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9일 정기주총서 자사주 소각 안건 다뤄
보유 비중 51%대…구체적 소각 규모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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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증권은 내달 중 자사주 소각 절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
[더팩트|윤정원 기자] 신영증권이 오는 6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사주 소각 절차에 나설 전망이다. 30년 넘게 쌓아온 자사주가 3차 상법개정안 흐름 속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른 모습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오는 6월 19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자기주식 소각 관련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구체적인 소각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자사주 소각 자체가 주총 안건에 포함된 만큼 시장의 관심은 실제 소각 물량과 향후 보유·처분 계획에 쏠리고 있다.
◆ 30년 묵은 자사주…신영증권도 '소각 막차' 타나
신영증권은 국내 상장 증권사 가운데 자사주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신영증권은 전체 발행주식 1644만주 가운데 자기주식 842만2754주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중으로는 51.23% 수준이다. 발행주식의 절반 이상을 회사가 금고주로 들고 있는 셈이다.
이는 일반적인 자사주 보유와는 결이 다르다. 통상 자사주는 주주환원이나 임직원 보상, 향후 전략적 제휴 등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신영증권처럼 발행주식의 절반을 넘는 물량을 장기간 보유한 사례는 드물다.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보다 회사가 들고 있는 자사주가 더 많은 구조인 만큼, 신영증권의 자사주 장기 보유는 주가 저평가와 유동성 부족의 원인으로도 거론돼 왔다.
신영증권은 1990년대 중반부터 자사주를 꾸준히 사들였지만 소각에는 나선 전례가 없다. 자사주는 회사가 보유하는 동안 의결권이 없지만, 제3자에게 처분될 경우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신영증권처럼 보유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경우 향후 처분 방식에 따라 우호 지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이를 잠재적 지배구조 안전판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다만 올해 들어 분위기는 달라졌다. 자사주 소각을 원칙으로 하는 3차 상법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기존처럼 장기간 보유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개정 상법은 회사가 새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1년 이내 소각하도록 하고, 이미 보유한 자사주도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이내 소각하도록 했다. 임직원 보상이나 조직개편 등 예외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보유 또는 처분할 수 있지만, 뚜렷한 활용 계획 없이 자사주를 쌓아두기는 어려워졌다.
신영증권이 오는 6월 주총에서 자사주 소각 안건을 다루는 것도 이런 제도 변화와 무관치 않다. 12월 결산 증권사들이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을 일제히 다룬 것과 달리 신영증권은 3월 결산법인이라는 특성상 주총 시점이 6월로 늦다. 신영증권이 뒤늦게 자사주 소각 대열에 합류하는 모양새가 된 이유다.
◆ 소각 규모 미정인데…관건은 얼마나 태우느냐
관건은 소각 규모다. 신영증권이 자사주 소각을 안건으로 올린다고 해도, 어느 정도 물량을 소각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과 주당순자산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신영증권처럼 자사주 비중이 절반을 넘는 회사는 소각 규모에 따라 주당 지표 변화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시장에서 신영증권을 '자사주 부자'로 보면서도 주가 재평가에 신중했던 이유 역시 실제 소각 규모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대규모 소각에는 회사가 고려해야 할 변수도 적지 않다. 자사주 일부는 향후 임직원 보상이나 자본 정책, 지배구조 안정성 등과 맞물려 활용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간 자사주가 일종의 안전판으로 인식돼 온 만큼, 회사가 단번에 공격적인 소각 계획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시장에서는 소각 규모별로 평가가 엇갈릴 것으로 본다. 의미 있는 규모의 소각 계획을 제시하면 저평가 해소와 주주환원 강화 기대가 붙을 수 있다. 반대로 상징적 수준의 일부 소각에 그치거나 예외 사유를 들어 상당 물량을 계속 보유하겠다고 밝힐 경우 "법 개정에 떠밀린 형식적 대응"이라는 비판이 커질 수 있다.
더욱이 이번 자사주 이슈는 신영증권의 배당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신영증권은 전통적으로 고배당 성향이 강한 증권사로 분류돼 왔지만 자사주 소각에는 소극적이었다. 배당만으로는 자사주 장기 보유에 따른 지배구조 논란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주총이 주주환원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영증권은 자사주 비중이 워낙 높아 단순히 소각 여부보다 규모와 방식이 더 중요하다"며 "소각 규모를 어떤 기준으로 정하고, 남은 자사주를 어떻게 관리할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시장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