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동화 격전지·日 보수 시장 동시 공략
현지 맞춤 전략으로 존재감 회복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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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공개된 아이오닉 V 모습. /현대차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핵심 시장에서 존재감 회복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전략형 전기차를 통해 현지 전동화 시장 공략에 나섰고 기아는 일본에서 전용 PBV(목적기반차량) 'PV5'를 출시하며 상용 전동화 시장 확대에 나섰다. 한동안 존재감이 약화됐던 양대 시장 공략에 다시 속도를 내면서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열린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중국 전략형 전기차 '아이오닉 V'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아이오닉 브랜드 최초의 중국 전략형 양산 모델로 현지 고객 수요와 사용 환경을 반영했다.
현대차는 베이징자동차그룹과 공동 투자한 80억위안(약 1조5500억원)을 기반으로 향후 5년간 중국 시장에 20종의 신차를 투입할 계획이다. CATL과의 배터리 협업, 모멘타와의 자율주행 기술 협력 등 현지 업체들과의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최근 2년 연속 중국 모터쇼 현장을 직접 찾았다. 정 회장은 베이징 모터쇼 방문 소감에 대해 "많이 보고 배웠다"며 "중국은 굉장히 빠르고 기술에 대한 관심도 크다. 빠르면서도 정확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경쟁과 관련해서는 "중국과 테슬라, 웨이모가 굉장히 빠르게 하고 있다"면서도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며 "조금 늦더라도 안전에 더 많이 포커스를 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업체들의 급성장이 현대차그룹에 가장 큰 부담으로 꼽힌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2020년 약 44% 수준에서 지난해 70%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BYD를 비롯한 현지 업체들이 전동화 시장 주도권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중국 현지 판매도 2020년 이후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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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대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장 부사장이 발표를 하는 모습. /기아 |
기아의 일본 전략은 보다 실용적인 방향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아는 지난 13일 일본 도쿄에서 PV5 출시 행사를 열고 일본 시장 판매를 본격화했다. 우선 패신저와 카고 모델을 선보이고 향후 WAV(휠체어 탑승 차량) 모델과 후속 PBV 모델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PV5는 일본 도심 환경과 사회 구조를 고려한 현지화 전략이 특징이다. 일본 급속충전 규격인 차데모(CHAdeMO)를 기본 적용했고 좁은 도로 환경을 고려해 회전반경 5.5m를 확보했다. V2L·V2H 기능도 지원해 재난 상황에서 비상 전력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아는 일본 종합상사 소지츠와 협력해 판매·정비·금융·충전 인프라를 포함한 현지 서비스 체계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일본 내 7개 딜러숍과 52개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며 연내 각각 11개, 1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일본 시장 역시 쉽지 않은 곳이다. 현대차는 2001년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판매 부진이 이어지며 2009년 승용차 사업을 철수했다. 당시 현대모터재팬(HMJ)은 2008년 약 8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현대차는 2022년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앞세워 13년 만에 일본 시장에 다시 진출했고 이번에는 기아가 PBV를 통해 현지 사업 확대에 나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중국·일본 재공략이 단기간 판매 확대보다 장기적인 시장 기반 회복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현지 고객 접점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이항구 평택대 특임교수는 "중국과 일본은 각각 세계 1위와 3위 자동차 시장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입장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다만 중국은 현지 업체들의 가격·기술 경쟁력이 워낙 강하고 일본은 자국 브랜드 중심 소비 성향이 강해 단기간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수출선 다변화와 전동화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다시 도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초기에는 판매 규모 자체보다 현지 시장 내 브랜드 신뢰와 서비스 기반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축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hyang@tf.co.kr









