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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평행선 달린 카카오 노사…노조 "6월 파업 예정"
입력: 2026.05.28 00:02 / 수정: 2026.05.28 00:02

카카오 본사, 노동위 2차 조정 중지…쟁의권 확보
성과급·경영진 등 주요 쟁점서 이견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이 27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2차 임금협상 조정 중지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수원=최문정 기자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이 27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2차 임금협상 조정 중지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수원=최문정 기자

[더팩트ㅣ최문정 기자] 카카오 노조가 오는 6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2026년 임금협약 교섭 과정에서 갈등을 빚어 온 카카오 노사가 끝내 지방 노동위원회 2차 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28일 IT업계에 따르면,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7일 밤 11시경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 노조)와 카카오 본사의 임금협상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카카오 노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2차 조정회의를 진행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조정장을 나서며 "2026년 카카오 임금 협약은 최종 조정 중단됐다"며 "늦은 시간까지 애써주신 조정위원분들과 카카오를 응원해주시는 사용자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 지회는 화섬식품노조와 함께 이후 6월 파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파업투쟁 일정은 별도의 채널을 통해 말하겠다"고 예고했다. 카카오 본사에서 파업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 본사를 대표해 노조와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밟아온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조정장에 들어서고 있다. /수원=최문정 기자
카카오 본사를 대표해 노조와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밟아온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조정장에 들어서고 있다. /수원=최문정 기자

이날 사측을 대표해 협상을 이어오던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별다른 발언없이 조정장을 빠져나갔다.

앞서 카카오 노조는 올해 임금 교섭 과정에서 성과 보상 구조, 임금 인상률, 고용안정 등의 안건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노동위 조정을 넣었다. 조정 절차를 밟은 법인은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5개다.

카카오 노조는 앞서 조정에 참여한 5개 법인의 노조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5개 법인 모두에서 파업이 찬성으로 가결됐다. 본사를 제외한 4개 법인은 이미 조정 절차가 결렬돼 쟁의권을 확보했다. 본사 역시 이날 조정 절차 결렬로 쟁의권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조정에 참여했던 5개 법인 모두에서 파업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카카오 노조원들이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 앞 광장에서 열린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남=남윤호 기자
카카오 노조원들이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 앞 광장에서 열린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남=남윤호 기자

카카오 노사는 그동안 보상 체계와 고용 안정, 조직문화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왔다.

가장 먼저 보상체계의 경우, 임금 인상률과 더불어 1인당 500만원 상당의 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에 포함할 것인지를 두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대신 1년 근속한 직원에게 매년 500만원 상당의 RSU를 지급하고 있다. 사측은 성과급 재원에 RSU를 포함해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노조 측은 이는 별도라는 입장이다.

서 지회장은 RSU의 성과급 포함 여부를 논의했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서는 공유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수치로 접근한 부분은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노조는 카카오 경영진이 신뢰할 수 있는 대화 파트너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서 지회장은 " 카카오는 계속해서 경영쇄신의 혼란 속에 있는 상황"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해결이나 비전 제시 없이 앞으로 안정적으로 보상 구조를 가져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건 노사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문제이고,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존에 있던 문제점을 인정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다"고 강조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왼쪽 두 번째부터)과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가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경기도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 절차를 밟기 위해 조정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수원=최문정 기자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왼쪽 두 번째부터)과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가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경기도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 절차를 밟기 위해 조정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수원=최문정 기자

특히 노조 측은 최근 퇴사 의사를 밝힌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언급했다. 과거 토스뱅크 사장 등을 지낸 홍 CPO는 지난해 카카오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카카오톡의 기존 친구 목록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홈 화면과 같은 피드 형식의 '친구 탭'으로 바꾸는 방향의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한 인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CPO 조직 내 직장내 괴롭힘 의혹이 있었지만, 회사가 실질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비판을 이어왔다.

서 지회장은 "홍 CPO가 퇴진을 했지만, 어떤 해명이나 기존의 문제에 대한 언급없이 사라졌다"며 "카카오는 유독 경영진이 사라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 문제점이 구체적으로 해결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카카오는 여러 고용불안뿐만 아니라 근로감독도 진행 중"이라며 "근로감독 문제에 있어서도 명확히 어떤 것이 문제였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를 노동조합과 함께 이야기해서 개선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조 측은 6월 파업을 예고했지만, 대화의 창구는 열어놓겠다는 입장이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는 항상 대화를 하는 조직이었다"며 "대화로서 문제가 해결됐을 때 더욱 확실한 해결책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화의 창구는 언제나 열어두려 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리는 것으로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카카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동을 해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날 경기지노동위에서 진행된 2026년 임금교섭 관련 2차 조정회의 결과 노사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해 조정이 중지됐다"며 "회사는 조정 절차 이후에도 노동조합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 노조가 전면적인 파업에도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에 대한 전면적인 마비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가 부분 파업에 나섰을 당시에도 주요 서비스는 장애없이 제공됐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중장기적인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에 AI 모델을 결합해 탐색부터 실행으로 이어지는 '에이전틱 AI' 전환을 목표로 내걸었다.

jay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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