단 근거를 두고도 주주 측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특별위원회가 이번 합병이 모회사인 휴온스글로벌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하지만, 주주들은 위원회 구성 기준과 논의 과정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특별위원회가 어떠한 기준으로 구성됐는지 불투명하며, 핵심 이해당사자인 주주들은 논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며 "주주 그 누구도 동의하지 못하는 긍정적 효과의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휴온스글로벌은 오는 7월 3일 임시주주총회도 추진한다. 자회사 합병에 대한 주주 의견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특히 합병 관련 안건에 대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합병 당사자가 아닌 휴온스글로벌 주주에게 별도 의사 표시 기회를 주겠다는 점에서는 기존 공시 이후 한발 물러선 조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임시주총의 실효성은 의결 방식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주주 측은 단순한 의견 청취가 아니라 실제로 일반주주 의사가 합병 절차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나누어 보유하는 방식으로 개별 3% 룰을 이용해 의결권을 극대화하려 한다면 일반주주를 보호하려는 최근 상법 개정의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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