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의 월미도에서] '당찬캠프'·'정복캠프'…'대장동-코인' 이슈 격돌
  • 김형수 기자
  • 입력: 2026.05.28 11:33 / 수정: 2026.05.28 12:35
선거공보는 납세·전과 등 파악할 유용한 자료
'노블레스 오블리주' 추가해 선행도 공개되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왼쪽)와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빌딩에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당찬캠프·정복캠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왼쪽)와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빌딩에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당찬캠프·정복캠프

[더팩트ㅣ인천=김형수 선임기자] 야당이 힘을 쓰지 못하는 정국에서 민주주의의 작동 기제마저 위태로워 보인다. 거대 집권 여당의 기세가 자칫 국민의 정서적 양극화를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무소불위의 견제 없는 독점의 정치는 대부분 실패와 부패를 키우는 혹세무민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편향된 미디어의 선택적 정보를 다시 들여다보고 막바지 민심을 살필 때다.

그동안 진보·보수 진영 갈등은 상호 대립을 부추기며 한국 정치의 양극화를 고착시켜 왔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와 2017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2024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정당과 지지자들의 대립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사건들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사회집단 중 정당 정치의 감정적 갈등이 가장 첨예하게 표면화된 계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 양극화는 협치보다 당파 정치에 따른 대의 민주주의의 퇴보와 입법 활동의 교착상태를 불러올 뿐이다. 그럼에도 정당의 정책에 앞서 후보자를 선택하는 양상이 확대되고, 선거일이 가까워올수록 선거판은 상대방에 대한 정치공세로 물들고 있다.

한 주 앞으로 다가온 이번 6·3 지방선거도 균형의 추가 12·3 불법 계엄의 여파로 더불어민주당으로 기울어진 판세로 읽힌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차지했던 서울, 인천,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등도 야당의 우세를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여당이 다수 당선돼 정권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정권 안정론이 견제론을 앞서는 분위기다.

공천 시기부터 불거진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통칭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의혹들이 후보 간 소송전으로 번지고 있다. 인천 연수갑에서는 국민의힘 책임당원연대가 '공천 헌금' 의혹을 받는 같은 당 박종진 후보를 고발하면서 맞고소로 확전됐다. 10여 년 간 지역 정치인으로 박찬대 전 의원과 초박빙의 선거전을 펼치기도 했던 정승연 후보는 '밀실 단수공천'에 반발해 개혁신당 후보로 보궐선거에 나섰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3파전이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 공천 파행 사안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인천시장 선거는 '대장동'과 '코인' 이슈로 격돌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는 공익적 취지를 살려 '인천을 대장동처럼 만들겠다'고 해 논란이 됐다. 민간사업자들이 막대한 초과이익을 올려 업무상 배임죄가 인정된 대장동 개발은 공정과 상식을 파괴한 국민의 상처로 인식되는 사건이기 때문에 박 후보의 선거 설화가 된 셈이다. 반면,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의 가상자산 코인 신고 누락 의혹도 선거 막판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찬대 후보 선거대책위(당찬캠프)는 최근 유 후보와 아내 A 씨를 공직선거법·공직자윤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유 후보 선거대책위(정복캠프)는 가상자산 관리인 B 씨와 이 의혹을 처음 보도한 C 기자를 허위사실 유포,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각각 고발하고 나섰다. 자리보전과 줄서기에 능한 정치꾼들의 자발적 충성에 후보들의 선거 양상이 뒤틀린 결과를 낳게 됐다는 후문이다.

유권자들은 좋은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좋은 후보는 우선 도덕적 기준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후보자의 학력, 재산, 납세실적, 병역, 전과 기록이 투명하게 공개된 책자형 선거공보는 후보자의 자질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다. 선거공보는 시민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공인으로서 갖춰야 할 윤리적인 책임감과 기대에 대한 일차적인 검증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인천 연수갑 지역인 옥련동 우리은행 사거리에 6·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형수 선임기자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인천 연수갑 지역인 옥련동 우리은행 사거리에 6·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형수 선임기자

광범위한 권한이 주어지는 공적 분야에서 사익을 뒤따르지 않는 부패 척결의 청백리와 같은 품성과 정신은 시대를 막론하고 유효했다. 하지만 정치 오염은 줄어들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는 지역의 어두운 곳을 찾아 묵묵히 타인을 돕는 자선활동가의 선행도 이어지고 있다. 선거공보에 '노블레스 오블리주' 항목을 추가해 후보들의 사회적 리더십을 견준다면 선량의 정치에도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인천의 전과 후보는 전체 후보 329명 중 104명으로 31.5%에 이른다. 전국 전체 출마자 7807명 중 전과자 비율은 33.6%인 2620명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 정도가 범죄 전력을 가졌다는 의미다.

선거공보를 보면 인천시장 후보 중 박찬대·유정복 후보는 전과기록이 깨끗하다. 이기붕 개혁신당 후보는 근로기준법위반·업무상배임 등의 전과가 있다. 교육감 후보 3명 중 도성훈·이대형 후보는 전과가 없으나 임병구 후보는 업무방해·집시법 위반 등이 공개됐다.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음주운전 벌금, 연수갑 송영길 후보는 집시법 위반 등의 범죄 전력이 기록됐다.

기초단체장 후보 25명 중 1범 8명, 2범·3범 각 2명 등 과반수에 육박하는 12명이 전과자다. 구·시·군의회 의원선거에 출마한 강화군 나선거구 무소속 K 후보는 전과 이력이 무려 15범으로 인천 지방선거 후보 증 가장 많은 범죄기록을 남겼다. 옹진군 다선거구 무소속 B 후보가 14범으로 뒤를 이었다. 또 연수구 가선거구 무소속 H 후보 6범, 남동구 다선거구 국민의힘 K 후보 4범 등 심각한 수준이다. 물론 과거의 범죄 경력으로 현재를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생계형 범죄 혹은 시류에 따른 범법을 넘어 폭력·횡령·뇌물·사기·무고·성추행 등 중대범죄와 연루되고, 파렴치한 전력은 공직의 기본적인 도덕적 영역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2월 개혁신당이 공표한 이른바 'ㅇㅈㅁ 출마 금지 원칙'은 지방선거의 신선한 바람으로 와 닿는다. '음주운전, 중대범죄, 막말·혐오'를 배척하겠다는 정당의 의지로 해석된다. 선거공보에 기록된 범죄 정보를 파악하고 유권자의 한 표를 신중하게 행사할 필요가 있다. 범죄에 연루된 비도덕적이고 반사회적인 인물이 정치 지도자로 변신하는 사회 풍토를 개선해야 한다.

선거에는 바람이 분다고 한다. 바람에 기대 보는 후보자도 있다. 지역 골목골목을 모르는 나그네 정치인들의 승리는 스치는 바람에 불과하다.

인천시장 선거를 비롯해 이번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어떤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까? 순간의 폭풍보다 견제와 균형을 동반한 따뜻한 훈풍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키우는 신선한 바람일 것이다.

in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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