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실물자산·글로벌 표준 경쟁 뛰어든 증권사들
무르익는 시장 분위기…한은 "토큰증권 유동성 확보해야"
![]() |
| 최근 증권사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STO 시장을 주목하고 선점 경쟁에 나서고 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부동산·국채 등 실물자산을 쪼개 파는 토큰증권(STO) 시장이 제도권 편입 단계에 들어서면서 증권사들이 앞다퉈 미래 성장동력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유례없는 코스피 랠리로 증권사들이 역대급 호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위탁매매와 채권 중심의 기존 수익 구조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힌다는 판단에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하는 분야는 STO 시장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코스콤과 토큰증권 플랫폼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내년 STO 시장 출범에 앞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유통 및 발행 인프라 구축을 공동 추진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 차원이다.
양사는 이번 협약으로 △블록체인 플랫폼 및 기술 △기초자산 보유사 발굴 및 사업 △공동의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 토큰증권 분야 전반에 걸쳐 협업체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자본시장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을 담당해온 코스콤과의 협업으로 분산원장 기술과 증권사 시스템의 실제 연동을 검증할 예정이다. 미래형 자본시장 인프라 확보와 시장 개척을 위한 투자 및 전략 개발도 지속할 계획이다.
앞서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플랫폼전략본부를 신설하고, 핀테크 및 디지털자산 분야 전문인력을 확보해 왔다. 또한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이 주도하는 KDX 컨소시엄에 주주사로 참여해 국내 첫 토큰증권 장외거래 플랫폼 출범에도 협력하고 있다.
DB증권은 블록체인 특화사업을 통해 STO 기반의 디지털 조각투자 사업화 모델 구축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추진하고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가 수행하는 '2026년 블록체인 특화 클러스터 조성사업 자유공모'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부산 소재 핵심 물류센터 등에 설치될 에너지 절감 설비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탄소감축 수익권을 STO 기반의 디지털 조각투자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지 검증한다. 기존의 기관 자본 위주로 작동하던 탄소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에서 유동화할 수 있는지 실증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 |
|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 코스콤 본사에서 열린 '토큰증권 플랫폼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왼쪽)와 윤창현 코스콤 대표이사가 협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
이를 위해 DB증권은 부산 소재 해양금융 IT 특화 기업 ㈜마리나체인과 협력한다. DB증권은 탄소감축 실적 데이터를 분산원장에 연동하고 자본시장법 체계에 맞는 STO 공모 구조를 설계하는 등 금융 구조화 전반을 추진하게 된다.
미래에셋증권은 STO 표준화 논의에 뛰어들었다. 미래에셋증권 미국법인은 최근 미국 최대 증권예탁결제기관인 DTCC가 주도하는 '토큰화 워킹그룹'에 참여했다. DTCC는 미국 자본시장의 핵심 청산·결제 및 예탁 인프라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글로벌 금융회사들과 함께 토큰화 기반 증권시장 인프라 구축 및 표준화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미국법인은 워킹그룹에서 미국 국채 및 주식 등 실물자산(RWA) 기반 토큰화 증권의 운영 구조와 투자자 보호 체계, 결제·수탁 인프라 등 핵심 이슈를 글로벌 주요 금융기관들과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하나증권은 국산 돼지(한돈)을 기초자산으로 한 '가축투자계약증권' 공모를 진행했다. 이번 상품은 한돈을 기초자산으로 매입부터 사육, 출하, 매각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공동사업으로 구성한 실물자산 기반 투자계약증권이다. 투자자는 증권 보유 비율에 따라 기초자산에 대한 공유지분권을 취득하고 손익을 배분받는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STO 시장 선점에 뛰어든 이유는 발행과 유통 과정에서 증권사가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투자자와 자산관리 인프라를 바탕으로 STO의 핵심 사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시장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한국은행은 14일 발표한 '국내외 자산 토큰화 현황 및 향후 정책 과제'에서 국내 자산 토큰화 시장 조기 안착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각 투자로 시장 수요가 확인된 부동산과 음원 저작권, 미술품 등 비정형적 자산 중심 토큰증권 거래가 이뤄지도록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큰화 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근거로는 자산의 발행·유통·결제 방식을 개선해 거래 효율성, 유연성, 접근성, 투명성을 제고하고 자본시장 구조를 바꿀 수 있는 혁신이라는 점을 제시했다.
자산 거래 모든 과정을 분산원장에서 통합 처리해 결제 주기를 단축하고, 스마트 계약을 통한 원자적 결제로 거래 상대방 리스크를 축소하며, 24시간·7일 거래 환경을 제공해 시간적·지리적 제약을 완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해외에서도 이미 제도가 안착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기대감을 피어오르게 한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뉴욕증권거래소는 주식 토큰화 서비스 제공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며 이들은 토큰화 증권 제도를 통해 거래 효율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의 경우 3월 토큰증권 협의체를 구성하고 킥오프 미팅을 진행했다. 금융위원회(금융위)가 발표한 정책 방향을 고려했을 때 국내 토큰증권 생태계는 조각투자 등 신종 증권을 중심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