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도매·일괄계약해지' 반발···이지메디컴 수익 연관 제기
공정위 고발·2차 집회···대웅제약 "유통 선진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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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약품유통협회 관계자들이 19일 서울시 강남구 이지메디컴 앞에서 거점도매 정책 철회 요구를 하고 있다. /이준영 기자 |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도매상을 줄인 대웅제약 거점도매로 일괄 계약해지된 의약품 유통기업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행위라며 고발한 데 이어 2차 집회를 열어 철회 요구 목소리를 높였다. 윤재승 대웅제약 최고비전책임자(CVO)가 지배하는 이지메디컴 수익 증대를 위한 거점도매로 유통기업에 피해를 줬다는 주장이다. 대웅제약 측은 유통 선진화를 위한 정책이라는 입장으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19일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서울시 강남구 이지메디컴 본사 앞에서 거점도매 정책 철회 요구 집회를 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서울시 강남구 대웅제약 본사 앞에서 거점도매 정책 규탄 집회를 열은데 이은 두번째 집회다. 대웅제약은 지난 3월 1일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로 특정 유통업체를 거점도매 업체로 지정해 의약품을 집중 공급하는 블록형 거점도매를 시행했다. 기존에 40여개 의약품 유통업체와 거래했던 것을 2월말 일괄적으로 계약 해지하고 5개 업체로 줄였다.
의약품 유통기업들은 40여개 업체의 계약 일시가 모두 다른 데도 대웅제약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일괄 해지하는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며 지난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특히 의약품유통협회는 거점도매 정책이 이지메디컴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다. 대웅제약이 거점도매 정책을 통해 약국을 더편한샵으로 유인하면서 윤 CVO가 사실상 지배하는 이지메디컴 매출을 올리려는 반면 유통기업들에는 피해를 줬다는 입장이다.
이지메디컴은 서울대병원 등 국공립병원 10곳의 구매업무를 대행하는 업체다. 지난 3월말 이지메디컴은 대웅제약 온라인 쇼핑몰 더편한샵을 흡수합병하면서 윤재승 CVO 측의 이지메디컴 지분율이 53%대로 늘었다. 합병 당시 이지메디컴이 신주 723만3687주를 더편한샵의 100% 주주인 하나누리(엠서클 전신)에 교부하면서, 하나누리는 이지메디컴 지분율이 23.87%로 늘어 최대주주가 됐다.
하나누리는 윤재승 CVO의 가족회사인 인성TSS가 지분 65%를 보유한 곳이다. 의약품유통협회에 따르면 윤 CVO는 인성TSS 지분 60%를, 나머지 지분 40%는 아들 윤석민이 보유하고 있다. 인성TSS는 이지메디컴 지분 11.6%도 별도로 가지고 있어 하나누리와 인성TSS의 이지메디컴 지분은 35.47%로 늘었다. 여기에 윤 CVO의 이지메디컴 직접 보유분 18.11%까지 더하면 윤재승 측 지배력은 53.58%에 달한다.
실제로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이 지난 4월6일부터 11일까지 전국 약국 678곳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가 기존 도매에서 약이 사라진 결과 더편한샵으로 이동했다. 약준모는 이에 "더편한샵으로 이동은 자발적 선택이 아니라 공급처를 차단당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날 박호영 의약품유통협회장은 "이지메디컴 앞에서 집회하는 것은 유통 질서를 뒤흔드는 진짜 몸통 이지메디컴이기 때문"이라며 "배후에서 모든 실권을 쥐고 유통 마진을 가로채는 윤재승 대표가 직접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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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호영 한국의약품유통협회장이 19일 서울시 강남구 소재 이지메디컴 본사 앞에서 대웅제약 거점도매 철회 요구를 하고 있다. /이준영 기자 |
약준모와 대한약사회 등 약사들도 대우제약 거점도매로 인한 배송 지연으로 당일 투약 불가, 품절로 인한 환자 이탈 등 환자와 약국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 4월 약준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6.9%가 의약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 중 58.6%는 품절 및 재고 부족 등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이들은 거점도매 업체와 새로 거래하려면 기존 거래 업체와 진행하던 도매 규모를 줄여야 하고 도매 조건도 바뀌어 약국 입장에서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환자들에게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종수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대외협력위원장은 "대웅제약 거점도매로 약국 현장에서 의약품 원활히 수급되지 않아 환자들이 약을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 문제를 막으려면 대체조제를 해야하고 거점도매를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대웅제약 측은 거점도매 정책은 유통 선진화 체계라며 필요한 변화라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미국이나 일본도 소수 유통업체를 통해 의약품을 공급하고 도도매를 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며 "약사들은 거래업체를 바꾸는 불편함이 있겠지만 결국에 거점도매는 가야 할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지메디컴은 합법적으로 더편한샵을 흡수합병했고 문제가 없다. 이지메디컴을 위해 거점도매를 하는 것이 아니다"며 "기존 업체들 일괄계약 해지로 업체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lovehope@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