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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모욕 논란' 스타벅스 파문…신세계 광주 복합개발 사업 불똥 우려
입력: 2026.05.22 00:00 / 수정: 2026.05.22 00:00

탱크데이 사태로 정치·이념 갈등 비화
광천터미널·스타필드 프로젝트 재검토 요구 민원도


5·18 민주화운동 당일 탱크데이 프로모션으로 논란을 일으킨 스타벅스코리아가 정치·이념적 갈등의 중심에 섰다. 이번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과 지지하는 시민들 간 정쟁의 장으로 돌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스타벅스 코리아
5·18 민주화운동 당일 '탱크데이' 프로모션으로 논란을 일으킨 스타벅스코리아가 정치·이념적 갈등의 중심에 섰다. 이번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과 지지하는 시민들 간 정쟁의 장으로 돌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스타벅스 코리아

[더팩트 | 손원태 기자] 5·18 민주화운동 당일 '탱크데이' 프로모션으로 논란을 일으킨 스타벅스코리아가 정치·이념적 갈등의 중심에 섰다. 스타벅스는 신세계그룹 내 이마트 계열 주력 자회사로 그룹 전체 실적을 지탱해 온 핵심 수익원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과거 소셜미디어(SNS)의 '멸공' 발언까지 재소환되며 스타벅스는 진영 논리에 따른 불매와 구매 운동의 대상이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5·18 민주화운동의 본고장인 광주에서 신세계그룹이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 18일 '단테·탱크·나수데이' 이벤트를 진행하며 광고 문구로 '탱크데이'를 사용했다. 이날은 광주에서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엄수된 날로, 온라인에서는 해당 문구가 1980년 당시 시민을 진압했던 계엄군의 탱크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벤트 페이지에 포함된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도 논란이 됐다. 이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치안본부의 은폐 발표('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적 사건을 마케팅에 활용했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소비자들은 스타벅스 앱을 탈퇴하거나 선불카드를 환불받는 등 불매 운동에 나섰다. 일부 소비자들은 스타벅스 머그잔이나 텀블러를 훼손한 인증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논란 당일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전격 해임했고, 이튿날에는 정용진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수습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스타벅스를 겨냥해 "광주 희생자들과 시민들의 피어린 투쟁을 모독한 이벤트"라며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공개 비판하면서 스타벅스를 둘러싼 이념 논쟁은 신세계그룹 전체의 부담으로 확산했다.

해외 주요 외신도 이 사태를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스타벅스 코리아 최고경영자가 잔혹한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광고로 해고됐다"고 전했고, 영국 가디언도 "독재 시대 치명적인 탄압에 대한 '악의적 조롱'으로 분노를 불렀다"고 보도했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도 "이번 사태로 상처를 입은 광주 시민과 비극의 피해자들, 고객과 지역사회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스타벅스는 정용진 회장이 1999년 7월 미국 유학 시절 주목했던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하며 시작됐다. 이후 신세계그룹 이마트 부문의 핵심 자회사로 성장했으나, 최근 탱크데이 사태로 논란이 확산하며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뉴시스
스타벅스는 정용진 회장이 1999년 7월 미국 유학 시절 주목했던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하며 시작됐다. 이후 신세계그룹 이마트 부문의 핵심 자회사로 성장했으나, 최근 '탱크데이' 사태로 논란이 확산하며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뉴시스

◆ 이마트 캐시카우 스타벅스…정쟁의 소용돌이로

스타벅스는 정용진 회장이 지난 1999년 7월 미국 유학 생활을 하던 중 눈여겨봤던 브랜드를 국내로 처음 도입하며 시작됐다. 당시 신세계그룹과 스타벅스 본사가 지분을 절반씩 투자하는 합작회사 형태로 사업을 전개했다. 이대 1호점으로 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스타벅스는 현재 전국 2136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21년 7월 이마트가 미국 스타벅스 본사로부터 지분 17.5%를 추가 인수하며 최대주주(지분율 67.5%)로 올라섰다. 나머지 지분 32.5%는 싱가포르 국부펀드(GIC)가 보유하고 있다. 이후 스타벅스는 이마트 전체 실적을 뒷받침하는 캐시카우(핵심수익원)로 자리매김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 대비 4.4% 증가한 3조238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7.3% 오른 8179억원을 기록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1분기 기준 이마트 전체 매출(7조1234억원)의 약 11%에 이르렀고, 영업이익은 293억원을 기록해 이마트 전체 영업이익(1783억원)의 약 16%를 차지했다.

이는 SSG닷컴,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푸드, 조선호텔앤리조트 등 이마트 주요 자회사와 비교해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1위다. 특히 SSG닷컴과 이마트24가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스타벅스는 그룹 전체의 외형 성장뿐 아니라 든든한 수익원으로 뒷받침했다.

그러나 이번 탱크데이 사태는 순항하던 스타벅스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정 회장이 과거 SNS에 남긴 '멸공', '공산당이 싫다' 등의 게시물도 이번 사태와 맞물려 스타벅스를 격렬한 정치·이념적 갈등의 장으로 올려놨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에 반발하며 스타벅스를 응원하는 '애국돈쭐(돈으로 혼쭐을 내자)' 운동도 펼쳐졌다. 온라인에서는 스타벅스를 '멸공 커피'라고 부르며 인증샷 릴레이도 이어졌다. 반면 스타벅스와 전격적으로 거리를 두는 움직임도 만만치 않게 나타났다. 서울재즈페스티벌은 개막을 앞둔 상황에서 스타벅스 부스 설치를 전면 취소했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태가 정치·이념적 갈등으로 촉발하면서 소비자들 간 불매와 돈쭐 운동 양상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5·18 민주화운동 본고장인 광주에서 신세계그룹이 추진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에도 자칫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독자 제공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태가 정치·이념적 갈등으로 촉발하면서 소비자들 간 불매와 돈쭐 운동 양상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5·18 민주화운동 본고장인 광주에서 신세계그룹이 추진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에도 자칫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독자 제공

◆ 5·18 본고장 광주도 성난 여론에 사업 차질 우려

탱크데이 사태는 5·18 민주화운동의 본고장인 광주에서도 거센 분노를 불렀다. 이에 신세계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광주신세계의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과 신세계프라퍼티의 어등산 관광단지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조성 사업도 비상등이 켜졌다.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은 오는 2033년 완공을 목표로, 총 3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터미널, 호텔, 공연장, 업무시설 등이 함께 건립된다.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오는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쇼핑몰, 콘도, 골프장 등을 갖춘 복합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사태 이후 일부 광주 시민들이 신세계그룹 관련 개발사업의 중단 및 재검토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면서 사업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광주시와 신세계그룹은 해당 프로젝트가 지역 숙원사업인 만큼 기존 방침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의 사과문 발표와 함께 △발생 경위 및 승인 절차 철저 조사 후 결과 공개 △전 계열사 마케팅 콘텐츠 검수 과정 재점검 및 심의 절차 정비 △전 임직원 대상 역사의식 및 윤리 교육 실시 등을 약속했다.

이후 사죄의 뜻을 전하기 위해 김수완 이마트 총괄부사장을 광주 5·18 기념문화센터로 급파했으나, 5·18 단체 관계자들의 거부로 면담은 불발됐다. 이들 단체는 정 회장을 직접 거론하며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정 회장은 현재 시민단체로부터 5·18 민주화운동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사과문에서 "스타벅스 코리아가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을 진행해 5·18 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이번 사안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오신 모든 분들의 고통과 희생을 가볍게 여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며, 이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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